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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혁신 서비스 속 소비자는 없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1-29 00:00

▲ 전하경 기자

▲ 전하경 기자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자 이제 출격 준비

나 오늘 폼 미쳤다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길을 비켜라

찢었다 찢었

따라올템 따라와바

가수 영탁 노래 '폼미쳤다' 가사다. 노래 가사 속 주인공은 높은 자존감을 뽐내며 자신이 최고라고 잔뜩 뽐낸다. '난 왠지 오늘 뭔가 될 것 같은 느낌'이라며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까지 보여준다. 미친 폼으로 출격 준비를 하던 네이버, 카카오페이, 토스 등 플랫폼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 출시 하루 전 모습이 겹쳐 보인다.

서비스 출시 하루 전 플랫폼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는 그야말로 '미친 폼'을 보여줬다. 금융당국 수장인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에 플랫폼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 참여사 CEO인 이성재닫기이성재기사 모아보기 현대해상 대표, 김재식닫기김재식기사 모아보기 미래에셋생명 부회장,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 서국동 농협손해보험 대표는 물론 박상진닫기박상진기사 모아보기 네이버페이 대표, 김철주 생명보험협회 회장, 이병래닫기이병래기사 모아보기 손해보험협회 회장, 이근주 핀테크산업협회 회장까지 서비스 띄우기에 나섰다. 농협손해보험은 자사 모델은 배우 유인나를 초청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배우 유인나는 서비스 체험 후 '간편하다', '쉽다'며 극찬을 했다.

보험사 CEO들과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 협회장 등은 "플랫폼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가 안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며 "소비자 편의성을 증대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식 출시 날. 미친 폼은 무너졌다. 네이버를 비롯한 플랫폼에서는 오류가 속출했다. 김 위원장 말과 달리 서비스 효용도 체감하지 못했다. 보험료는 저렴하지 않았다.

뱅크샐러드가 제공한 자사 플랫폼 통해 가입하면 제공하는 3만원(연 보험료 2%) 캐시백 정도가 소비자가 느꼈던 효용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번 사태는 예견된 일이었다. 플랫폼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가 출시될 때까지 보험업계, 빅테크 업계는 유독 갈등이 좁혀지지 않았다. API를 어떻게 할지부터 삐걱댔다. 막판까지 수수료 조율도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보험업계는 4요율을, 핀테크 업계는 3요율을 주장하다가 3%로 정리됐다.

양 업계 이권다툼만 있을 뿐, 소비자 효용은 고려되지 않았다. 설계사로 자동차 보험을 가입하면 비싼 수수료를, 다이렉트로 가입하면 소비자 보장에 생기는 구멍을 빅테크가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아무것도 이뤄진게 없다. 다이렉트는 소비자가 잘만 공부하면 스스로도 저렴하게 설계 할 수 있다.

제대로 안되는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로 보험업계와 빅테크들은 오히려 신났다.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손보 빅4들은 플랫폼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자신의 점유율을 지킬 수 있다. 고객들은 자연히 설계사나 다이렉트를 찾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빅테크들은 이번 서비스로 고객데이터가 풍부해졌다.

이번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일부 플랫폼들은 고객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사용하게 해 논란이 됐다. 금융당국은 이 사태를 관망하며 대환 대출 플랫폼처럼 혁신을 이끌었다고 말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번 자동차보험, 용종보험을 시작으로 상품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폼'만 그럴듯한 서비스보다는 내실 있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중재자 역할이 절실해보인다. 영탁 '폼 미쳤다' 가사에 '진짜 우리 오늘 폼 미쳤다'에 플랫폼, 보험업계와 함께 '우리'에 묶이기 보다 '니가 왜 거기사 나와'라고 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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