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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회장, HD현대 3세 승계 ‘화룡점정’ 찍을까 [라스트 1년]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2-03 00:00 최종수정 : 2026-04-08 10:42

정주영·몽준·기선 거친 47년 ‘HD현대맨’
‘소방수’ 역할 넘어 경영승계 기반 마련 평가

▲ 권오갑 HD현대 회장

▲ 권오갑 HD현대 회장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권오갑닫기권오갑기사 모아보기 HD현대 회장에게는 수년 전부터 ‘라스트’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오너 아닌 전문 경영인으로서 47년째 한 기업에 몸 담고 있기가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내년이면 만 75세, 2026년 3월 28일까지가 공식 임기다. 권오갑 회장은 올해를 어떤 마음으로 맞았을까.

권오갑 회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창업한 현대그룹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할 만한 인물이다. 정주영·몽준·기선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현대그룹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을 이끌었다.

말단 사원에서 시작해 그룹 최고위직 회장에 올랐다. HD현대그룹에서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4번 강산이 바뀌는 세월 동안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다. 이제는 ‘HD현대’로 명칭이 바뀐 그룹 지주사 대표이사는 내년이면 8년을 꽉 채운다.

1951년생으로 성남 효성고를 나와 1975년 한국외대 포르투갈어학과를 졸업했다. 해병대 중위 전역 후 1978년 현대중공업 플랜트영업부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현대중공업(당시 현대조선중공업)은 고 정주영 창업주가 1973년 설립한 회사다.

1997년 현대중공업 전무를 맡은 이후 경영지원과 영업, 법무, 울산공업학원 감사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정몽준 이사장 축구 관련 실질적 업무를 도맡았다(그는 1990년 현대학원 사무국장으로 일하며 울산대, 울산과학대, 현대중·고교, 현대청운중, 현대정보과학고 축구부 창단을 주도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홍보실을 만들고 10년간 이끌었으며, 4년 동안 법무실을 담당했을 땐 회사 관련 소송에서 거의 패한 적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2010년 현대중공업이 아부다비 국제석유투자회사로부터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했을 때 그 회사 사장에 올랐다. 그는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로 취임하자마자 기획조정실을 신설해 신사업을 추진했다.

석유정제 사업이 전부였던 현대오일뱅크에서 석유화학, 윤활기유, 혼합자일렌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과감한 신규 투자로 영업이익 1300억원대 회사를 1조원대 규모로 성장시켰다.

2014년까지 현대오일터미널과 현대쉘베이스오일, 현대케미칼 3개 회사를 세웠다.

지난 2014년 9월 권오갑 회장은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및 그룹 기획실장에 선임됐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해운업 불황으로 연간 2조원대 영업손실을 내고 있던 상황이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아 소방수로 전격 투입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월급을 반납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 임원 사직서를 받으며 강도 높은 개혁에 들어갔다. 능력 있는 젊은 부장급은 리더로 발탁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지분을 매각해 1조원 넘는 자금을 마련했다.

그룹 내 조선 계열사 영업조직을 통합한 그룹선박영업본부를 출범시켜 영업력을 극대화했다.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재무구조도 개선했다.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현대로보틱스, 현대에너지솔루션 등 비조선 사업을 분할하고, 현대중공업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고강도 구조조정 덕분에 현대중공업은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해 10월 현대중공업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2018년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19년 6월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11월 회장 승진했다. 2021년 7월 그룹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사로 출범한 현대제뉴인(현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이사를 맡았다.

정기선닫기정기선기사 모아보기 수석부회장이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며 경영에 본격 참여하면서 권오갑 회장에 ‘라스트’ 수식어 등장 빈도가 잦아졌다. 권오갑 회장은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제뉴인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11월엔 정기선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23년 11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이뤄진 인사다.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 대표이사를 권오갑 회장과 같이 맡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 임기는 오는 2027년까지다.

현재 권오갑 회장은 HD현대 대표이사직만 유지하고 있다. 2021년 연임, 2023년 3연임을 달성했다. 당시 정몽준 이사장은 권 회장에게 그룹을 계속 이끌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갑 회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으로 꼽힌다.

재계는 정기선 수석부회장 경영승계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권오갑 회장이 HD현대 사내이사 자리에서 내려올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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