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지속에 따른 시장 불안 심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무역합의 연기 발언으로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합의를 맺는 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차 머무는 런던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무역합의를 맺는 데 정해진 시한은 없다"며 "내년 대선 이후까지 1년 더 기다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합의가 아니라면 서명하지 않겠다. 딜을 맺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뉴욕주식시장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지난달 8일 이후 일간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합의 우려에 따라 경기 위축 가능성이 제기되며 글로벌 달러는 대체로 하락했지만, 달러/원의 하락 압력으로 이어지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 약세에도 달러/위안 환율은 오히려 강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뉴욕장 마감 무렵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4% 높아진 7.0679위안에 거래됐다. 달러/위안은 초반부터 레벨을 높이며 한때 7.0825위안으로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날 달러/원은 밤사이 달러/위안의 상승분만 고려하더라도 1,190원선 진입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기에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역시 트럼프발 리스크오프에 기대 지속될 가능성이 큰 상황인 것도 달러/원의 상승 압력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트럼프의 미중 무역합의 연기 발언은 국내 주식 순매도에 나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도의 빌미를 하나 더 제공하는 셈이다"며 "역외도 서울환시에서 달러 매수에 나서기 좋은 이유를 찾은 셈이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위안 7.06위안선까지 올라온 상황이기 때문에 역외뿐 아니라 역내 참가자들도 롱포지션을 잡을 수밖에 없어 보여 오늘 달러/원은 1,190원선 진입과 동시에 추가 상승을 시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달러/원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은 고려해야 할 변수다"고 조언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달러/원 레인지로 1,187~1,192원을 제시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전쟁 재개에서 비롯된 공포심리가 역내외 롱심리를 자극해 달러/원은 1,190원선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며 "아울러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국내증시 외인 자금 유출 및 역송금이 이어질 수 있는 점도 달러/원 상승을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