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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삼성SDI·SK온,‘K배터리 대역전’ 노린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3-31 00:00

韓 글로벌 점유율 10%대 하락
CATL·BYD 포진 中 67%로↑

K배터리 3사 대중국 전략은
중저가·프리미엄 동시개발
ESS·로봇 등 수익화도 페달

LG엔솔·삼성SDI·SK온,‘K배터리 대역전’ 노린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위기 속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밋빛 전망이 난무했던 기술 경쟁을 벌이던 시대가 있었나 싶을 정도다. 배터리 산업은 한순간 선택으로 주도권이 바뀌는 만큼, 관련 기업들은 거의 모든 기술을 동시에 개발하면서도 양산 시기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 합산 점유율은 18.5%를 기록했다. 2023년 23.1%에서 4.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와 대조적으로 10위권에 포진한 중국 배터리 6개사 합산 점유율은 63.5%에서 67.1%로 3.6%포인트 증가했다. CATL(37.9%), BYD(17.2%)가 1·2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점유율도 더 키웠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이른바 삼원계 배터리를 통해 ‘성능 경쟁’을 벌여왔다.

삼원계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을 조합해 만든 양극재를 쓴다. 가장 가격이 비싸고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니켈 함량을 높이기 위해 주력했다.

NCM 배터리는 2000년대 중반 니켈 비중 50%로 시작해 2020년 90%까지 들어간 제품이 나왔다.

다만 이렇게 성능을 끌어올리면 가격도 비싸지고 열폭주에 취약해 화재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중국 업체들이 장악한 LFP는 리튬(Li)과 인산철(FePO4) 화합물로 구성한다. 가격이 싸고 화재 안정성이 높지만, 성능이 떨어진다.

국내 기업들은 LFP 배터리가 자동차용으로 부적합하다고 판단했으나 가격경쟁력을 높이려는 완성차 기업들이 관심을 가졌다.

특히 테슬라가 보급형 모델에 LFP 배터리를 전격 채택하면서 성능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켜 나갔다.

최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이러한 중국에 대항해 가성비를 만족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배터리 3사는 지난달 열린 이차전지산업 전시회 ‘2025 인터배터리’에서 현재 개발 중인 중저가 배터리와 관련 기술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중저가 배터리 전략을 소개하는 데 그쳤는데, 올해는 아예 전면에 내세웠다.

SK온은 다양한 시장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파우치형·각형·원통형 등 3대 폼팩터를 모두 전시했다. 이 가운데 파우치형으로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를 처음 선보였다. 미드니켈은 니켈 비중이 50~70% 정도인 배터리를 말한다. 니켈 함량을 NCM 배터리 태동기 수준으로 줄인 만큼 성능이 낮아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망간 함량을 늘려 전압을 높여서 에너지밀도를 끌어올렸다.

다만 배터리 수명이 짧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SK온은 양극 계면을 보호하는 첨가제를 통해 수명 단점을 보완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노트북용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를 처음 소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전기차용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도 선보였다.

올해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고전압 미드니켈 양산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파우치형 LFP 셀투팩(CTP)과 함께 회사 중저가 라인업을 담당하게 된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목표 시점을 오는 2027년 하반기로 공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밝힌 전고체 상용화 시점은 2030년이다. 전고체에서는 삼성SDI가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셈이다.

전고체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성을 낮추면서도 에너지밀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공정 비용과 기술 안전성 확보가 과제다. 차세대 배터리 시대에서도 대량 생산보다는 기술 차별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만 기대서는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엿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하반기 미국 LFP ESS 공장을 짓고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전력망용으로 에너지밀도를 21% 향상한 2세대(JF2) LFP ESS 기술도 공개했다.

삼성SDI는 로봇용 배터리 시장에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 로봇에 탑재할 배터리를 공동개발하겠다는 MOU(양해각서)를 현대차와 맺었다.

삼성SDI는 현대차·기아가 보유한 자체 로봇 조직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제품에 이미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데 이를 차세대 배터리까지 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SK온은 SK엔무브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는 액침냉각 기술을 공개했다. 액침냉각 기술은 기존 배터리셀 하부만을 냉각하는 방식과 다르게 배터리 셀 전체를 특수 냉각 플루이드에 직접 담가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기술이다.

냉각 성능을 향상시켜 급속 충전을 가능케하고 화재 안전성 또한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액침 냉각 시스템은 데이터센터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SK텔레콤 등 그룹 계열사와 연계해 사업을 안정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

ESS 사업 확대를 위해 수주 등 사업 기반도 마련한 상태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12월 미국 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탈에 7.5GWh 규모의 ESS 공급계약을 맺은데 이어, 올해 3월 폴란드 국영전력공사인 PGE의 대규모 ESS 프로젝트 사업 파트너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북미·유럽에 공급되는 ESS 배터리는 LFP 기반으로 2026년부터 공급될 예정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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