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투자업계와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16년부터 새로 개편된 NCR제도가 전면 시행된다. 영업용순자본 대비 총위험액으로 산출하는 구(舊) NCR과 달리 잉여자본(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을 인가업무 단위별 필요유지 자기자본으로 나눠서 계산하는 방식이다.
올해까지는 기존 방식과 새 방식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어 이미 9개 증권사(NH, 대우, 삼성, 한국투자, 현대, 미래에셋, HMC, 부국, 이베스트)가 신(新) NCR을 적용하고 있다. 이 제도가 전면 실시되면 자기자본 규모가 큰 증권사들이 유리해지는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불리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나이스신평이 9월말 기준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각 증권사별 순자본비율을 추산한 결과, 대우·NH·한국투자·삼성 등 상위 4개사는 자본비율 10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NH투자증권이 293%에서 1702%로 5배 이상, 대우증권이 409%에서 1877%로 4배 이상 올랐다.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의 NCR제도에서는 자기자본이 적어도 위험자산만 적으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이에 반해 새 NCR은 자기자본 규모 자체가 크지 않으면 비율이 높게 나오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는 NCR제도를 개편한 목적 자체가 자기자본 활용성 제고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큰 증권사들이 위탁매매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금융상품 및 투자업무를 통해 대형IB(투자은행)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개 순자본비율 하락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BNK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BNK투자증권의 경우 582%에서 239%로 급락했으며 LIG투자증권 역시 576%에서 321%로 떨어졌다.
그 밖에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소형 10개사의 순자본비율은 평균 360%로 추산됐다. 금융당국 경영개선권고 기준(100%)을 웃도는 수준이긴 하나 1000%가 넘는 상위사들과는 건전성에 따른 경쟁력 차이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수민 나이스신평 수석연구원은 “NCR규제 변화로 증권사의 자본확충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발채무, 파생결합증권 발행증가 등 신용·유동성위험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소형 증권사가 불리해지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건전성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