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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보는 화폐전쟁-나렌드라 모디] ②인도, 달러 결제망에 반기?

김창익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 2024-02-13 12:00

김창익 칼럼니스트 : 서울경제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부국장/돈세이돈 대표, 저서: 월저바보(월스트리트저널 바로보기)

김창익 칼럼니스트 : 서울경제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부국장/돈세이돈 대표, 저서: 월저바보(월스트리트저널 바로보기)

화폐전쟁은 기축통화란 절대반지를 둘러싼 쟁탈전이다. 두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며 영국의 파운드화가 미국 달러에 반지를 내줬다. 1970년대 초 베트남 전쟁 후 달러는 금태환의 사슬을 벗고 석유를 새로운 짝으로 맞으며 명실상부 절대권력을 획득했다. 종이와 잉크만 있으면 돈이 되는 마법이 가능해진 것이다.

문제는 지난 50년간 미국이 절대반지의 권능을 남발했다는 점이다. 찍어낸 국채가 33조 달러에 달하면서 달러도 많이 찍으면 인플레이션이란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세상이 알게 됐다. 50살이 넘어 노화가 진행되는 달러 패권의 자리를 중국 위안화가 위협하고 나서면서 독수리와 팬더의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달러에 대한 대안으로 탄생한 비트코인이 자산으로 인정받으며 또 다른 전선을 만들고 있다. 달러는 절대반지를 빼앗으려는 위안화와 절대반지 자체를 파괴하려는 비트코인을 상대로 두 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현재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 나한드라 모디 인도 총리,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화폐전쟁을 벌이는 주역들이다.

또 다른 전장에선 일런 머스크 테슬라 CEO가 기존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화폐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전쟁은 역사상 전례 없던 일이다.

인도, 달러 결제망에 반기?

▲ 사진출처=봉황망(凤凰网)

▲ 사진출처=봉황망(凤凰网)

인도가 세계 3위 석유 수입국이란 점도 화폐 전쟁에서 고려해야할 중요한 요소다. 인도가 아라비아해에서 석유를 수입하기 위해 막대한 달러를 필요로 한다는 얘기다.

막대한 석유 수입국이란 점 때문에 인도가 페트로달러를 위협하는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가 중국을 견제할 지정학적 요충지로 각광을 받으면서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비위를 맞추느라 그의 일탈을 눈감아 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우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현실화 하고 있다.

인도는 브릭스(BRICS) 경제동맹의 한 축으로 반(反)달러 결제망(SWIFT)에도 참여하고 있다. 스위프트의 반대 진영에 선다는 것은 페트로달러 시스템에 대한 정면 도전인데, 인도는 비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는 있지만 일단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브릭스 중심의 새로운 결제망 구축에 발을 담그고 있다.

2023년 인도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올라섰다. 지는 10년간 인도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도 3~8%대로 중국을 웃돌고 있다. 가정과 산업에서 석유 소비가 급증할 것이라는 의미다.

인도는 2022년 기준 세계 원유 수입량의 11%를 차지했다. 22%인 EU와 21%인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원유 수입국이다.

실제 인도의 원유수입은 급증 추세다. 2022년 기준 전년보다 수입량이 11% 이상 늘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타격을 입은 중국이 2.3% 수입량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인도의 원유 수입은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중동에 절반 이상(59%)을 의존하고 있다. 이라크로부터 23%를 수입하고 있으며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18%를 사온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과 사우디의 이해관계에 따라 유가는 급등락할 수 있고 인도 경제는 이에 막대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인도가 미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모디 총리는 인도의 지정학적 요충지로서의 지위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달러 결제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반 스위프트 동맹에도 가담함으로써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는 틈을 타고 모디 총리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다. 러시아가 경제 제재를 극복하기 위해 자국 원유를 브렌트유 보다 배럴당 10달러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팔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의 눈총 같은 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라면 감수하겠다는 메시지다.
실제 인도가 2022년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원유량은 전년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영국 BBC는 인도 국영 대출 기관인 바로다 은행의 보고서를 인용, 인도가 2022년 러시아로부터 원유 수입량을 대폭 늘렸으며, 이를 통해 50억 달러(한화 6조 6140억원)를 절약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일으킨 뒤 서방 국가의 대러 제재가 시작되자, 원유 수입량이 많은 중국과 인도 등의 국가에 할인된 가격으로 자원을 판매해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러시아 석유는 인도의 연간 원유 수입량의 2%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이 수치는 약 20%까지 치솟았다.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대러 제재에 동참하라는 서방의 압력에는 실리주의란 명분으로 맞서고 있다.

실제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장관은 2022년 11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인도는 세계 3위의 석유·가스 소비국으로서 자국의 이익을 챙겨야 한다. (러시아산 석유 구매가) 우리에게 유리하다면 우리는 그것을 계속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의 중개 무역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국인 EU와 미국으로 원유 가공상품을 되팔아 차익을 남긴다는 것이다.

김창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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