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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경 법무법인 목헌 변호사 “코스피 3000 시대와 주가조작”

편집국

기사입력 : 2025-10-13 05:00

개미 투자자들 울리는 주가조작의 민낯
정부·당국, 칼 빼든 강력 제재 현실화

▲ 지은경 법무법인 목헌 변호사

▲ 지은경 법무법인 목헌 변호사

BTS 소속사 하이브, 카카오의 창업자이자 전 의장인 김범수닫기김범수기사 모아보기, 전 대통령의 배우자로부터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인가? 바로 흔히 ‘주가조작’으로 불리는 ‘시세조종’ 혐의이다.

시세조종이란, 증권이나 장내파생상품의 수요나 공급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가격을 조정함으로써 부당한 이익을 얻는 행위를 일컫는다.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 출범 이래 약 70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주식 시장의 투자자 수는 2024년 말 기준 약 1,410만 명으로 파악된다. 즉, 전체 인구의 약 27%가 주식 투자 중으로 주위에 주식 투자 경험이 없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이다.

코스피 지수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에 따라 코스피 3000을 넘어 코스피 5000을 목표로 하는 지금 주가조작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주가조작의 방식은 ① 거래가 성황리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여 일반인이 그릇된 투자 판단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본인이 여러 개의 계좌를 만들거나 다른 사람과 공모하여 주식을 매매하는 ‘위장거래’, ② 다른 사람보다 높은 가격으로 사는 주문을 계속적으로 내서 주가를 의도적으로 상승시키거나, 낮은 가격으로 파는 주문을 지속적으로 제출하여 주가를 의도적으로 하락시켜 일반 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영향을 주고자 하는 경우인 ‘고가 매수·저가 매도 주문’. ③ 실제로 매수나 매도할 의사 없이 다른 사람의 매수나 매도를 유인하기 위해 체결 가능성이 낮은 주문을 대량으로 제출하거나, 주문을 낸 후 아주 짧은 시간에 정정 또는 취소를 반복하는 ‘허수성 주문’. ④ 시가나 종가 형성 시 제출된 주문 가격이나 주문량이 주가 수준을 결정하는데 가늠자 역할을 하는 점을 이용하여 시가 결정 시 전일 종가 대비 고가로 매수 주문을 내거나, 종가 결정 시 직전가 대비 고가 매수 주문을 하는 ‘시·종가 관여’로 이루어진다.

주가조작은 주식 시장의 질서 및 투명성을 훼손하고 주식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려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범죄다.

주가조작으로 인한 속칭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는 단순히 돈을 잃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SG증권발 폭락 사태’에서 하루만에 반토막 나는 급락에 투자자들에게는 강제로 ‘손절 금지령’이 내려졌고, ‘에디슨 모터스 사건’에서는 쌍용차 인수라는 가짜 호재에 속아 약 12만 5000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최근 유행하는 주가조작 방식인 이른바 ‘리딩방 사기’에서는 신뢰했던 투자 전문가가 투자자들의 통장 잔고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주가조작은 금전적 손해에 더해 심리적·정서적 피해, 심지어 가족의 파탄이나 생계의 위기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에 정부 및 금융당국은 주가조작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 7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의 유기적 협업체계인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출범하여 주가조작에 대한 신속한 포착·적발을 예고했다.

또한 최근 개정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주가조작으로 인한 부당이득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대하여 부과하던 벌금액 기준을 4배 이상 6배 이하로 상향하고, 형사처벌과 별개로 주가조작으로 인한 부당이득액의 2배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게 처벌 수위를 강화했다.

주가조작의 포착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에 신고,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 시스템에 의한 적발 등으로 이루어진다.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 시스템은 거래 패턴을 추적해 주가 급등, 특정 계좌의 매수 관여율 급증, 소수 계좌 집중 매매 등의 이상거래의 징후를 포착할 뿐 아니라 매매패턴의 유사성을 분석하여 계좌 간 인적관계를 밝혀낼 수 있다. 즉, 차명 계좌를 이용한 주가조작 역시 대부분 포착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더 나아가 한국거래소는 최근 ‘시장감시 시스템 고도화 TF’ 구성 및 AI 기반 시장감시 시스템을 도입하여 갈수록 조직화, 기능화되고 있는 주가조작에 대한 적극 대응 계획을 밝혔다.

실제 주가조작에 대한 수사는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의 행정조사, 금융위원회 산하 자문 기구인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이하 ‘자조심’)의 안건 심의, 금융위원회 소속 기구인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의 의결, 검찰 수사 등으로 이뤄진다. 자조심 및 증선위의 각 위원에는 법조인·교수 등 외부 민간 전문가가 포함된다.

증선위는 혐의자에 대한 비조치·경고·과징금 부과·수사기관 통보·고발 등을 의결하고, 증선위의 의결에 따라 검찰 수사 단계로 나아갈지 결정된다.

이처럼 금융당국·관계 기관의 체계적인 주가조작 모니터링과 철저한 수사는 금융 범죄의 사전 예방과 실시간 적발 가능성을 비약적으로 높였다.

“나는 안 걸리겠지.”, “한두 번은 괜찮겠지.”와 같은 안일한 생각으로는 결국 금융당국의 눈을 피할 수 없다. 모든 투자자들이 일시적 유혹에 빠지기 보다 건전한 투자 의식을 갖고 투자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나아가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주가가 오른 종목, 속칭 테마주 등 실체가 없는 정보 유포 종목에 대한 투자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가조작으로 변동성이 커져 피해를 볼 수 있고, 주가조작 사건 자체에 연루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주가조작에 연루되었다면, 수사의 특수성을 고려해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철저히 대응할 것을 권유한다.

주가조작에 대한 강경 대응을 밝힌 정부 및 금융당국의 정책과 제도적 개선이 주가조작을 근절해 시장 신뢰도 제고와활성화에 기여하고,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 확대·국내 유동성 증가 등의 긍정적 효과를 불러오기를 기대한다.

[지은경 법무법인 목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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