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공개매수 가격의 적정성을 문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개매수 추진 과정에서 이사회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충분히 보호했는지까지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얼라인파트너스(대표: 이창환)는 19일 가비아 이사회에 ‘본건 공개매수에 대한 얼라인파트너스의 입장 및 이사회 독립성 제고를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의 건’ 주주서한을 발송하고, 상법에 따라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자체적으로 가비아의 사업부문과 보유 지분을 각각 평가해 합산하는 SOTP(Sum-of-the-Parts)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한 결과, 가비아의 주당 내재가치를 6만5400원에서 7만9900원으로 평가했다. 현재 공개매수가인 4만8000원보다 약 36~66% 높은 수준이다.
가비아 가치 산정의 핵심은 자회사 KINX다.
얼라인파트너스에 따르면 KINX는 가비아 연결 기준 최근 12개월 매출의 약 32%, EBITDA의 약 54%를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다. KINX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과 함께 국내 유일의 중립적 인터넷 회선 교환(IX)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특정 통신사에 속하지 않은 채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콘텐츠사업자(CP), 클라우드사업자(CSP)를 연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공간 임대뿐 아니라 고객의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따른 회선 사용료도 수익으로 확보하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 얼라인파트너스의 설명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KINX의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국내 통신사 대신 글로벌 데이터센터 사업자인 Equinix와 Digital Realty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여기에 2021년 이후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의 인수합병(M&A) 거래배수도 함께 적용했다.
국내 통신사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제한적인 반면, KINX는 데이터센터와 IX 사업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사업 구조 자체가 다르다는 판단이다. KINX가 가비아와 에스피소프트 사이의 중복상장 구조 속에서 이중 할인 가능성에 노출돼 있는 만큼, 현재 주가를 그대로 적정가치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그 결과 KINX 별도 기준 기업가치는 약 1조2235억원에서 1조7454억원, 순차입금을 반영한 지분가치는 약 1조1737억원에서 1조6956억원으로 산정됐다.
여기에 KINX가 보유한 엑스게이트와 에스피소프트 등의 지분가치를 더하면 KINX의 SOTP 기준 내재가치는 약 1조2893억원에서 1조8112억원으로 추산된다. 가비아가 보유한 KINX 지분율 36.3%를 적용하면 가비아가 보유한 KINX 지분가치는 약 4679억원에서 6574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특히 이번 가치평가가 오히려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KINX의 과천 데이터센터는 전체 전력 용량 10MW에 대한 판매 계약을 완료했지만, 올해 2분기 기준 실제 입주율은 약 50% 수준이다. 계약은 완료됐지만 고객의 실제 입주가 진행돼야 공간 사용료와 데이터 트래픽에 따른 회선 사용료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다.
KINX가 밝힌 계획상 입주율 90% 이상 달성 시점은 2028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모든 계약 고객의 입주가 완료된 이후의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2029년 EBITDA를 반영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지만, 얼라인파트너스는 공개 정보의 한계를 고려해 2027년 예상 EBITDA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안산·시흥 데이터센터와 KINX가 추진 중인 설계·시공·운영(DBO) 사업의 미래가치도 별도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가비아와 KINX가 보유한 엑스게이트와 에스피소프트 지분 역시 시장가격 또는 장부가치만 적용했을 뿐, 지배지분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은 별도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런 보수적인 가정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제시된 주당 4만8000원의 공개매수가가 가비아의 내재가치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공개매수 과정에서 이사회가 일반주주의 이익을 제대로 보호하고 있는지도 얼라인파트너스가 문제 삼은 핵심이다.
얼라인파트너스에 따르면 가비아와 맥쿼리 측 간 비밀유지약정(NDA)은 지난 4월 체결됐고 이후 재무실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실사자료 제공과 관련한 이사회 결의나 사전보고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과정에서 이사회 결의 없이 미공개중요정보가 실사자료로 제공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거래당사자인 공동대표이사 2명이 공개매수와 관련한 주주이익 보호 방안을 논의하는 이사회 심의와 결의 과정에 참여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가비아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공개매수를 검토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했지만, 얼라인파트너스가 요구한 맥쿼리 측과의 가격 협상이나 경쟁 인수후보 탐색 절차 개시 안건은 채택되지 않았다.
특별위원회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과 활동 내용 역시 회사 측 회신 시점까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얼라인파트너스는 상법에 따라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주요 안건은 이사 정원을 현행 ‘3인 이상 5인 이내’에서 ‘3인 이상 7인 이내’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과 추가 이사 선임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독립이사 후보로 곽준호·조성문 후보를,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엄태현 후보를 제안했다.
이사회 정원을 7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은 얼라인파트너스만의 새로운 요구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맥쿼리 측과 가비아 지배주주 역시 주주간계약을 통해 법령상·실무상 가능한 범위에서 거래 이후 가비아 이사회를 7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사회 정원 확대 자체는 이미 거래 당사자들도 추진 계획을 밝힌 사안인 만큼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현재의 이사회 구조로는 공개매수와 이후 예상되는 조직개편 과정에서 전체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가 제대로 이행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현재의 이사회 구성으로는 이번 공개매수와 그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회사의 조직개편 과정에서 전체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제대로 이행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가비아의 주주로서 전체 주주의 이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가비아 이사회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여부와 예정 일자를 오는 25일까지 밝히고, 공개매수가의 적정성과 자체 가치평가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다음 달 2일까지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임시주총 소집 청구 이후 지체 없이 소집 절차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얼라인파트너스는 상법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접 임시주총을 소집할 수 있다.
이번 사안은 결국 ‘4만8000원이 적정한가’라는 가격 논쟁을 넘어, 상장사의 공개매수와 폐쇄기업화 과정에서 이사회가 누구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로 번지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시한 이번 임시주총 카드는 공개매수 가격을 둘러싼 단순한 밸류에이션 공방을 넘어, 지배주주와 매수인으로부터 독립된 이사회가 일반주주의 이익을 위해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특히 공개매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가격 협상이나 경쟁 인수후보 탐색 등 주주보호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향후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가비아 이사회가 얼라인파트너스의 가치평가와 임시주총 요구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에 따라 이번 공개매수의 향방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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