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화스테이블코인 기업 활용과 외환정책’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전진 삼성글로벌리서치 박사,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 주제발표를 맡아 진행됐다.
기조연설을 맡은 문철우 성균관대 교수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에 비교한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의 파급효과를 예측한 모델을 소개했다.
문철우 교수는 “2022년 기업 매출기준 한국의 연간 B2B 거래규모가 약 3238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지급 지연 등으로 묶인 운전자본도 9조8000억원대로 추정된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기회비용)도 약 3900억원 가량인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기업이 연간 3900억원 이상의 금융 기회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물가인하와 기업 경쟁력, 소비자 후생 개선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아울러 “무역결제, 해외송금, 지역화폐, K-콘텐츠 구매 등 다양한 활용처가 개발되면 추가적 경제효과도 많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가상화폐를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봐야 한다. 국가경쟁력 기반을 확실하게 높여줄 수 있는 전략으로 받아들일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진 박사는 “글로벌 금융사 등은 규제 완화와 지급결제 활용을 확대하고 있어, 향후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가상자산 생태계를 넘어 실물 경제 및 전통금융 영역에서도 활용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가치가 다른 민간 발행 통화가 혼재되어 유통될 경우 ‘화폐의 단일성(Singleness of money)’ 붕괴와 통화 시스템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전망하는 한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코인런 발생 시 보유 자산 대량 매도로 금융시장 혼란이 초래될 수 있고, 중앙은행 통제 밖에 있는 민간 통화의 존재로 통화정책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는 리스크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으나, 은행은 신용창조 기능이 있고 ‘예금토큰’을 발행할 수도 있으므로 기회 요인도 존재한다”며, “스테이블코인이 비용·속도를 장점으로 기존 지급결제 수단의 대체를 시도하면서 전통 결제사업자들과의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따른 리스크를 간과해서는 안되지만, 규제와 제도적 장치로 충분히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며, “혁신적인 특화 서비스 개발을 촉진할 수 있도록 유연한 스테이블코인 사업자 규제가 필요하며, 기본적인 지급결제 기능 외에 특화된 기능을 보유한 다양한 스테이블코인 허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아마존과 월마트 등 글로벌기업들의 스테이블코인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김 센터장은 “아마존과 월마트는 각각 연간 400~500억 달러를 결제 수수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비용을 대체할 수 있다면 연간 400~500억 달러 예산을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유통에 투자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김 센터장은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판매자와 구매자간 자금이동으로 완결돼 빠르고 간편하다”며, “스테이블코인은 은행망, 카드결제망(VAN, PG) 시장을 빠르게 차지할 것이며, 기존 결제망 대체는 사업자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