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 실적 일등공신은 뷰티테크 브랜드 ‘메디큐브’다. 메디큐브가 만든 뷰티 첨단기기 ‘에이지알(AGE-R)’이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에이피알 전성기를 견인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 2014년 10월 창립 후 매해 흔들림 없는 성장세를 보여왔다. 80년대생 ‘젊은 피’를 무기로 뷰티에서 나아가 건강기능식품과 패션 그리고 셀프 스튜디오 등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에이피알 시대를 연 이사회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을 합해 총 5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특히 이사회 전원이 80년대생으로 채워진 것이 눈에 띈다. 아울러 고려대 출신 이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사외이사 3명은 모두 회계와 세무 분야의 전문가들로 꾸렸다. 이사회 내 위원회로는 감사위원회와 투명경영위원회가 있다. 감사위원회는 사외이사 3명이 이름을 올렸으며, 투명경영위원회는 사외이사 3명과 함께 사내이사 1명(신재하 에이피알 부사장)이 들어갔다.
구체적으로 에이피알 사내이사 2명은 창업주 김병훈 대표이사와 신재하 에이피알 부사장이다. 먼저 1988년생 김병훈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다니다가 지난 2014년 10월 에이피알의 모태인 뷰티 브랜드 ‘에이프릴스킨’을 세웠다. 에이프릴스킨은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출발한 회사로, 천연비누를 만들어 온라인 시장을 두드렸다.
에이프릴스킨은 2016년 더마 뷰티 ‘메디큐브’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글램디’를 론칭했다. 이듬해에는 스트릿패션 브랜드 ‘널디’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포맨트’, 셀프 스튜디오 ‘포토그레이’를 차례로 선보였다. 그러면서 사명도 에이프릴스킨 영문명인 ‘APRILSKIN’의 앞 세 글자를 따 현재의 ‘에이피알(APR)’로 변경했다.
에이피알은 지난 2021년 3월 디바이스에 미세 전류 기술을 탑재해 화장품 성분이 피부에 녹아들도록 한 ‘에이지알’ 개발에 이른다. 에이지알은 출시 4년 만에 누적 판매량 400만 대를 기록, 에이피알 전성기의 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까지 에이피알 이사회 의장을 맡았으나, 올해 4월 이사회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에이피알 이사회에서 경영총괄을 맡고 있지만, 이사회 내 위원회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김 대표는 에이피알 창업주이자 지분 1195만3660주(31.4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또 다른 사내이사인 신재하 부사장은 1983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와 교육학과를 복수전공한 후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헤드랜드캐피탈에서 근무하다 2016년 에이피알로 자리를 옮겼다.
에이피알에서는 현재 곳간을 책임지는 CFO(최고재무책임자) 역할도 맡고 있다. 신 부사장은 에이피알 이사회 내 투명경영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외이사에서는 김형닫기

1986년생 노유리 회계사는 경희대 회계세무학과를 졸업한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 활동했다. 현재 에이피알 이사회에서 감사위원회와 투명경영위원회에 소속돼 있으며, 회계 및 감사 분야 자문을 하고 있다.
1982년생인 오주동 사외이사는 신재하 부사장과 같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그는 한영회계법인을 거쳐 에이피알 이사회에 입성, 감사위원회와 투명경영위원회에서 활약하고 있다.
에이피알 사명에는 ‘고객의 삶을 개선한다(Advance People's Real life)’라는 속뜻도 담겼다. 말 그대로 혁신적인 기술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모토로 한다. 화장품으로 출발한 에이피알이 뷰티 디바이스와 라이프스타일, 패션, 건강기능식품, 포토부스 등으로 사업 보폭을 넓히게 된 배경이다.
에이피알의 대표 브랜드로는 모태인 에이프릴스킨과 호실적 중심에 있는 메디큐브, MZ세대 인기 패션 널디, 향수 브랜드 포맨트, 건강기능식품 글램디, 포토부스 포토그레이 등 6개가 있다.
에이피알은 창립 10주년인 지난 2024년 2월 코스피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흥행에 성공하며 공모가 25만 원으로 출발, 상장 첫날인 2024년 2월 27일 공모가 대비 27% 오른 31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3년 에이피알 매출(연결 기준)은 2022년 3977억 원에서 2023년 5238억 원, 2024년 7228억 원으로 매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나타냈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 매출이 5938억 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 3044억 원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에이피알 수출액은 4438억 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약 75%를 차지한다.
이 같은 흐름에 에이피알로 향하는 투자심리도 거세지고 있다. 9월 들어 에이피알은 시가총액이 8조 원을 넘기면서 LG생활건강(4조 원)과 아모레퍼시픽(7조 원)을 제쳤다. 파죽지세의 성장 가도로 단숨에 뷰티 대장주에 올랐다.
에이피알 측은 “이사회 의장은 2024년까지 원활한 운영을 위해 대표이사가 맡아왔다”면서 “다만,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2025년 4월 7일 이사회 결의로 김형이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