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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실익 빠진 농협법 개정안...현장 '설명 아닌 통보' 반발

이동규 기자

dkleej@hanmail.net

기사입력 : 2026-04-27 16:33

농식품부 주관 권역별 설명회서 조합장·농업인 400여 명 강력 성토

농민 실익 빠진 농협법 개정안...현장 '설명 아닌 통보' 반발
[한국금융신문 이동규 기자] 정부가 농협법 개정안의 조속한 입법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농민 실익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과 함께 과거 신경분리 실패의 한계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2일 대구(영남권)를 시작으로 24일 충북(충청·제주·호남권)과 경기(강원·수도권) 등 3개 권역에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조합장과 농업인 등 400여 명이 참석해 개정안의 방향과 추진 방식 전반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농민은 빠지고 구조만”...핵심 빠진 개혁 비판

참석자들은 이번 개정안이 농산물 가격 안정, 농가소득 증대, 유통 구조 개선 등 농업인이 체감할 핵심 과제는 제외된 채, 지배구조와 통제장치 개편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농업인 삶과 직결된 문제는 그대로 둔 채 감사구조와 선거제도만 손보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난 개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신경분리 실패 교훈 잊었나”...구조 중심 개혁의 한계 지적

과거 농협 개혁의 대표 사례인 ‘신용·경제사업 분리(신경분리)’ 역시 주요 반대 논거로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신경분리가 1년 이상의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비용 증가와 효율성 저하 등 농업인 체감 성과는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강원 인제농협 정성빈 조합장은 “신경분리 이후 조직은 확대됐지만 비용은 증가하고 조합원 실익은 오히려 줄었다”며 “구조 중심의 개편이 오히려 농협을 농업과 농민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이미 교훈을 체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개정안이 지배구조·감사·선거제도 개편 등 구조 변경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패한 개혁의 반복'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이다.

'공청회 없이 속도전'...절차적 정당성 논란

개정안의 내용뿐 아니라 추진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설명회는 이미 정해진 안을 전달하는 수준”이라며 “이처럼 중대한 법 개정은 공청회를 통한 충분한 의견 수렴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경분리 당시 1년 이상의 공론화가 이뤄졌던 것과 달리, 이번 개정안은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졸속 입법’ 우려가 제기됐다.

“헌법은 통제가 아닌 육성”... 협동조합 자율성 침해 우려

반대 논리의 또 다른 핵심에는 협동조합의 자율성 훼손 문제가 있다. 참석자들은 헌법 제123조가 협동조합의‘육성’을 규정하고 있음에도, 이번 개정안은 정부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 추천 중심의 감사위원회, 감독권 확대 등은 협동조합을 사실상 정부 관리 체계로 편입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경기 안산농협 박경식 조합장은 “일부 문제를 이유로 전체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며 “입법은 최후 수단이어야 한다는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개혁 방향부터 재검토”...전면 재설계 요구

농협 자율성 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개혁 필요성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개정안의 방향과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강한 문제 제기를 했다.

이주환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진부농협 조합장)은 “개혁의 출발점은 농민의 삶과 현장이어야 한다”며 “지금처럼 구조 개편 중심으로 추진된다면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설명회를 통해 현장에서 확인된 것은 단순한 보완요구가 아닌 개혁 방향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요구다. ;구조보다 내용', '통제보다 자율', '속도보다 방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으며, 신경분리의 교훈을 되새겨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는 하나로 수렴한다. 구조 개편이 아닌 농업인 실익 중심의 개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친 입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동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dklee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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