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강변 아파트 전경. 사진 = 한국금융신문
이 같은 관행은 하도급 협력사의 막혀있는 자금 사정을 해소해주는 대표적인 건설업계의 선순환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최근 2년과 같이 건설경기가 악화된 상황에서는 협력사들과의 상생만이 아니라, 원청이 건설사에 탄탄한 재무 체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치로도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건설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은 올해도 협력사들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공사 및 납품 대금을 설 연휴 이전으로 앞당겨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는 900여 개 협력사에 총 6000억여 원의 대금이 지원될 예정이며, 이는 최근 3년간 가장 큰 규모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업계 최초로 2010년부터 중소기업 거래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해오고 있고, 매년 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중소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대금을 조기 집행했다. 올해 역시 중소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운용을 위해 내달 7일부터 15일까지 지급해야 하는 거래대금 720억원을 지급키로 했다. 지급 대상은 최근 포스코이앤씨와 거래하고 있는 928개 중소기업으로 거래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
중흥그룹 또한 중흥건설·중흥토건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운용을 돕기 위한 공사대금 약 1300억 원 규모를 명절 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에 지급할 결제대금을 설 명절 전에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며 “사회적 분위기와 건설경기 침체 등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으나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이어가기 위해 조기지급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매년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를 위한 무이자 자금대여를 시행해왔다. 올해 설에도 총 34개 사에 약 66억 원으로, 총 5개 사에 약 15억을 대여했던 전년 추석 대비 규모와 지원금액을 대폭 늘렸다. 아울러 명절 전 대금을 조기 지급함으로써 협력사의 금융 안정화를 적극적으로 돕기 위해 대금지급일을 단축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명절은 각 현장에서도 상여금 등으로 인해 자금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이므로 건설사들의 이 같은 관행이 개별 현장에 자금줄을 뚫어주는 것은 물론 현장 사기 증진에도 도움을 준다”며, “특히 최근처럼 건설업계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는 ‘우리는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장치로도 기능할 수 있어 일석삼조라고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