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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현대차 ‘혈맹 4년’…재무 성과는 100점, 독립성 성적은?

정채윤 기자

cy@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28 10:12

7500억의 변신, 1.7조원 가치로 급성장
자본 확충·배당 유입으로 신사업 실탄 확보
‘통신 정체성-최대주주 영향력’ 사이 고민

이미지=제미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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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KT가 2022년 현대차그룹과 단행한 지분 맞교환이 약 4년 만에 1조원 안팎의 평가차익을 내며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구현모닫기구현모기사 모아보기 대표 체제 하의 경영 위기 극복 방안으로 추진된 결정은 재무적으로는 탁월한 성과를 거뒀으나, KT 최대주주 교체에 따른 경영 독립성 리스크라는 숙제도 함께 남겼다.

‘아틀라스’ 효과로 1조원 평가차익 실현



현대차그룹이 CES 2026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CES 2026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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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보유한 현대차그룹 지분 가치가 CES 2026에서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효과에 힘입어 폭등하며 1조원에 육박하는 평가차익을 기록 중이다.

1월 28일 오전 기준 현대차 주가는 약 49만4500원, 현대모비스는 46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2022년 KT의 취득가와 비교하면 현대차는 약 150%, 현대모비스는 113%가량 오른 셈이다.

이 가격을 적용하면 KT가 보유한 두 회사 지분의 평가액은 1조7000억원을 상회한다. 투자 원금 7500억원 대비 1조원 안팎의 평가차익을 거두게 됐다. 이동통신 시장의 구조적 성장 정체 속에서 단행된 전략적 투자가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잭팟으로 돌아온 셈이다.

2022년 구현모 대표의 위기 대응 결정



구현모 전 KT 대표. /사진=KT

구현모 전 KT 대표. /사진=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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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맞교환 결정은 당시 경영 위기 타개를 위한 구현모 대표의 승부수였다. 2022년 KT는 이동통신 본업에서 심각한 성장 정체에 직면했다.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가입자 이탈이 지속되며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 이상 감소했다. 정부의 통신요금 상한제 강화로 수익성 개선 여력도 제한적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KT는 현대차그룹과 지분 맞교환을 단행했다. KT는 2022년 9월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약 7500억원 규모로 취득했다.

당시 KT가 사들인 지분은 현대차 1.04%, 현대모비스 1.46%로 매입 단가는 각각 약 19만9000원, 22만2000원 수준이었다. 대가로 현대차그룹은 KT 지분 7.79%를 확보하며 국민연금(10.35%) 다음으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지분 맞교환 공식 명분은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혈맹이라는 긍정적 시각과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 지분 확보라는 신중론이 교차했다.

OCI·배당으로 재무 체력 강화



사진=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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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분의 가치 상승은 KT 재무 구조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먼저 주식 가치 상승분은 기타포괄손익(OCI)에 쌓인다. 당장 현금화하지 않고 회사 자본을 키우는 방식이다. 자본이 두꺼워지면 은행 대출 한도가 늘어나고, 향후 5G·6G 네트워크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같은 대규모 투자에 유리해진다.

또한 현대차그룹의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배당금 수익은 KT의 현금흐름을 직접적으로 보완한다. 통신사는 기지국 증설, 장비 교체, 데이터센터 증설 등 설비투자(CAPEX)로 투자 부담이 크기 때문에 안정적인 외부 현금 유입은 비통신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재원이 되고 있다.

KT 입장에서는 지분 가치가 오르면서 장부상 자본이 늘어나고, 배당을 통해 실제 현금도 유입되는 구조를 갖게 된 셈이다. KT는 이러한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비통신 영역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몇 년간 AI·클라우드·미디어·모빌리티를 성장 축으로 제시하며 관련 인프라와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왔다.

지분구조 재편과 경영 독립성 논란



2025년 6월 30일 기준 KT 5% 이상 주주 분포. /자료=KT

2025년 6월 30일 기준 KT 5% 이상 주주 분포. /자료=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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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최대주주 현대차그룹의 영향력이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줄이면서 2025년 6월 말 기준 현대차그룹 8.07%, 국민연금공단 7.54%, 신한은행 5.75%, 우리사주조합 2.77% 순이다.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협력에 집중한다”며 KT 경영에 대한 직접 개입 의사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최대주주의 이해관계가 KT의 중대 의사결정에 반영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6G 주파수 확보나 자율주행 데이터센터 투자 등 현대차와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에서 KT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KT는 현대차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장기 보유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이러한 지분 구조 속에서 경영 독립성 논란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재무적 성과는 탁월하지만, 장기적으로 KT가 통신사로서의 정체성과 경영 독립성을 지켜낼지가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이라며 “구현모 전 대표의 결정이 구조적 함정이 될지, 아니면 동반 성장의 발판이 될지는 향후 경영진 실행력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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