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정부 신용평가 담당 이사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 공동 주최로 열린 '글로벌 경제전망 둔화에 따른 한국의 펀더멘털 압박' 미디어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2.1%로 내다봤다. 한국 기업들의 신용 여건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무디스 정부 신용평가 담당 이사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 공동 주최로 열린 '글로벌 경제전망 둔화에 따른 한국의 펀더멘털 압박' 미디어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재정정책 측면에서는 정부지출과 관련해 더 큰 확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금리인하가 이어지고 있어 내년 미미한 성장을 전망한다”고 전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성장둔화가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고령화와 가계부채 등 구조적인 위협요인도 부담이라는 진단이다.
구즈만 이사는 “내년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급격하게 호전되는 않을 것”이라며 “무역분쟁이 여러 다양한 이슈들과 관여돼있기 때문에 글로벌 성장은 상당 기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의 신용등급은 Aa2(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확장적인 재정 기조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중기적으로 42%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구즈만 이사는 “이는 Aa 등급을 받은 다른 국가들과 유사한 수준이기 때문에 부채율 때문에 신용도가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제성장 임무 달성 후에 GDP 대비 부채율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낮출 것인지가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미·중 무역분쟁 지속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높은 수준의 투자 부담으로 인해 내년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 하향 강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투자 규모가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재무비율 개선을 제한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24개 비금융 민간기업(공기업 제외) 가운데 14개 기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단, 한국 공기업과 자회사의 전망은 모두 ‘안정적’이다.
크리스 이사는 “경기둔화로 인해 수익성이 제한되고 현금흐름이 악화되는 현상도 있으나 반도체, 배터리, 정유 등 많은 기업들이 지난해 이후로 공격적인 투자와 기업 인수를 해온 부분이 부정적 전망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자동차 업종은 신차 모멘텀에 의해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술 업종은 여전히 반도체 수요 불확실성이 있지만, 메모리칩 회사들의 투자 규모가 상당폭 감소하면서 수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정유 업종은 지나치게 안 좋았던 정제 마진이 정상화된다고 감안했을 때 어느 정도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