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59년생 / 제25회 사법시험 / 대법원 사법연수원 15기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 법학석사 /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 한국경영자총협회 자문위원 / 대한변호사협회 노무변호사회 회장(2021) /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오랜 기간 노무변호사로 활동하며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 서왔던 주완 금융산업공익재단 이사장의 말이다.
금융산업공익재단이 금융권 공익사업의 ‘실행 플랫폼’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금융노사가 공동 출연해 설립한 재단이라는 태생적 상징성에 더해, 단순 후원을 넘어 금융취약계층의 자립 기반을 만드는 구조적 사업을 확대하면서다.
지난 2024년 10월 취임한 주완 재단 이사장은 노동변호사로써 노사는 물론 인사 문제에서도 수많은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한 분야를 깊게 파오면서 소외된 이웃, 어려움에 처한 노동자들도 많이 만났다. 전문성을 살려 사회적 약자를 도와온 그에게 금융산업공익재단 이사장은 ‘천직’처럼 다가왔다. 그는 “다시 태어난다면 젊은 시절부터 재단에 뛰어들어 다양한 사업을 이끌어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재단 활동에 열의를 드러냈다.
주완 금융산업공익재단 이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금융은 민간기업이지만, 그 이익은 국민과 산업의 신뢰와 지원을 바탕으로 형성된다”며 “그런 점에서 금융은 사회적 책임이라는 공익적 책무를 지니며, 이것이 포용금융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노사 공동출연’이라는 출발점…상생의 경험을 축적하다
금융산업공익재단은 청년실업 해소와 국민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고용 안정과 능력 개발, 저출산 문제 경감, 금융소비자 보호 등 사회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출범한 사회공헌재단이다. 노측이 임금인상분 일부를 기금으로 출연하고, 사측이 이에 상응하는 출연금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총 4차례에 걸친 출연을 통해 약 2000억원 규모의 기금이 조성됐다.재단이 내건 슬로건은 “행복한 대한민국, 금융산업공익재단이 함께하겠습니다”다. ‘포용’과 ‘상생’, ‘공정’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중심에 두고 금융과 공익의 접점을 확장해왔다는 것이 주 이사장의 설명이다.
금융산업공익재단의 가장 큰 특징은 금융노사가 공동으로 기금을 출연하고 운영한다는 점이다.
주 이사장은 재단에 대해 “금융노사가 함께 기금을 출연하고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사회공헌재단”이라며 “상생과 협력 정신을 실천함으로써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공헌 모델을 확립하고자 하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는 재단의 공익사업 성격을 넘어 금융권 노사관계의 상징성까지 품고 있다. 노사가 공익사업을 통해 ‘함께 선행하는 경험’을 축적하면서 대립 구도를 넘어 협력의 기반을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 이사장은 재단이 만들어낸 가장 의미 있는 변화로 “노사가 금융의 사회적 기여라는 공동 목표를 중심으로 하나의 방향성을 갖게 됐다는 점”을 꼽았다. 출범 초기에는 운영 방향을 둘러싼 갈등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금융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는 동반자 관계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핵심 사업은 ‘서민·사회책임 금융’…자산형성과 신용회복에 집중
재단 사업은 금융교육, 사회적금융, 취약계층 지원, 금융산업 연구·확산 등으로 폭넓게 구성돼 있다. 그중에서도 재단이 가장 무게를 두는 축은 서민·사회책임 금융 영역이다. 특히 금융취약계층의 자산 형성과 신용 회복을 지원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자산형성 지원사업은 은행 적금 불입액의 20%를 응원 매칭하는 방식으로 저축을 유도해 취약계층의 자립 기반을 만드는 구조다. 채무조정 중인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신용개선 컨설팅과 신용개선격려금 사업도 지속적으로 운영해왔다. 주 이사장은 “이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금융 이용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며 “은행권을 중심으로 조성된 기금을 사용하는 재단으로서 금융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것은 중요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단발성 후원보다 구조적 해결 지향, 공익 담론확대 목표
재단이 추진하는 사업은 단발성 후원보다 구조적 해결을 지향한다. 주 이사장은 사업을 검토할 때 지속가능성과 파급력, 근본적 문제 해결 가능성을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밝혔다. 일회성 지원이나 시혜적 성격의 현금 배분 방식만으로는 수혜자들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 사회 변화를 만들기도 어렵다는 판단에서다.이 때문에 재단은 단기적 효과보다 금융을 통해 자립 구조를 만들고, 장기적 변화와 제도적 변화를 이어낼 수 있는 사업을 선호한다.
재단이 ‘유지비’가 아닌 ‘집행비’를 중심으로 지원하고, 원칙과 기준에 따라 사업을 엄정하게 심사하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누구에게 얼마를 주느냐’보다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내느냐’가 재단 사업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주 이사장은 “다른 재단 활동이나 고문으로도 활동해봤지만, (금융산업공익재단은) 집행비 중심의 사업 구조 때문에 부패나 사적 이익이 침투될 여지가 아예 없다”며 금융산업공익재단의 재정 투명성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그런가 하면 재단은 현장 사업뿐 아니라 공익금융 담론 확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금융산업공익재단 INSIGHT’는 정책연구회에 참여한 학자 등 전문가들이 재단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다뤄야 할 사회적 과제와 시사점을 함께 고민해 만들어낸 성과물이다.
주 이사장은 간행물에 각 분야 현장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와 칼럼 등을 담아 콘텐츠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한편, 이를 NGO·시민단체 등과 공유함으로써 공익 영역의 논의를 넓히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익사업이 단지 집행에서 끝나지 않고, 사회적 금융이 어떤 방식으로 제도와 현장을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확산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해외 현장에서도 확인한 ‘선순환 구조’…스리랑카 급식지원
재단이 추진한 사업 가운데 사회적 파급력과 현장 반응이 특히 컸던 사례로는 유엔세계식량계획(UN WFP)과 함께 진행 중인 스리랑카 여성자립·급식지원 사업이 꼽힌다. 주 이사장 역시 금융이 이와 같은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이 사업은 여성 영농인을 육성해 달걀과 채소 등 지역 농산물을 생산하고, 이를 급식으로 만들어 지역 초등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구조다.
잉여 농산물은 시장 판매로 이어져 가계 추가 소득이 되고, 급식을 통한 아동영양문제 개선과 학교 출석률 증가, 여성의 경제적 역할 확대와 소득 창출이 동시에 이어진다. 지역사회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사업 현장에 직접 방문한 주완 이사장은 “3년간의 지원이 아이들과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선순환 경제 생태계가 구축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해 뜻깊었다”고 말했다.
올해 ‘포용금융’ 강조…주거보증금·대환대출·사회적기업 지원 확대
영역이다. 재단은 사업 실행계획 단계부터 목표와 성과 지표를 설정하고, 사업 진행 과정에서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현장 점검을 통해 성과를 점검한다. 사업 종료 시에는 수혜자의 실질적 변화와 자립 가능성, 사업의 지속가능성 등 정성적 평가와 정량 지표 달성 여부를 함께 활용해 종합 평가를 진행한다.평가 결과는 사업 지속 여부 판단뿐 아니라 사업이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고도화되는 기반으로 활용된다. ‘지원했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만들었는지’를 끝까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재단은 2026년을 기점으로 사업 영역 전반에 대한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영역을 ‘포용금융’, ‘일자리’, ‘미래세대’, ‘지역상생’으로 재분류하고, 특히 ‘포용금융’ 영역을 별도로 신설해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사업을 확금융 밖으로 밀려난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금융사업의 확대다.
저금리 또는 무이자 주거보증금 소액대출 사업을 비롯해, 고금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환대출 지원, 사회적기업 대상 대출 지원 사업 등을 단계적으로 넓혀갈 방침이다.
재단은 이를 통해 금융 접근성 격차를 줄이고, 금융취약계층과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다시 금융 시스템 안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선한 사마리아인처럼”…따뜻한 연결의 플랫폼 꿈꾼다
주 이사장은 크리스찬으로서 재단을 통해 ‘선한 사마리아인’의 역할을 하고 싶었다는 뜻도 전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되,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자립을 돕는 방식으로 사회적 연결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올해가 임기 마지막 해인 그는 재단이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공익사업 실무지침서 편찬도 향후 아이템으로 검토하고 있다. 공익사업이 현장에서 지속가능하게 설계되고 운영되기 위해서는 실무의 기준과 축적된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자신의 임기가 끝나더라도 계속해서 재단의 사업을 이어가야 할 직원들을 위해 다른 재단과의 교류 확대 필요성도 언급했다. 공익 영역에서의 협력과 학습이 늘어날수록 사업의 질과 파급력이 함께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주완 이사장은 “재단이 중장기적으로 꿈꾸는 미래는 소외받는 이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따뜻한 연결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것”이라며 “소외된 이들에게 희망을, 도전하는 이들에게 날개를, 사회 전반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심는 씨앗이 되는 재단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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