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금융위원회
이미지 확대보기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1일 현행 은행법령 체계에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방식·절차 등을 명확히 하기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시 인가방식 및 절차’를 마련해 제2차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은행권 경쟁촉진을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행 은행업 인가체계상 은행업 영위를 위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모두 은행법 제8조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하며 인가요건과 절차가 대부분 동일하나 일부 인가요건과 영업구역·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시중은행의 인가 최소 자본금은 1000억원이며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각 250억원씩이다. 비금융주력자 주식보유한도는 시중은행은 4%, 지방은행은 15%, 인터넷전문은행은 34%다. 영업구역과 영업방식의 경우 시중은행은 전국 온·오프라인에서 가능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하며 지방은행은 온·오프라인이지만 일부 제한을 두고 있다.
다만 현행 은행법령상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은 없으며 종전에도 은행 종류의 전환 사례는 없었다. 지방은행의 정관에서 특정지역으로 제한하고 있는 영업구역을 전국으로 변경시 시중은행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일부 의견도 있으나 은행 종류의 전환은 금융감독정책의 중요사항으로 사전 승인절차 없이 정관 변경만으로 허용하는 것은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인가방식은 은행법 제8조의 은행업인가 규정에 따른 ‘인가내용의 변경’ 방식으로 심사가 진행된다. 시중은행으로 ‘신규인가’ 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으나 이 경우 기존 지방은행 인가에 대한 별도의 폐업인가가 필요할 수 있고 지방은행의 법률관계가 시중은행으로 승계되는지 여부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다. ‘인가내용의 변경’ 방식의 경우 지방은행 인가에 대한 별도의 폐업인가가 불필요하고 법적 불확실성의 해소가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은 중요사항의 변경에 해당하는 만큼 신규인가에 준해 대주주 요건, 사업계획의 타당성 요건, 임원 요건, 인력·영업시설·전산설비 요건 등 법령상 모든 세부심사요건에 대해 심사할 계획이다.
은행의 영업범위가 확대되는 점을 감안해 사업계획, 내부통제, 임원의 자격요건 등 경영 관련 세부심사요건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히 심사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세부심사요건의 타당성 점검을 위한 절차인 외부평가위원회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등 필요한 절차를 생략없이 모두 진행할 방침이다.
예비인가의 경우 신청인이 바로 본인가를 신청하는 경우 생략할 수 있으며 신청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본인가 신청 전 예비인가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예비인가 생략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예비인가는 신청인의 본인가 가능성 등을 사전에 확인해 불필요한 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이미 인적·물적설비 등을 갖추고 은행업을 영위중인 지방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예비인가를 거칠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사고가 발생해 검사·조사가 진행중인 지방은행의 경우 금융사고가 주주가 아닌 은행 또는 임직원의 위법행위와 관련된 문제라면 제재 확정 전이라도 시중은행 전환을 신청할 수 있다. 은행 또는 임직원의 위법행위와 관련된 사고라면 은행법상 인가요건 중 대주주 결격 사유나 은행업감독규정상 인가심사 중단 사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사고와 관련하여 임원의 제재가 예상되는 경우와 인가신청시 관련서류에 향후 제재가 확정될 경우 대상 임원에 대한 조치계획 등 신청인의 계획을 제출하도록 하고 외부평가위원회를 통해 적정성을 심사할 계획이다. 또한 금융사고 발생 은행에 대해서는 심사과정에서 세부심사요건 중 내부통제체계의 적정성 관련 사항을 보다 엄격하게 심사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향후 지방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위해 인가내용 변경을 신청하는 경우 해당 인가방식 및 절차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다. 추후 은행법 개정을 통해 전환 방식·절차를 명시적으로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경찬 한국금융신문 기자 kk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