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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진전 없는 홈플러스, 청산 or 회생?…운명의 시간이 흐른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0-28 13:55

10월 31일 매각 인수 의향서 접수 마감
정치권·노동계, 농협 '백기사' 역할 기대
농협 "우리도 적자에 구조조정…어렵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 연장 가능성도

홈플러스의 매각 인수 의향서 접수 마감 기한이 이달 31일로 다가왔다. /사진제공=홈플러스

홈플러스의 매각 인수 의향서 접수 마감 기한이 이달 31일로 다가왔다. /사진제공=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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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홈플러스 매각 인수 의향서(LOI) 접수 마감 기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촉박한 상황에서 정치권과 노동계가 농협의 인수전 참여를 촉구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청산과 회생의 갈림길에 선 홈플러스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31일 홈플러스의 인수 의향서 접수가 마감될 예정이다. 회생계획안 제출 마감은 오는 11월 10일이다. 31일까지 인수 의향자가 나타나야 이를 바탕으로 한 회생계획안 제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인수 의사를 가진 기업들이 나타나지 않아 청산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 측은 “잠재적 인수자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매각 성사 가능성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정치권과 노동계는 농협이 ‘백기사’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병국 홈플러스 입점업체 대표는 “정부와 국회가 적극 개입해서 실질적으로 건강한 인수합병(M&A)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농협과 같은 공적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농협은 홈플러스 인수 후보자로 꾸준히 이름을 올렸지만 쿠팡과 네이버 등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인수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국정감사를 계기로 압박감이 커진 상태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홈플러스는 가락시장 연간 거래액의 3분의 1 수준인 연 1조8800억 원 규모의 국산 농축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다”며 “농협과 홈플러스의 연간 거래액만 4072억 원에 달해 농협 유통의 연간 적자 500억~600억 원보다 훨씬 큰 실익이 있다”고 주장했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 역시 “홈플러스가 청산될 경우 협력업체와 납품 농가를 포함한 30만 명의 생계가 위협받을 것”이라며 “농협이 공익적 관점에서 홈플러스 인수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정부와 농협이 공익적 책임의식을 갖고 해법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고용 안정과 유통망 유지를 위한 인수 및 지원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농협은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강호동닫기강호동기사 모아보기 농협중앙회장은 “농협 유통과 하나로유통이 연간 400억 원씩, 총 800억 원 적자가 나 직원 200명 이상을 구조조정했다”면서 “여러 이야기가 거론됐지만 농협 내에서 직접 거론한 적은 없다. 홈플러스의 어려움을 잘 알지만 농협의 어려움도 있다”고 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왼쪽),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왼쪽),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농협에 대한 정부와 노동계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이 있는 MBK파트너스는 정작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병주닫기김병주기사 모아보기 MBK파트너스 회장은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M&A만이 홈플러스가 살 길”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추가 사재출연 요구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인수 후보가 쉽게 나타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지적한다. 홈플러스는 전국 유통망을 갖춘 대형마트 2위이지만, 실질적 인수 자금은 1조 원 미만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인수 이후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다. 지속되는 오프라인 유통 침체, 10년 넘게 이어지는 각종 규제, 강성노조, 인건비 비중, 고용 승계 등 복합적인 리스크가 얽혀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1, 2년 사이 유통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모두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며 “인력 감축과 점포 효율화 작업 등이 이뤄지는 마당에 홈플러스 인수는 사실상 무리”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사태는 어느덧 8개월째 접어들었다. 매수자 찾기가 장기화되면서 회생보다 청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회생을 위한 구체적 투자자가 없는 상태에서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이 다시 한 차례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과 협력업체의 피해를 고려하면 청산보다는 M&A 등을 통한 회생 가능성을 끝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이미 시장에서 브랜드 신뢰도와 가격 경쟁력 모두 약화된 상태”라며 “회생이든 청산이든 지금의 ‘시간 지연’이 가장 큰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체 통매각보다 사업부문별 매각 등 현실적인 매각 시나리오도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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