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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와 레버리지 ETF ‘이중고’에 빠진 청년층

장종회 기자

jhcha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29 09:23

‘빚 수렁’ 2030 신속·과감한 채무조정 시급
서민금융연구원 ‘2026 저신용자 설문 조사’
20대 대부업 이용자 8.9% 불법사금융 이용

자료:서민금융연구원, 생성형AI 활용

자료:서민금융연구원, 생성형AI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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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종회 기자]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 속에서 한국 경제의 미래를 떠받쳐야 할 2030 청년층이 불법 사금융과 고위험 투자 실패라는 ‘이중채무의 늪’에 빠져 신음하고 있다.

서민금융연구원(원장 조성목)은 29일 자체 조사한 ‘2026 저신용자 대상 설문’ 분석’ 결과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파산 관련 통계를 종합할 때 청년층의 경제적 기반 붕괴와 부채 악순환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서민금융연구원 설문조사 결과, 20대 대부업 이용자 가운데 등록대부업체와 불법사금융을 동시에 이용하고 있는 비중이 8.9%에 달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정한 방법이라도 자금 마련” 41.7% 달해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거절되었을 때 청년층의 태도는 충격적이다. 20대 응답자의 41.7%가 “부정한 방법이라도 돈을 마련하겠다”고 답해 극단적인 자금 조달 경로를 서슴지 않고 고려하는 위험한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불법 사금융으로 몰리는 원인은 과소비나 유흥이 아닌 절박한 ‘생계형 차입’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자금 마련 목적은 주거관리비 및 생활비 충당이 40.5%로 가장 높았고, 신용카드 대금이나 기존 부채를 갚기 위한 ‘돌려막기’가 29.1%로 뒤를 이었다. 청년들은 SNS, 인터넷 광고, 전화 및 문자메시지(21.4%) 등을 통해 불법 금융 마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레버리지ETF 파산자 10명 중 6명이 청년층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투기성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 실패가 청년 파산의 결정타가 되고 있다.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 투자 실패로 파산에 이른 사망·파산자 중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62%에 달했다.

금융 지식이 부족한데다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고수익을 노리고 무리하게 투기성 레버리지 상품에 뛰어들었다가 원금 손실을 넘어 막대한 빚을 떠안으면서 이를 메우려 고금리 사채나 불법 사금융을 쓰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투자 손실액에 고금리 사채 이자까지 얹혀지면 청년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상환 능력을 상실하고 파국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이 짙다.

청년층 부채 위기는 개인 파산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최소 단위인 가족 공동체의 해체로 이어지고 있다. 불법사금융을 이용한 청년 3명 가운데 2명(66.7%)이 가족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고, ‘가족 간 불신 증가(66.7%)’와 부부 갈등, 이혼 등 가정이 해체되는 위기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다.

“신속채무조정·원스톱 자활 생태계 구축해야”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청년의 포기는 곧 국가 미래의 소멸을 의미한다”며 “정부는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청년층 부채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과감한 구제 대책을 결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민금융연구원은 청년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3대 긴급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실효성 있는 채무조정을 즉각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상환능력 심사를 현실화하고 이자 감면 및 원금 조정을 즉각 시행하는 ‘청년 특화 신속 채무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또 사후 금융안전망과 심리·자활 상담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출 거절이나 투자 실패 이후 자살이나 불법 사금융 유입을 막기 위해 채무조정·심리상담과 취업 지원을 연계한 ‘종합 복지 패키지’ 제공을 제공하라는 제안이다.

연구원은 이와 함께 투자자 보호강화도 강조했다. 청년층이 많이 접하는 온라인 매체를 통해 확산하는 불법 사금융 광고를 원천 차단하고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의 무분별한 노출을 막으면서 금융교육을 대폭 강화할 것을 제시했다.

생활비 막혀 사채 쓰다 대박 노리고 ETF 빚투

2030 세대가 처한 경제적 현실은 단순히 ‘개인의 투자 실수’나 ‘자산 형성 욕구’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취업난과 고물가로 인해 당장의 생활비조차 부족한 취약한 경제 기반 속에서, 한편으로는 고위험·고수익을 노리는 레버리지 투자에 몰리는 기형적 구조가 청년층을 절벽 끝으로 내몰고 있다.

제도권 금융의 문턱을 넘지 못한 저신용 청년들에게 다가오는 것은 SNS와 문자메시지를 통한 불법 사금융 광고다. “당일 입금, 신용불량자 가능”이라는 문구는 당장 월세와 주거관리비, 카드값을 막아야 하는 청년들에게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다.

20대 대부업 이용자 10명 중 약 1명(8.9%)이 등록 대부업체와 불법 사금융을 동시에 이용하고 있으며, 대출이 막혔을 때 부정적인 방법이라도 쓰겠다고 답한 비중이 41.7%에 달한다는 점은 청년 금융 안전망에 심각한 구멍이 뚫렸음을 보여준다.

자산 격차를 줄여보겠다는 조급함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같은 고위험 상품으로 청년들을 유인했다. 원금의 수배에 달하는 손실을 볼 수 있는 레버리지 상품은 하락장에서 순식간에 자산을 ‘반토막’ 내고 원금 손실을 불러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실패 파산자 중 62%가 2030 세대라는 통계는 이들이 자산 형성의 기회를 얻기도 전에 파산자의 낙인이 찍히고 있음을 입증한다. 막대한 투자 손실액과 고금리 사채 이자가 더해진 부채는 개인의 상환 능력을 아득히 초과한다.

단순 빚 탕감 넘어 시스템적 접근해야

청년 부채의 파편은 가족 공동체로 튀고 있다. 불법사금융 이용자 중 66.7%가 가족 간 불신 증가 등 부정적 영향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빚 독촉과 경제적 피폐함은 부부 갈등, 이혼, 가정 해체로 이어지며 청년 개인을 넘어 가족 전체를 사회적 부실 상태로 밀어 넣는다.

전문가들은 청년층 채무 조정을 두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을 넘어설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청년층의 고통을 방치할 경우 향후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국가적인 복지 비용 증가라는 더 큰 재앙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단순히 빚을 깎아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환 능력 심사를 엄격하되 현실적으로 개편해 이자 감면과 원금 조정을 제공하는 ‘맞춤형 신속 채무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나아가 금융 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우울증과 극단적 선택을 막을 ‘심리 상담’과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취업·자활 상담’이 금융 안전망과 원스톱으로 연결되는 패키지 지원책이 신속히 가동되어야 할 시점이다.

장종회 한국금융신문 기자 jh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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