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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원 금통위원 “올해 들어 국내 소비자물가 하방압력 상대적으로 제한적”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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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11-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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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7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임지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7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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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임지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7일 “올해 들어 국내 소비자물가에 대한 하방압력은 지난 2년보다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임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016년 이후 원·달러 환율과 실효환율은 모두 완만한 절상추세를 보이며 국내물가에 대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실효환율이 지난 20년 평균치보다 소폭 높은 수준에서 안정화되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변동성을 통해 추세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의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 목표제에 입각해 운영되고 있다. 한은은 현재 소비자물가 상승률 2.0%를 목표치로 두고 있다. 임 위원은 “이는 특정 시점에서의 물가 수준이 아닌 일시적·불규칙적 요인으로 인한 물가변동과 통화정책의 파급 시차 등을 고려해 중기적인 시계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수준”이라며 “이에 따라 중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기저물가 흐름에 대한 분석과 예측은 통화정책의 신뢰성 확보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저물가 추세를 추정하기는 쉽지 않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경제환경에 따라 일시적인 것으로 간주됐던 움직임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 중기적 물가 흐름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나아가 구조적 요인으로 정착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반면 구조적 변화로 간주됐던 움직임은 시간이 지나고 보면 경기적인 현상에 불과했던 경우도 생긴다.

◇ 원화 가치·글로벌 경기=양의 상관관계

임 위원은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 가운데 환율을 강조했다. 환율은 통상적으로 물가 경로에 있어 공급 요인으로 간주되지만 단기적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중기적 시계에서의 기저물가 흐름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임 위원은 글로벌 물가 흐름이 수입을 통해 국내물가에 영향을 주는 데 있어 중요한 통로가 되는 가격변수가 환율이라고 설명했다. “대체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절하)하면 이는 국내물가에 상방압력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 임 위원은 “많은 실증연구에서도 국내 소비자물가에 대한 환율의 영향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환율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은 선진국보다 신흥국이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더 크고 시차도 1~3개월 사이에 나타나 더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무엇이 있을까. 환율결정이론을 거시 경제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크게 경상거래에 따른 외환 수급을 중시하는 경상수지 접근법과 자본거래 흐름에 보다 중점을 두는 자산시장접근법으로 나눌 수 있다.

다만 이들 이론은 대개 특정하게 통제된 상황에서만 성립하는 가설을 세우기 때문에 실제로 금융시장에서 환율 변동을 예측하는 데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금융시장에서 주로 실증연구를 통해 설명력이 높았던 변수를 중심으로 환율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임 위원은 원화환율 예측에 있어 △경상수지 △내외금리차 △성장전망 등 세 가지 거시변수를 인용하는 것이 대체적이라고 봤다. 원화 가치와 글로벌 경기는 전반적으로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 반면 경상수지나 내외금리차는 글로벌 경기상황이 악화하거나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이 긴축으로 전환되는 특정 상황에서 선별적으로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임 위원은 “전통적인 환율이론에 의하면 경상수지 흑자는 원화 가치를 상승시키는 주요한 요인”이라며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도 경상거래를 통한 외환 수급을 주목하고 있지만, 자본시장이 개방되고 관련된 거래가 많아지면서 관심도가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경상수지 악화가 단기외채 상승이나 글로벌 달러 유동성 고갈과 맞물리며 나타날 경우 경상수지가 원화 가치에 미치는 영향력은 비선형적으로 급속히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01년부터 올해까지 우리나라의 원·달러 환율과 경상수지 추이는 방향성이 일정하지 않은 모습을 나타냈다.

내외금리차의 경우도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임 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0년대 중반에 환율과 한미 금리차의 연관성은 이론과 상반된 방향으로 진행됐다”며 “금리차가 자본 유출입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반드시 환율 움직임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당시 국내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채권시장보다 주식시장에서 훨씬 더 컸기 때문에 정책금리 인하 시 부양정책에 대한 신호로 해석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입해 원화가 절상된 점 △해외투자자 입장에서 국내 채권과 미국 등 선진국 채권 간 투자 대체성이 높지 않았던 점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가 늘어도 환헤지(FX hedge)를 동반한 점 등을 꼽았다.

다만 임 위원은 이러한 세 가지 요인 모두 내외금리차가 환율에 주는 영향을 다소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데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해외 채권투자에 대한 환헤지 관행으로 인해 환율에 대한 영향은 여전히 제한적이지만, 만약 글로벌 달러 유동성이 급격하게 악화할 경우 외환시장의 달러 유동성을 왜곡시키고 환율 변동성을 높이는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성장전망과 관련해서는 “과거 원화환율 추이를 살펴보면 성장 관련 지표와의 연관성이 상당해보인다”면서 “전통적인 환율이론이나 실증연구에서 즐겨 인용하고 있는 성장잠재력, 생산성, 실질 소득 및 성장률 격차 등과 같은 다소 복합적인 지표들보다 상대적으로 추적이 용이한 세계 경제 성장률 지표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 통화정책에 대한 시사점

임 위원은 원화환율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경기진폭의 안정화에는 도움이 되는 반면 경기변동에 따른 기저물가 흐름에 대한 추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상황이 좋을 때면 원화 가치가 상승해 국내물가의 오름세를 제한하는 반면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는 국면에서는 원화 가치가 하락해 국내물가에 대한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다”며 “실제로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절상으로 물가 오름세가 뚜렷하지 않거나 경기가 둔화하는데 원화 절하로 오히려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소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기전환 국면에서의 환율 변동성 확대가 통화정책의 신축적 대응을 제한하게 된다는 의견도 있다고 언급했다.

임 위원은 “글로벌 경기 순환과의 연관성으로 인해 10여 년 정도의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하방 영향력이 상쇄되는 경향이 있지만, 중기적 시계에서의 기저물가 흐름을 판단함에 있어 원화 가치는 여전히 중요한 요소”라면서도 “다만 원화의 움직임이 글로벌 경기 변수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전환국면에서의 변동성이 급격하다는 점에서 환율 변동의 어느 정도를 기저물가 흐름으로 고려해야 할지는 여전히 모호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 환경이 워낙 유동적인 상황이기에 향후 원화 가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환율 움직임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기저물가 흐름과의 연관성에 대해 보다 더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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