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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박정원 회장, 스마트머신·에너지·소재…‘사두용미(蛇頭龍尾)’로 재기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1-13 00:00

지난해 시도한 사업재편 결국 고배
올해 신년사 3대 사업 시너지 강조
“당장 어려워도 반드시 기회 온다”

△ 1952년 3월 9일 서울 출생 / 1991년 대일고 / 1985년 고려대 경영학과 / 1989년 보스턴대 MBA / 1994~1998년 오비맥주 상무 / 1999~2001년 ㈜두산 대표이사 부사장 / 2001~2007년 ㈜두산 대표이사 사장 / 2007~2012년 ㈜두산 부회장 / 2009년~현재 두산베어스 구단주 / 2012년~2016년 ㈜두산 회장 / 2016년~현재 두산그룹 회장

△ 1952년 3월 9일 서울 출생 / 1991년 대일고 / 1985년 고려대 경영학과 / 1989년 보스턴대 MBA / 1994~1998년 오비맥주 상무 / 1999~2001년 ㈜두산 대표이사 부사장 / 2001~2007년 ㈜두산 대표이사 사장 / 2007~2012년 ㈜두산 부회장 / 2009년~현재 두산베어스 구단주 / 2012년~2016년 ㈜두산 회장 / 2016년~현재 두산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박정원닫기박정원기사 모아보기(62)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갑진년 한 해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아마도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중요한 계획을 성사시키지 못한 아쉬운 한 해로 남아 있을 것이다. 지난 하반기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을 위해 꼬박 6개월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그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2024년은 ‘청룡의 해’였지만 박정원 회장에게는 ‘용두사미(龍頭蛇尾)’와 같은 해였다. 계열사 사업재편을 통해 거대한 용 한 마리를 만들고자 했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를 맞아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올해 박정원 회장은 ‘사두용미(蛇頭龍尾)’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사업 위주 계열사별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박정원 회장은 2025년 신년사를 통해 “연관 있는 분야에서 회사나 부문 간 경계를 넘는 협업을 위해서는 활발한 소통과 더불어 새로운 시도가 적극 장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장 시장 여건이 어려워도 기회는 반드시 온다”며 경영진이 앞장서 그룹 3대 사업 축인 △클린에너지(Clean Energy) △스마트 머신(Smart Machine) △반도체 및 첨단소재(Advanced Materials) 시너지를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가 언급한 3대 사업은 두산그룹이 지난해 주주들 반대를 무릅쓰면서까지 기업구조를 개편하려던 핵심 이유다.

그간 업종 구분 없이 혼재돼 있던 그룹 사업을 3대 부문으로 나눈 후 각 계열사를 사업 성격에 맞는 부문 아래 위치하도록 조정하려고 했는데, 이때 등장한 게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산하로 옮기는 방안이었다.

당시 주주와 당국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정원 회장은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난해 12월 관련 주주총회를 목전에 두고 터진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여파로 주가가 곤두박질을 치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박정원 회장은 올해를 ‘3대 사업 협업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다시 분명하게 밝혔다. 클린에너지는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퓨얼셀이 주축이며, 스마트 머신은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그리고 반도체 및 첨단소재는 두산테스나가 담당한다.

소형 건설기계를 생산하는 두산밥캣과 협동 로봇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두산로보틱스는 그동안 개별적으로 진행해 오던 연구개발(R&D) 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인공지능(AI)과 무인화·자동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대한 기술제휴나 인수합병을 함께 진행해야 중복 투자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율주행 로봇과 무인 지게차 등 더 다양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퓨얼셀은 기존 역할대로 에너지 사업을 책임진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가스 및 수소터빈, 해상풍력을 맡고, 수소연료전지를 생산하는 두산퓨얼셀이 수소 및 암모니아 등 신재생 에너지를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를 담당한다.

두산퓨얼셀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로, 발전용 연료전지 기자재 공급과 연료전지 발전소에 대한 장기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자력과 화력발전 설비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두산에너빌리티와 사업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중 테스트 사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두산테스나는 다음달 28일 자회사 엔지온을 흡수합병하며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엔지온은 이미지센서 반도체 후공정 기업으로, 반도체칩 선별 및 재배열, 웨이퍼 연마, 절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웨이퍼 상태 또는 패키징이 완료된 개별 칩에 테스트를 진행해 불량품을 솎아내는 일을 하는 두산테스나와 합병을 통해 후공정 턴키(Turn key) 수주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자율주행차 자동제어 기능과 에어컨 AI 시스템, 챗GPT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다. 소품종 제품 생산 후 판매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주문형 생산 방식을 취한다.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할 때 가격변동이 큰 메모리 반도체보다 가격변동이 안정적인 편이다.

박정원 회장은 특히 올해 3대 사업에 속하는 계열사들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이들 실적을 꼼꼼히 챙길 예정이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초만 해도 2024년 연간 매출 20조원 달성에 고무돼 있었는데, 이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사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2023년 연 매출 19조원을 기록한 두산그룹 지주사 ㈜두산 지난해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6.98% 감소한 17조9627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확정 실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박정원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선 수익성을 높이는 게 우선순위”라고 말할 정도로 지난해 두산그룹 실적은 다소 하락세를 탔다.

특히 그룹 주요 계열사인 두산밥캣과 두산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두산밥캣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한 47억 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4%나 급락했다. 두산밥캣은 2022년부터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지만 지난해에는 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한 11조6539억원을, 영업이익은 33.1% 급감한 782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 매출은 전년 대비 10.3% 떨어진 15조7783억원, 영업이익은 29.3% 줄어든 1조38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설립부터 9년간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두산로보틱스는 2024년 적자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36.6% 증가한 725억원을 달성하지만, 영업적자는 192억원에서 264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두산테스나는 2024년에도 연 매출 3000억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5% 감소한 53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두산퓨얼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50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 81.4% 감소한 8억원에 그쳤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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