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남은행이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일요일 무빙뱅크(이동점포)'를 운영 중이다.
시중은행은 27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체류 외국인을 겨냥해 해외송금 서비스와 다국어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언어 장벽과 절차의 복잡함을 해소한 다국어 통역, 해외송금 서비스, 이동 금융 서비스까지 외국인 고객을 위한 맞춤형 금융은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 되고 있다.
외국인 잡기에 나서는 것은 비단 시중은행뿐만이 아니다. 지방은행도 내국인 기반 축소에 대응해 외국인 고객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지역 기반 은행들은 특화 지점 개설, 이동 금융 서비스 등 차별화 전략을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외국인 고객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건당 최대 미화 1만불 상당액까지 송금할 수 있다. 송금 가능 국가는 국내 체류 외국인이 많은 △네팔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5개국으로 시작해 상반기 내 최대 48개국까지 서비스 대상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외국인 고객의 급여 해외송금에 100% 환율 우대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모바일 앱인 ‘신한쏠(SOL)뱅크’나 ‘신한쏠글로벌’에서 거래 외국환은행 지정 항목인 외국인 보수송금을 이용하면 월 1회 한도로 최대 5000달러(약 718만원)까지 환율 우대가 적용된다. 혜택 적용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 대상 소액 해외송금에 특화된 계좌·카드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으며 모바일 웹 채널을 개편해 금융권 최초로 16개국 언어의 안내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하나은행은 올해 외국인을 핵심 타깃 고객군으로 삼고, 전국 영업점에서 실시간 통역이 가능한 자체 개발 채팅 시스템을 도입했다. 고객은 음성·텍스트 등을 통해 직원과 상담할 수 있으며 통역 가능 언어는 초기 13개 국어에서 40여 개로 확대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외국인 고객도 비대면으로 통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외국인 전용 앱인 ‘우리WON글로벌’을 한층 개선했다. 상반기 내 ‘일자리 매칭 서비스’를 도입해 외국인 고객에게 맞춤형 채용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취업 플랫폼인 ‘인크루트’와 협력해 외국인이 본인의 이력과 선호 조건에 맞는 맞춤형 일자리를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또한 외국인 고객 전담 창구인 ‘글로벌 데스크(Global Desk)’를 전국 12개 지점으로 확대·운영에 나섰다. 구로본동지점과 서울대학교지점, 신제주금융센터, 서귀포지점, 김해금융센터, 광희동금융센터, 의정부금융센터, 본점영업부 등 기존 8개 지점에 천안금융센터, 인천항금융센터, 연수동지점, 동평택지점 등 4개 지점을 추가했다.
신규 지점은 △천안금융센터(우즈벡·러시아 특화) △연수동지점(러시아 특화) △인천항금융센터(베트남 특화) △동평택금융센터(미국 특화) 등 각국 언어와 문화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 고객센터에서는 은행권 최초로 네팔어 상담을 새로 도입하는 등 12개 언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외국인 고객을 위한 우대통장을 통해 타행 이체 및 ATM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출국만기보험, 귀국비용보험, 상해보험 등 외국인 근로자 의무보험 보험료 납부 편의성을 높인 ‘외국인 근로자 보혐료 통장’도 운영 중이다.
기업은행은 외국인 고객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전국에서 외국인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 안산시에 ‘안산외국인금융센터’를 확장 개점했다.
지난 2008년 5월에 개점된 이 센터는 외국인 전용 점포로 평일은 물론 일요일도 영업하며 6개 국어에 능통한 직원들이 주요 상품 설명 및 가입, i-One Bank Global 앱 설치 등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번 확장 개점을 통해 외국인 고객이 자국 은행처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총 38개 언어로 실시간 통번역서비스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제조업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송금 서비스와 특화 점포 등 외국인 맞춤형 금융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최근 경남 김해 외국인 고객의 금융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 제고를 위해 부원동에 소재하는 ‘김해금융센터’에 외국인 고객 특화점을 신설했다.
외국인 고객 전용 창구를 비롯해 7개국 언어 통·번역이 가능한 디지털데스크, 17개국 언어를 지원하는 AI 번역 시스템, 외국인 고객 전용 태블릿 PC, 외국인 서포터즈 등을 배치했다.
경남은행은 거제 지역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일요일 무빙뱅크를 운영 중이다. 은행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 고객을 위해 현장 중심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외국인 근로자들과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 AI 통·번역기도 도입해 원활한 상담을 지원한다.
전북은행은 국내 최초로 외국인 전용 이동 라운지인 ‘브라보 코리아 무빙 라운지’를 선보였다. 이는 전북은행의 외국인 특화 브랜드 ‘브라보 코리아(Bravo Korea)’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에게 생활 밀착형 금융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
1호차는 부산·경상권에서 상담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했고, 2호차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운 이동 특화형 모델로 전환됐다. 3호차는 서울 동대문외국인 영업센터 소속으로 외국인 밀집 상업, 주거 거점을 중심으로 운행된다.
광주은행은 광주·전남 지역 외국인금융센터를 개점해 38개국 언어를 지원하는 실시간 통번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인도네시아 △네팔 △몽골 등 4개국 외국인 직원을 창구에 배치했으며 외국인 전용 통장·카드·대출 상품 등을 선보였다.
우한나 한국금융신문 기자 han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