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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구하기' 최재원 부회장 묘수는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6-24 17:42

자금 말라가는데 '캐즘' 암초...이노베이션 지원 한계
이노·E&S 합병안 급부상...최태원 이혼소송이 변수?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SK이노베이션 사령탑에 오른 최재원닫기최재원기사 모아보기 수석부회장이 배터리 자회사 SK온 살리기에 고심하고 있다. 지원 여력이 떨어지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지주사 캐시카우인 SK E&S와 합병이라는 빅딜도 논의되고 있다.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SK온은 올해 1분기 33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출범 이래 10개 분기 연속 적자다. 2022년 연간 영업손실 9912억원, 2023년 5818억원 등 누적 적자는 총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작년 4분기 약속했던 흑자전환 목표가 '전기차 캐즘(수요둔화)'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에도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 불안 요소다. 미국 조지아 공장 등 대규모 신규 증설이 진행되고 있는 터라 투자 규모도 줄이기 어렵다. 올해 잡혀 있는 시설투자 금액만 7조5000억원이다.

SK온이 수익성 창출에 어려움을 겪자 이를 지원하는 모회사 SK이노베이션도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프리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던 SK온에 지난 2022년말 2조원을 직접 수혈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도 불안정한 정유·석유화학 업황과 그린 에너지 사업 전환으로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부채는 2019년 21조3000억에서 올해 1분기 55조원으로 급증했다. 작년엔 주주 반발에도 1조1800억원 유상증자를 강행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직접 등판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최근 SK온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자리를 옮겼다. SK온을 둘러싼 복합위기와 그룹 에너지 계열사 전반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최 수석부회장은 SK온을 미래 핵심으로 보고 있다. 그는 올해 들어 "전동화는 정해진 미래"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냈다. 계속 미뤄지고 있는 SK온의 사업 정상화와 IPO 시점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주는 게 최 수석부회장에게 주어진 숙제다.

올해초부터 거론되고 있는 시나리오가 SK온·엔무브 합병, SKIET 지분 매각 등이다. SK엔무브는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로 견고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재무적투자자(FI)로서 SK엔무브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 IMM크레딧앤솔루션의 반대로 합병안 성사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IET는 대부분 SK온에 배터리 소재인 분리막을 공급하는 회사로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다.

'SK온 구하기' 최재원 부회장 묘수는

최근 2~3주 사이 급부상한 방안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다. 지난 7일 SK이노베이션은 최 수석부회장의 신규 선임과 함께 "SK그룹 수석부회장과 SK E&S 수석부회장을 계속 겸임한다"고 밝혔다.

앞서 최 수석부회장은 횡령 등으로 실형이 확정된 지난 2013년 SK E&S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현재까지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미국 계열사 참여 외엔 직접적인 경영활동은 없었다. 이번 인사로 SK E&S가 다시 언급되며 이를 활용한 대규모 구조조정안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며 부인하지는 않았다.

SK E&S는 천연가스(LNG) 발전·수입·판매를 기반으로 하는 국내 최대 도시가스 서비스 업체다. 최근 2년간 영업이익이 4조원을 웃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는 수소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카본 투 그린이라는 SK이노베이션의 미래 포트폴리오와 일치한다. 구체적인 합병 비율 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SK온을 지원하느라 자금이 절실한 SK이노베이션에게 숨통을 틔어줄 수 있다.

최태원 SK 회장

최태원 SK 회장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SK E&S는 지분 90%를 지주사 SK㈜가 들고 있다. 매년 유입되는 배당금이 5000억~7000억원에 이른다. 게다가 SK㈜의 SK E&S 지분 가운데 10%는 IPO를 전제로 FI에 TRS(총수익스와프)으로 묶여있다. 'SK온 살리기' 목적이 다분한 합병안으로는 기존 주주들이 얻는 실익이 부족하다. 합병안이 보도된 이후 SK이노베이션 주가는 한때 19% 급등한 반면, SK㈜ 주가는 16% 하락했다.

SK그룹 지배구조를 둘러 싼 이슈로 인해 사정은 한층 복잡하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30일 이혼소송 2심에서 재산분할로 1조400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3심에서 기존 판결을 뒤집지 못할 경우 재산분할금 마련을 위해 핵심 재산인 SK㈜ 주식을 활용해야 한다.

또 소송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배구조를 흔들 수 있는 변화를 주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28일 SK 확대경영 회의에서 이노베이션·E&S 합병안이 논의될 것이라는데, 당장 결론 내리기 어려운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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