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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운명의 날 D-7, 구지은의 '진심' 통할까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5-24 16:01

아워홈 31일 임시 주총 개최, 경영권 향배 촉각
구지은 부회장, 아워홈 자사주 지분 매입 승부수
아워홈 노조 "구지은 지지, 오너들이 사익 도모"

아워홈 사옥. /사진=아워홈

아워홈 사옥. /사진=아워홈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급식업체 아워홈의 운명을 가를 경영권 향배가 일주일 후 결정된다. 막내 구지은 현 부회장이 이끈 아워홈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장남과 장녀의 변심으로 회사는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 부회장이 경영권 사수를 위해 자사주로 지분을 매입하겠다 해 이목이 쏠린다.

아워홈은 오는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앞서 지난달 열린 정기 주총에서는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씨가 합종연횡해 구지은 현 부회장 등 사내이사 10여 명의 재선임 안건을 부결시켰다. 동시에 이들은 새 사내이사로 구미현씨와 그의 남편인 이영렬 전 한양대 의대 교수를 선임했다. 두 사람은 기업 경영을 배워보거나 참여한 바 없었다.

아워홈은 창업주 고 구자학 회장이 지난 2000년 LG유통에서 FS(식품서비스) 사업 부문을 계열 분리하면서 출범한 회사다. 현재 네 남매가 지분을 골고루 나눠 갖고 있다.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이 880만 주(38.56%)를, 장녀 구미현씨가 440만 주(19.28%)를, 차녀 구명진씨가 447만3448주(19.60%)를, 막내 구지은 부회장이 471만7400주(20.67%)를 보유했다. 이에 최근까지 장녀 구미현씨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장남과 막내 사이에서 갈지자 행보를 보여왔다.

이처럼 아워홈은 현재 두 명의 사내이사만 선임된 상태다. 자본금 10억원 이상인 기업은 사내이사가 최소 3인 이상이어야 한다. 이에 아워홈은 오는 31일 임시 주총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구 부회장이 자사주 매입 안건을 올렸다. 회사의 배당 가능 이익 5331억원을 동원해 1년 안에 1401만9520주(전체 지분의 61%) 한도 내 자사주를 사들인다. 매각을 희망하는 구미현씨의 지분을 사서 경영권을 사수하려는 것이다. 구 부회장의 임기는 오는 6월 3일까지로, 사실상 마지막 카드다. 아워홈이 장녀의 지분을 매입해 자사주가 되면 의결권은 자동으로 사라진다. 이를 통해 구 부회장도 사내이사 재진입을 시도할 전망이다.

반면 구본성 전 부회장은 사모펀드에 아워홈 경영권을 매각하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장남인 구재모씨와 측근 황광일 전 아워홈 중국남경법인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임시 주총에 올렸다. 또한, 자신 역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냈다. 구 전 부회장은 2년 전에도 구미현씨와 아워홈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매각은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두 장남, 장녀가 이러는 이유는 배당금 때문이다.

구지은 부회장은 2015년까지 아버지 구자학 회장의 총애를 받고 아워홈 경영 수업을 받았다. 그러나 범LG가인 아워홈도 장자 승계 원칙을 따랐고, 구본성 전 부회장이 이듬해 취임했다. 구지은 당시 부사장의 보직이 해임되면서 아워홈 남매 갈등도 처음 수면 위로 올랐다. 이후 2021년 6월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구미현씨가 구지은 현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세 자매의 지분 총합이 59.55%가 되면서 구본성 전 부회장 지분을 앞질렀다. 이때 세 자매는 의결권 통일 협약을 맺었다. 장남, 장녀가 2년 전 경영권 매각에 실패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구지은 부회장은 코로나로 실적 부진에 빠졌던 아워홈을 이듬해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본인 포함 배당을 진행하지 않았다. 아워홈은 즉각 차입금 상환에 나섰고, 부채 비율도 2020년 197.8%에서 지난해 113.2%로 대폭 축소됐다. 지난해 아워홈은 코로나를 끝내고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 1조9835억원, 영업이익 943억원을 기록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구 부회장은 사상 최대 실적에도 배당액은 60억원으로 집행했다. 반면 구본성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 시절 배당액을 2017년 68억원, 2018년 74억원, 2019년 171억원, 2020년 760억원으로 매해 늘려왔다. 지난해의 경우 구본성 전 부회장은 2966억원을, 구미현씨는 456억원의 배당액을 요구한 바 있다. 배당액을 둘러싸고 남매간의 진심과 욕심이 드러난 것이다.

구지은 부회장은 최근 SNS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언니 구명진씨와 구자학 회장의 선영을 찾은 사진을 올렸다. 구 부회장은 그러면서 “아버지가 아끼시던 막내. 아워홈! 저희가 잘 보살피고 있어야”라는 글을 올렸다. 사진에는 두 자매가 아버지 선영을 향해 묵례하는 모습과 구 회장의 회고록이 담겨있다. 이는 구 부회장이 아워홈 경영권 사수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기도 하다.

사진=아워홈 노동조합

사진=아워홈 노동조합

아워홈 직원들은 구지은 부회장 경영 체제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구미현씨 사택에서 트럭시위도 이어가고 있다. 아워홈 노동조합은 “구미현씨는 회사 경영에 참여한 적이 없으며, 식품사업은 경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이어 “전문경영인을 임명하더라도 오너 체제에서는 의사결정도 쉽게 할 수 없다. 현재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구지은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라고 입장을 냈다.

아워홈 운명은 결국 장녀 구미현씨 손에 달려 있다. 그가 구지은 부회장이 제안한 자사주로의 매각에 동의할지 주목된다. 오빠인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의 각종 리스크와 기업 경영 경험이 없는 본인의 전문성 논란에 갑작스레 입장을 바꿀 수 있다. 피해를 보는 것은 아워홈 임직원들이다. 코로나를 딛고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직원들은 오너 간의 무책임한 사리사욕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아워홈 내부에서도 경영권 분쟁이 속히 해결되길 바라며, 회사 이미지 추락을 경계하고 있다.

아워홈 노조는 “회사 성장을 위해 모범을 보여야 할 대주주 오너들이 사익을 도모하면서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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