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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아이러니 “믿을 건 아직도 아이온·리니지”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01 00:00

1분기 영업익 2000% 급증
기존 레거시 IP 흥행 덕분
박병무 대표 체질개선 성과
올해 하반기 진짜 ‘시험대’

▲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

▲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엔씨 박병무 공동대표가 지난해 말 출시한 ‘아이온2’와 올해 1분기 내놓은 ‘리니지 클래식’ 등 기존 ‘레거시 IP(지적재산권)’ 파워로 반등 발판을 마련했다. 신규 IP 없이 레거시 IP만으로 재무적 안정성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만 완전한 ‘가치 창출’ 구간에 진입하기 위한 과제는 여전하다. 체질 개선과 신규 IP 투자 성과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레거시 IP 확대를 비롯해 서브컬처, 슈팅 등 신규 IP 발굴과 최근 모바일 캐주얼 투자에 나서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엔씨, 아이온·리니지 영향력 재확인

엔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회사는 연결기준 매출 5574억 원, 영업이익 113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2070% 급증한 수치다.

이러한 엔씨 실적은 지난해 연말 출시한 아이온2 성과 반영과 올해 1분기 출시한 리니지 클래식 덕분이다. 엔씨에 따르면 아이온2 매출은 1368억 원, 리니지 클래식 매출은 835억 원으로 1분기 전체 매출 중 약 4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리니지 클래식은 출시 후 90일간(2월 11일~5월 11일) 누적 매출 1924억 원을 기록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보듯이 엔씨 기존 레거시 IP인 아이온과 리니지가 여전히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AI) 데이터 플랫폼 ‘더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엔씨 투자 대비 효율성을 나타내는 ROIC(투하자본이익률)와 기업 실질 수익을 나타내는 잉여현금흐름(FCF) 등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동시에 개선되는 모습이다.

먼저 코로나19 특수 막바지였던 2022년 11.3%로 절정을 찍은 엔씨 ROIC는 2023년 3.0%에 급감하더니, 2024년 -(마이너스) 3.9%까지 떨어졌다. ROIC는 기업이 투입한 자본 대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창출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투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씨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 2조5717억 원, 영업이익 559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매출 1조7798억 원, 영업이익 1372억 원으로 하락세를 타더니, 2024년에는 영업손실 1092억 원으로 창립 이래 처음 연간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회사 매출 비중 80% 이상을 차지하는 리니지 IP 매출이 줄어들고 신작 출시까지 늦어진 게 직격탄이었다. 실제 엔씨 투하자본은 2022년(3조5341억 원)과 2023년(3조5301억 원)에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ROIC도 덩달아 급감했다.

2024년은 경영전문가 박병무 공동대표를 영입하며 체질 개선과 경영 효율화에 만전을 기했다. 투하자본은 2조1825억 원으로 줄었지만, 구조조정 등 일회성 비용 증가로 적자에 빠지며 ROIC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이온2 실적이 소폭 반영된 2025년 엔씨 ROIC는 0.4%로 양수 전환하더니 올해 1분기 2.4%까지 증가했다.

특히 엔씨 투하자본이 2025년 3조2239억 원으로 다시 3조 원 수준으로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아이온2와 리니지 클래식 성과는 ‘가뭄 속 단비’였다.

실적 악화로 말라갔던 엔씨 현금흐름도 개선 중이다. 엔씨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7360억 원에서 2023년 1399억 원, 2024년 1070억 원으로 매년 줄었다. 마케팅비, 인건비 등 지출을 줄였지만, 잉여현금흐름(FCF)은 같은 기간 4831억 원에서 116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익 감소 폭이 지출 감소 폭을 상회했다는 이야기다.

2025년 엔씨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619억 원으로 반등했으며, 올해 1분기 1969억 원으로 약 300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FCF도 469억 원에서 1737억 원으로 반등했다.

‘흑자’ 박병무 시험대는?

이번 아이온2와 리니지 클래식 성과로 인한 반등은 박병무 공동대표 전략이 주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지난해 연말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등에서 약 2년간 체질 개선 성과에 대해 “취임 초반 기존 레거시 IP 등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만으로 흑자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약속드렸다”며 “그 약속을 지켜냈음은 물론 나아가 함께 시장에서 지속 가능하고 예측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레거시 IP로 반등 발판을 마련한 엔씨는 새로운 동력 발굴을 위해 성장세를 가속한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올해 기존 레거시 IP 확대를 비롯해 신규 IP 발굴, 모바일 캐주얼 확대 등을 3대 핵심 축으로 ‘2030년 연매출 5조 원 달성’을 내걸었다.

엔씨 EVA(경제적부가가치) 추이를 살펴봐도 향후 새로운 IP 발굴은 필수다. EVA는 기업 NOPAT(세후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차감하고 남은 초과이익을 뜻한다. 회계상 흑자라도 EVA가 마이너스면 조달한 자본의 비용조차 회수하지 못한 ‘가치 파괴’ 상태다.

더컴퍼스에 따르면 엔씨 EVA는 2022년 -5012억 원에서 2024년 -1조4325억 원으로 약 3배 악화됐다. ROIC와 FCF가 개선세를 보인 지난해도 약 -1조42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엔씨가 박병무 공동대표 취임 이후 신규 IP 발굴과 모바일 캐주얼 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M&A)과 투자를 진행했지만, 신작 흥행 등 성과가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탓이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신규 IP 발굴을 목표로 첫 슈팅게임 ‘신더시티’ 등 자체 개발력 강화와 2024년 빅게임스튜디오 서브컬처 신작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등 M&A를 통한 퍼블리싱 사업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미 MMORPG, 슈팅, 서브컬처, 액션 RPG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자체 개발 10종 이상, 퍼블리싱 타이틀 6종 이상 신작 라인업을 확보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지난 3월 ‘2026 경영 전략 간담회’에서 “취임 이후 체질 개선과 함께 퍼블리싱 IP 계약은 물론 유망 개발사 M&A도 진행했다”며 “현재도 엔씨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망 개발사를 대상으로 M&A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캐주얼 사업은 지난해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신설하고 개발·퍼블리싱·데이터·기술 역량을 통합한 모바일 캐주얼 에코시스템(Ecosystem)을 구축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엔씨의 검증된 데이터 분석 능력과 라이브 운영 역량에 실제 실행 경험을 갖춘 인재 결합이 모바일 캐주얼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병무 공동대표의 포트폴리오 확장은 올해 하반기 본격화한다. 엔씨 관계자는 “하반기 신규 IP 신더시티,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타임 테이커즈 등이 글로벌 테스트를 거쳐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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