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3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20원 오른 1,210.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가 종가 기준 1,210원선 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 19일 이후 4거래일만이다.
달러화는 장중 한때 1,214.80원까지 올랐다. 우리 정부가 지난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고 종료한 것이 이날 시장참가자들의 롱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달러/위안 환율까지 오름세를 탄 점도 달러화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같은 시각 달러/위안 환율은 7.0882위안을 기록 중이다.
■ 장중 이슈
지소미아 후폭풍이 서울환시를 덮쳤지만 외환당국은 꾸준히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며 관리 모드에 나섰다.
당국은 오후 2시를 기점으로 공격적으로 스무딩에 나섰고, 장 막판에는 종가 관리 차원의 개입도 강행했다.
이 때문에 역내외 시장 참가자들의 롱플레이도 일정 부분 브레이크가 걸릴 수밖에 없었다. 국내 주식시장도 한때 상승 반전하며 서울환시에서 부각된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당국 개입이 시장참가자들의 롱마인드 자체를 꺾진 못했다.
미국의 통화정책이 불확실성에 빠진 데다 지소미아로 한미 관계까지 어색해지는 상황에서 당국 개입만으로 시장참가자들이 숏마인드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대표적 위험 자산 투자처인 주식시장이 지소미아 영향권에 벗어나 비교적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준 데다, 외국인도 중립적인 스탠스를 띄면서 외환당국 개입에 명분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 26일 전망
오는 26일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은 주말 사이 확인할 수 있는 잭슨홀 미팅 결과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기준금리 관련해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분위기는 애초 50bp 금리인하였으나, 25bp 금리 인하로 이미 선회했다. 시장 기대치가 낮아졌다는 얘기다.
따라서 잭슨홀 연설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더라도 25bp 인하 시그널을 내비친다면 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지소미아 관련 추가적으로 나올 미국의 반응 등도 달러화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미국이 중재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한일 양국의 강대강 국면이 완화될지는 미지수다.
그는 "잭슨홀 미팅 결과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잠재울지, 아니면 더 증폭 시킬 지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