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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스웨덴 중앙은행의 최근 결정은 한은 스탠스에 영향을 줄까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1-1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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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 홈페이지

사진=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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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의 2020년 첫 금리결정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1달 반 전 금통위 내 2명의 비둘기파 위원들이 연초 인하 의견을 낼 것이라고 시사했지만, 당장 금통위 내 전체 역학관계를 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에 대한 강경한 인식은 이런 관점을 더욱 강화시켰다.

청와대가 '집 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물가안정과 함께 중요한 책무 중 하나인 '금융안정'에 얼마나 비중을 둘지도 주목할 수 밖에 없다.

금통위에서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안정을 얼마나 강조할지 여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 청와대의 집값 급등에 대한 조바심..'원상회복', '매매허가제' 말까지 나온 상황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 이어 14일 개최한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집값 안정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를 잡고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부동산이 잡히지 않으면 끝없이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은 특히 "일부 지역의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은 원상회복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15일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주택을 투기 수단으로 삼는 사람에게 매매허가제를 도입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우리 정부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시행을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청와대의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에 대한 강력한 대응의지, 혹은 조바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저금리와 부동산 가격에 대한 정부의 우려도 통화정책과 관련해 관심을 끈다.

문 대통령은 14일 회견에서 "글로벌하게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상황에서 갈 곳 없는 돈들이 부동산으로 가서 문제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 '선도적' 중앙은행 스웨덴 릭스방크..'주택과열'로 마이너스에서 탈피

사실 낮은 금리가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보다는 특정 자산만 지속적으로 자극해 문제를 일으킨다는 의심은 한국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었다.

유럽 쪽에선 최근 스웨덴이 마이너스 정책금리에서 빠져 나오면서 초저금리 부작용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작년 12월 19일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는 4년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제로'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정책금리인 7일물 레포금리를 연 -0.25%에서 0%로 올리는 결정을 할 것이다.

당시 스테판 잉베스 릭스방크 총재는 "주택시장 과열이 경제에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 금리 인상을 통해 정상적인 경제 상황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스웨덴에선 초저금리가 경기를 부양하는 데 효과를 낳기보다는 부동산 가격 급등 등 부작용을 키웠다는 평가들이 적지 않았다. 물론 이런 입장의 반대 쪽에선 금리를 올리면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마치 국내 금통위 내 대표적인 매파인 이일형 위원과 비둘기파인 조동철·신인석 위원이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펴는 것과 비슷하다.

역사적으로 볼 때 릭스방크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많이 했다. 과거 김중수 전 한국은행 총재는 유독 릭스방크의 사례를 많이 언급하기도 했다.

릭스방크는 2015년 2월 글로벌 중앙은행들 가운데 가장 앞장서서 기준금리를 -0.1%로 내리면서 마이너스 금리 체제를 유지해왔다. 기준금리에 대해 '직접적으로' 마이너스를 적용하는 중앙은행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작년말 릭스방크는 성장률이 1%를 겨우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는 결정을 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2015년 마이너스 금리 체제를 선택한 이후 매년 집값이 10% 내외로 뛴 데다 가계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해 하반기 한은도 금리를 2번 내린 가운데 연말엔 가계부채가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 정부의 부동산과의 싸움..연말에 나타난 은행 가계대출 급증과 유동성 증가세

스웨덴의 금리인상과 함께 대외적으로 초저금리의 득실을 놓고 공방이 오간 가운데 한국도 서울 아파트 가격 폭등과 가계대출 재증가 등으로 금융안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한국은행의 정책목표 중 하나인 '금융안정'은 부동산과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금융안정과 관련해 가계대출 흐름이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가계대출은 부동산의 이면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한은이 발표한 '12월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12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7.2조원이나 늘어났다. 12월 기준 수치로는 사상 최대치였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전세자금 수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증가 등으로 영향으로 5.6조원이나 늘어났다. 이는 10월(4.6조원)과 11월(4.9조원) 수준을 크게 웃도는 것이었으며, 2016년 11월(6.1조원) 이후 3년 1개월만에 최대치였다.

12월 기준으로 따지면 역대 가장 두드러진 가계대출 증가가 나타났던 2015년의 말(12월 6.2조 증가) 이후 가장 큰 것이었다.

작년 12월 가계대출 가운데 기타대출은 1.6조원 증가해 10월(2.5조원)이나 11월(2.1조원)보다 축소됐다. 하지만 '12월의' 1.6조원 증가는 2006년 말 1.7조 증가 이후 13년만에 가장 큰 것이었다. 12월엔 연말 상여금 등으로 기타대출 증가폭이 축소되는 게 상례다

. 하지만 작년 12월엔 크게 늘어났으며, 기타대출의 상당부분이 주택 자금수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작년 말은 정부가 해가 가기 전 부동산 종합대책(12.16 대책)을 내놓아야 할 정도로 서울 아파트 급등에 대한 경계감이 컸던 때였다.

작년에는 또 연말로 갈수록 시쳇말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을 해서라도 주택 매매용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말들도 많았다. 세간의 이 같은 분위기와 정부의 대책 등으로 혼란스러웠던 가운데 은행 대출도 크게 늘어났던 것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유동성 동향을 보면 최근 증가세가 눈에 들어온다.

광의통화(M2) 증가율은 2017년 9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1월엔 전년동월비 7.7% 상승해 10월(7.5%) 수준을 웃돌았다.

전년비 M2 증가율은 올해 8월까지 6%대였으나 9월부터는 7%대로 올라온 뒤 11월엔 7%대 후반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한은이 작년 하반기 2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M2 증가율은 2016년 3월(7.8%) 이후 3년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요즘은 참여정부 후반 집값 급등 때가 자꾸 생각난다. 당시 한은이 뒤늦게 부동산 때문에 부랴부랴 금리를 올렸는데, 요즘 청와대의 부동산 관련 발언 강도가 상당히 강하다"면서 "최근 가계대출도 다시 급등했으며 앞으로도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시장에선 금통위 비둘기파들의 소수의견이 당연시되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때문에 난리가 난 상황에서 인하 소수의견을 내면 비판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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