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건설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 1조5478억원, 영업적자 522억원, 당기순손실 5518억원을 인식했다”며 “주요 손실은 영업비용 1287억원(원가조정 745억원, 대손상각비 542억원)과 영업외비용(기타대손 3306억원, 손상차손 659억원)으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일산제니스 등 준공사업의 경우 최근 주택경기 하강에 따른 할인분양 계획을 반영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이 설정됐고 미착공 사업도 향후 예상손실을 고려해 대손상각 처리됐다”며 “민자 SOC 등 토목 부문은 각 프로젝트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1300억원 이상 손실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의 자기자본은 작년 말 기준 3677억원으로 지난 2016년 말(1조647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부채비율은 550%대로 급상승하며 재무안정성이 저하됐으며 1분기 내 차입금 상환의무(PF지급보증 포함)가 7000억원을 넘어서면서 단기 유동성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계열 지원과 7조7000억원의 수주잔고(지난해 말 기준)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택경기 하강에 따라 실적개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며 “또한 3000억원 내외 PF 우발채무가 단기화돼 있어 현실화될 경우 재무안정성 저하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두산건설은 이번 대규모 손실 인식과 함께 40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두산중공업과 두산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건설에 대한 그룹의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건설의 유동성 위험으로 그룹의 추가 재무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두산건설의 신용위험은 그룹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두산(A-)과 두산중공업(BBB+), 두산건설(BB)의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김 연구원은 “특정 계열사 신용도 저하로 계열의 지원 의지와 능력이 훼손돼 그룹 전반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계열 자체의 펀더멘털 저하가 가세될 경우에도 계열지원 가능성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