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총재는 이날 2025년 8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2회 연속 동결이다.
이 총재는 "금융안정 측면을 보면,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으로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이 진정되고 가계부채 증가규모도 축소되었지만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높은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는 등 과거 부동산 대책 직후와 비교해 보면 안정화되는 속도가 다소 더딘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 가운데, 1명 소수의견(금리인하)이 나왔다.
다음은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 모두발언(2025.08.28).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2.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먼저 국내외 경제 여건을 설명드린 후 기준금리 결정 배경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대외여건을 살펴보면, 세계경제는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협상이 진전되었으나 관세 인상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전망입니다. 미국은 고용과 소비가 둔화되는 가운데 관세 인상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유로지역과 중국은 재정 확대 등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대미 선수출 효과 소멸 등으로 더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요국 인플레이션은 미국에서는 관세 영향이 일부 나타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후반으로 높아진 반면, 유로지역에서는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2% 내외의 안정세가 이어졌습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장기 국채금리와 달러화 지수가 상승하였다가 미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하락하였습니다. 주요국 주가는 관세협상 관련 불확실성 완화, 양호한 기업실적 등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다음으로 대내 여건을 살펴보면, 국내경기는 성장세가 다소 개선되었습니다. 내수는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졌지만 민간소비가 추경과 경제심리 회복으로 6월 이후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수출은 미국의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예상보다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국내 물가는 7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로 소폭 낮아지고 근원물가 상승률이 2.0%를 유지하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으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8월 중 2.6%로 전월보다 소폭 높아졌습니다.
□국내 금융·외환시장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갔습니다. 장기 국고채금리가 좁은 범위에서 등락하였고 주가는 그간의 상승에 따른 조정압력, 자본시장 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졌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거주자 해외투자자금 수요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 등으로 상승하였습니다.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상황을 보면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시행 이후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세와 거래량이 둔화되었고 7월 중 금융권 가계대출의 증가규모도 상당폭 축소되었습니다. 다만 서울 선호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추가 상승 기대도 여전한 만큼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흐름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 아울러 지난 5월 경제전망 이후의 대내외 여건 변화를 반영하여 앞으로의 성장과 물가 흐름을 다시 점검해 보았습니다.
먼저, 금년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 0.8%보다 조금 높은 0.9%로 전망하였습니다. 성장률 전망을 0.1%p 높인 이유를 자세히 설명드리면, 우선 2차 추경과 경제심리 개선으로 소비 회복세 등이 예상보다 커진 것이 올해 성장률을 0.2%p 정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수출 측면에서도 0.2%p 정도 높이는 요인이 있었습니다. 이는 지난달 말 타결된 협상 결과 평균 관세율은 지난 5월에 봤던 수준과 큰 차이가 없지만 반도체 경기 호조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자동차 수출 등도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건설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점은 금년도 성장 전망을 0.3%p 정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한편 내년 성장률은 지난 5월과 같은 1.6%로 전망하였습니다. 이는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의 개선흐름이 이어지겠으나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수출 둔화폭이 커질 가능성을 고려한 결과입니다. 다만 내년 이후 성장경로에는 반도체 등의 품목관세 수준, 미·중 무역협상의 전개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금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지난 5월 전망치(1.9%)를 소폭 상회하겠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과 같은 1.9%로 예상됩니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국제유가 안정세와 낮은 수요압력이 이를 일부 상쇄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내년에는 소비 회복세 지속 등으로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 모두 지난 전망치(각각 1.8%)를 소폭 상회하는 1.9%로 전망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같은 대내외 정책 여건을 고려한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성장세는 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내수를 중심으로 다소 개선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추이를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결정에 대해 신성환 위원은 기준금리를 2.25%로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내었습니다.
□기준금리 결정 배경을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금융안정 측면을 보면,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으로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이 진정되고 가계부채 증가규모도 축소되었지만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높은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는 등 과거 부동산 대책 직후와 비교해 보면 안정화되는 속도가 다소 더딘 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화정책은 금리를 동결하여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 기대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고, 향후 정부가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경우 동 정책과의 공조 필요성도 염두에 두고 결정하였습니다.
다음으로 경기는 잠재 수준보다 낮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도 높기는 하지만 최근 재정지출 확대 영향 등으로 다소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되 인하 시기 등은 경기 상·하방 요인의 전개상황을 좀 더 점검한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낮은 수요압력을 감안할 때 그간의 안정적인 흐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를 좀 더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앞으로의 통화정책 운용방향에 대해 말씀드리면, 안정된 물가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분간 낮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기준금리의 추가인하 시기와 폭 등은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크고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리스크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는 만큼 향후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면서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모두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