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근당 본사 전경. /사진=종근당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최근 시흥시가 추진한 국가 바이오산업 선도 제약기업 유치 공모에서 '최첨단 바이오의약품 복합연구개발 단지 조성 계획'을 제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종근당은 시흥시와 투자 시기와 규모, 사업 계획 등에 대한 논의를 거친 뒤 이르면 이달 중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부지는 배곧지구 연구용지3-1로, 규모는 7만9790.8㎡(약 2만4136평)에 이른다.
종근당이 배곧지구에 둥지를 틀면 학계와의 협력 연구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와 시흥배곧서울대병원(가칭)이 배곧지구에 자리를 잡기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시흥배곧서울대병원은 2029년 개원을 목표로 올해 첫 삽을 뜰 예정이다.
이번 투자로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채로워질 전망이다. 현재 종근당은 합성의약품 중심의 제약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시흥 배곧지구에 R&D 시설을 구축하면서 바이오의약품 시장까지 손을 뻗는 모양새다.
특히 기대되는 건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개발이다. ADC는 특정 항원에만 결합하는 항체에 강력한 화학약물을 붙여,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정상 세포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어 업계에선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종근당 역시 지난 2023년 네덜란드 제약사 '시나픽스'로부터 ADC 플랫폼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항암제를 개발해오고 있다.
그중 고형암 치료 신약인 'CKD-703'은 연내 전임상을 마치고 1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내년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전임상 성과를 공개한다.
바이오시밀러 분야도 기대 요소 중 하나다. 종근당은 앞서 2008년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핵심 플랫폼 기술을 자체 확보한 바 있다. 이후 2019년 빈혈 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인 'CKD-11101' 품목허가를 일본에서 취득했다. 2022년엔 국내에서 황반변성 치료제이자 루센티스 시밀러인 'BS CKD-701'를 승인받았다.
이에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KD-702'가 시흥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CKD-702는 회사가 2013년부터 10년 넘게 연구를 이어오고 있는 항암이중항체 바이오 신약이다. 지난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 임상 1상 파트2를 진행 중이다. CKD-702가 개발에 성공한다면 앞서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와 함께 국내 항암제 시장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글로벌 인적자원을 양성할 계획"이라며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앞장서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