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코스트코에 입점한 빙그레 식물성 메로나. /사진=빙그레
5일 빙그레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4342억 원) 대비 6.8% 상승한 4638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1.1% 하락한 647억 원을 냈다. 이익 감소는 메로나, 붕어싸만코, 바나나맛우유 등 인기 제품들의 해외 판매망을 넓히는 과정에서 마케팅 활동에 따른 판관비 증가 때문이다. 올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1조1721억 원, 영업이익 1306억 원으로 모두 5.0%씩 올랐다. 앞서 지난해에도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10.5% 오르며 1조1165억 원으로 최대 실적을 썼는데, 1년 만에 이를 갈아치웠다.
저성장, 저출생 기조로 국내 식품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빙그레는 외형과 내실을 모두 잡은 셈이다. 빙그레의 호실적 배경에는 지난 2020년 빙과업계 3위 주자였던 해태아이스 인수 후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높여온 점과 해외로 마케팅을 확대하면서 수출 비중을 늘려온 데에 기인한다. 해태아이스는 부라보콘과 누가바, 바밤바, 쌍쌍바 등 스테디셀러 제품들을 다수 보유한 아이스크림 업체다. 빙그레는 빙과업계 2위 규모로, 메로나와 투게더, 요맘때 그리고 붕어싸만코 등 다수 아이스크림을 생산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 소매점 판매통계 기준 지난해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1조4274억 원이다. 그중 롯데웰푸드가 5760억 원(40.56%)으로 1위, 빙그레가 4049억 원(28.37%)으로 2위, 해태아이스가 2134억 원(14.95%)으로 3위였다. 이후 빙그레가 해태아이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업계 1위 주자로 올랐지만, 롯데웰푸드와는 채 3%p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롯데웰푸드가 최근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열풍에 힘입어 맛과 건강을 겸비한 ‘0(Zero)’ 칼로리 아이스크림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마케팅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실제로 빙그레는 연초 붕어싸만코 딸기맛을 시작으로, 요맘때 출시 20주년을 맞아 허니아몬드맛과 리치피치, 귀리 등의 식물성 원료로 만든 메로나, 슈퍼콘 화이트 헤이즐넛 초코, 빵또아 고구마케이크 등을 잇달아 시장에 내놨다. 자회사인 해태아이스 역시 누가바 출시 50주년을 기념한 누가바이트 미니, 사모나와 바밤바를 결합한 사모나바밤바, 쌍쌍바에 카라멜을 입힌 쌍쌍바 카라멜, 시원시원 우유팥바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해외를 겨냥해서는 식물성 메로나를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 호주 시장을 두드렸다. 바나나맛우유로는 중국 내 편의점과 코스트코 유통 채널에 입점했고, 붕어싸만코는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으로 판매망을 넓혔다. 빙그레는 현재 미국과 중국, 베트남에 해외법인을 뒀다. 30여 개 국가에 유제품과 아이스크림 등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 1년간 1억 달러 이상의 수출을 달성, 한국무역협회로부터 ‘1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빙그레는 3분기까지 국내 매출이 8754억 원으로, 전년(8414억 원)보다 4.0% 상승했다. 수출에서는 전년(1043억 원) 대비 15.7% 뛴 1207억 원을 벌어들였다. 국내에서는 여름철 성수기 아이스크림 특수를 입었고, 해외에서는 인기 제품들을 중심으로 공략한 점이 주효했다. 이를 토대로 단백질 브랜드 ‘더: 단백’과 건강기능식품 ‘tft’, 떠먹는 발효유 ‘요플레’, 식물성 음료 ‘바유’ 등에서도 신제품을 확대하거나 리뉴얼에 나서는 등 사업 다변화에 힘을 줬다.
빙그레 냉동탑차. /사진=빙그레
빙그레 측은 “식물성 메로나를 필두로 글로벌 판매망을 넓혀 갈 것이며, 주요 제품의 할랄(HALAL) 인증을 취득해 아시아나 중동 지역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며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다양한 식품 박람회와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