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은행들은 단순히 탄소크레딧을 사고파는 트레이더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감축사업 투자, d-MRV 시스템, Registry, Exchange, 그리고 파생상품 시장까지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의 전 가치사슬(Value Chain)를 수직적으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동시에 진입하고 있다. 이것은 우연한 움직임이 아니라 매우 전략적인 산업 포지셔닝이다. 글로벌 은행들은 직접 혹은 자회사를 통해 이미 다른 원자재·상품 시장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시장을 지배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은 이제 막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환경 속성 상품 시장이며, 글로벌 은행들은 이 시장이 완성된 이후가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부터 들어오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시장이 완성된 이후에는 가격을 따라가는 참여자가 되지만, 시장이 만들어지는 단계에서 들어가면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쪽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생성혀AI활용 (자료: KIUDA)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에 투자하는 이유
겉으로 보면 글로벌 은행이 배출 감축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탄소크레딧을 확보하기 위해서처럼 보인다. 그러나 더 정확히 말하면, 은행들은 크레딧을 사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크레딧이 만들어지는 공급망에 들어가기 위해 투자한다.탄소크레딧 시장에서 가장 상류(Upstream)는 감축 프로젝트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조림 사업, 재생에너지 사업, 메탄 감축 사업, 에너지 효율화 사업 등에서 실제 배출 감축이 발생하고, 그 감축량이 검증되면 그 결과를 기반으로 탄소크레딧이 발행된다. 즉, 이 단계는 산업 구조로 보면 독립적인 제3자 인증을 통해 표준화된 상품이 생산되는 생산지에 해당한다.
글로벌 은행들이 이 단계에 투자한다는 것은 단순한 ESG 투자가 아니라, 미래에 발행될 탄소크레딧의 공급을 선점하는 의미를 가진다. 이는 석유 시장에서 유전을 확보하거나, 광물 시장에서 광산 지분을 확보하는 것과 유사한 개념이다. 원자재 시장에서 상류 자원을 확보한 기업이 장기적으로 가격과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는 것과 같은 구조이다.
향후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이 확대될수록 가장 먼저 발생할 문제는 수요 부족이 아니라, 무결성을 지닌 고품질 탄소크레딧의 공급 부족일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은행들은 이 지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시장에서 크레딧을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감축 프로젝트 개발 및 투자 단계부터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무결성을 지닌 고품질 탄소크레딧은 필요할 때 시장에서 돈을 주고 사오는 상품이 아니라, 미리 확보하지 않으면 구할 수 없는 자원, 즉 제2의 희토류와 같은 전략 자원으로 변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d-MRV System x Registry x Exchange의 통합은 필수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은 일반적인 상품시장과 결정적으로 다른 특징이 있다. 석유나 구리, 밀과 같은 상품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탄소 감축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물이 아니라 검증된 감축량에 대한 기록이다. 배출 감축이 실제로 발생했는지, 그 감축량을 기반으로 발행된 탄소크레딧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이미 사용된 크레딧이 다시 판매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용 후 폐기되고 그 기록이 영구적으로 저장되고 있는지와 같은 문제는 결국 d-MRV 시스템과 Registry에서 관리된다.d-MRV 시스템은 감축이 실제로 발생했는지를 측정·보고·검증하는 시스템이고, Registry는 그 감축 결과를 기반으로 발행된 탄소크레딧의 소유권과 이동을 등록하고 거래를 기록하는 시스템이다. 이 두 시스템은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에서 은행의 계좌 시스템과 같은 역할을 한다. 계좌 시스템을 가진 기관이 금융 시스템을 지배하듯, d-MRV 시스템과 Registry를 운영하는 주체가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디지털 d-MRV 시스템과 Registry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단순한 기술 투자가 아니다. 이들은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에서 신뢰 인프라를 선점하고, 그 위에서 형성될 환경속성 상품 시장과 탄소금융 시장 전반을 주도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은 단순히 거래가 이루어지는 금융시장이 아니라, 감축 데이터의 측정·보고·검증(d-MRV)과 Registry를 기반으로 한 환경속성 상품(탄소크레딧) 시장이 먼저 형성되는 구조이다. 즉, 이 시장은 가격만으로 작동하는 전통적 상품시장이 아니라, 검증된 감축량이라는 신뢰 가능한 실물 기반 위에서만 성립하는 신뢰기반 상품시장이다.
이러한 환경속성 상품 시장이 형성된 이후에야 비로소 그 위에서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가 가능해지고, 전통 금융과 결합된 탄소금융 및 구조화 금융 시장으로 확장되는 단계적 발전 구조를 갖는다.
따라서 글로벌 은행들의 전략적 관심은 단순히 파생상품이나 거래 수익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감축 데이터 → 자산화(Registry) → 상품화(크레딧)로 이어지는 1차 시장을 선점하고, 그 위에서 2차적으로 형성되는 탄소금융 생태계 전체를 장악하려는 구조적 접근이다.
결국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은 금융상품에서 출발하는 시장이 아니라, 환경속성 상품 시장이 먼저 형성되고 그 위에 금융이 구축되는 ‘상품 → 금융’의 역방향 구조이며, 지금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바로 그 출발점인 신뢰 인프라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들어간 상태이다.
이러한 시장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d-MRV 시스템, Registry, 더 나아가 바로 다음에 다루어지는 Exchange가 통합적으로 실시간 연동되는 플랫폼 인프라가 필요하다. 결국 이 플랫폼 인프라의 구축과 운영, 그리고 그 위에서 금융 구조를 설계하는 은행들이 향후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의 중심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생성혀AI활용 (자료: KIUDA)
글로벌 은행들은 왜 Exchange를 만들려고 하는가
온실가스 국제 감축사업에서 필수적인 d-MRV 시스템과 Registry가 감축량이라는 무형의 현실 자산 영역을 담당하며 공급 측면의 중심 역할을 한다면, 탄소크레딧 거래소는 시장의 중심에 해당한다. 즉, 거래소는 단순히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라 가격이 형성되고 시장의 기준이 정해지는 핵심 플랫폼이다. 어떤 자산이든 거래소에서 거래가 이루어져야 가격이 만들어지고, 그 가격은 시장 전체의 기준 가격으로 작용한다.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탄소크레딧 거래소 설립이나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는 단순히 거래 수수료 수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더 중요한 목적은 가격 정보와 거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는 누가 무엇을 얼마에 사고파는지에 대한 데이터이며, 이 데이터는 자연스럽게 거래소에 집중된다.
석유 시장에서 ICE나 CME와 같은 거래소가 가지는 영향력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이들 거래소는 단순한 중개기관이 아니라 시장 가격의 기준을 만들고, 파생상품 시장의 기반을 제공하는 핵심 기관이다. 결국 탄소크레딧 거래소를 만든다는 것은 시장의 중심 좌표를 설정하고, 가격과 정보의 흐름을 관리하는 위치를 확보하는 전략적 행위에 가깝다. 한마디로,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는 기관은 자산을 많이 보유한 기관이 아니라, 가격이 형성되는 시장을 운영하는 기관이다.
은행들은 왜 파생상품 시장을 준비하는가
상품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은 현물 시장이 아니라 파생상품 시장이다. 석유, 천연가스, 금속, 곡물 시장 모두 실제 물리적 거래 규모보다 선물과 옵션 시장의 거래 규모가 훨씬 크다. 금융기관들이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에서 최종적으로 바라보는 지점도 바로 이 파생상품 시장이다.탄소크레딧 기반 파생상품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수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d-MRV 시스템에서 감축된 배출량이 측정·보고·검증되어야 하고, 그 결과가 Registry에서 발행되어 표준화된 크레딧으로 최초 소유자에게 등록되어야 한다. 또한 모든 거래 기록과 사용 후 폐기 내역까지 영구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신뢰 가능한 Registry가 필요하다. 여기에 충분한 거래량을 가진 거래소와 장기간 축적된 가격 데이터가 존재해야 파생상품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지금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진행하고 있는 감축사업 투자, d-MRV 시스템 구축, Registry 투자, 거래소 설립 참여와 같은 움직임은 서로 분리된 사업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탄소크레딧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시장을 만들기 위한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은 감축을 측정하고 검증하는 d-MRV 단계에서 데이터 시장으로 시작하여, Registry에서 자산 시장으로 전환되고, Exchange에서 상품 시장이 형성되며, 이후 금융시장에서 파생상품과 구조화 금융으로 확장되는 다층적 시장 구조를 가진다.
즉, 감축사업 투자는 기초자산의 공급을 선점하는 단계이며, d-MRV 시스템과 Registry는 자산의 무결성과 소유권을 관리하는 신뢰 인프라 단계이다. 거래소는 가격을 형성하는 시장 단계이고, 그 다음 단계가 바로 파생상품 시장이다. 현재 글로벌 은행들은 이미 탄소금융의 시작을 알리는 탄소크레딧 파생상품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파생상품 시장 이전 단계에 해당하는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의 플랫폼 인프라를 선점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향후 탄소크레딧 파생상품 시장이 형성되면, 그 다음 단계에서는 탄소크레딧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구조화 금융도 가능해진다. 감축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미래 탄소크레딧을 기반으로 장기구매계약(offtake)을 통해 현금흐름을 만들고, 가격 변동 위험은 파생상품으로 관리하는 구조가 형성되면, 이는 전형적인 자산 기반 구조화 금융의 형태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현재 글로벌 은행들의 움직임은 단순한 탄소크레딧 거래 사업 진출이 아니라, 탄소크레딧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구조화 금융 시장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탄소 파생상품 금융은 탄소크레딧 가격(price)을 기초로 가격 변동 위험을 관리하고 거래하는 가격 금융 시장이며, 탄소 구조화 금융은 미래 탄소크레딧에서 발생할 현금흐름(cash flow)을 기초로 자금을 조달하는 현금흐름 금융 시장이다.

▲탄소 파생상품 금융 vs. 탄소 구조화 금융
마무리 글: 가격 결정권을 가지기 위해서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글로벌 은행들의 움직임은 서로 다른 사업에 대한 개별 투자가 아니라, 하나의 시장 구조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감축 프로젝트 투자, d-MRV 시스템, Registry, Exchange, 파생상품 시장과 구조화 금융까지는 각각 독립된 사업이 아니라 하나의 금융시장 구조를 구성하는 단계들이다.결국 모든 움직임의 목적은 가격 결정권 확보다.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에서 돈을 버는 구조는 단순히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거래가 이루어지는 구조 자체를 설계하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감축이 어디서 만들어지는지, 그 감축이 어떤 기준과 어떤 d-MRV 시스템을 통해 검증되는지, 크레딧이 어느 Registry에 기록되는지, 어느 거래소에서 거래되는지, 그리고 어떤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이 되는지까지 이 모든 구조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은행이 결국 시장의 가격 형성과 금융 흐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에서의 경쟁은 누가 더 많은 크레딧을 보유하느냐의 경쟁이 아니라, 감축량의 생성부터 검증, 기록, 거래, 가격 형성, 파생상품, 구조화 금융으로 이어지는 전체 시장 구조를 누가 설계하고 구축하느냐의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탄소크레딧 시장의 전 단계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도 단순한 거래 수익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 속성 상품 시장의 구조를 설계하고 시장 중심에 서기 위한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언제나 상품을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시장 구조를 설계한 사람이 가장 큰 영향력과 수익을 가져간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이미 다소 늦은 위치에 있을 수 있으나, 지금부터라도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에 참여하면서 시장 구조와 인프라를 동시에 구축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 금융기관들은 KIUDA Tech (PVT) LTD가 이미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개발한 Carbon d-MRV System, Carbon Registry, Carbon Exchange 및 White Label Exchange( 기업 자체Trading Desk)와 같은 시스템을 활용하여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의 플랫폼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며, 동시에 탄소크레딧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과 옵션 등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은 단순한 환경 정책의 영역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원자재/상품 시장이자 기후금융시장 안에서 형성되는 탄소금융시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 시장에서 어느 위치를 선점하느냐는 향후 국가 산업 경쟁력과 금융 산업의 새로운 성장 영역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크레딧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느냐가 아니라, 감축량을 측정하고 기록하고 거래하고 가격을 만들고 금융상품을 설계하는 전체 구조 속에서 어느 위치를 차지하느냐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은행들이 국제 탄소크레딧 시장을 출발점으로, 기후금융 전반—녹색금융, 전환금융, 감축 프로젝트 금융, 적응금융은 물론 탄소금융과 구조화 금융에 이르기까지—이어지는 가치사슬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리차드윤 KIUDA 창업자는
한양대를 졸업하고 호주 시드니대학교에서 경제·마케팅 분야 전문교육과정(CCE)을 이수했다. 호주 맥쿼리대학교 대학원에서 응용금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뉴질랜드 매시대학교 대학원에서 은행학으로 전문과정(PGD)을 이수했다. 뉴질랜드 웨스트팩은행(Westpac Bank) 수석매니저, ANZ 내셔널은행 아시안사업부 본부장, 핀란드 페라툼은행(Ferratum Bank) 아시아태평양지역(APAC) 총괄, SK증권 디지털금융사업부 대표 및 고문을 역임했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탄소크레딧 관리 플랫폼 인프라 (Carbon d-MRV System x Carbon Registry x Carbon Exchange) 개발한 KIUDA DHP LTD를 공동 창업해 현재 최고경영자를 맡으면서, KIUDA JV팀과 함께 아프리카, 남미, 중동, 남아시아 및 서아시아에 위치한 국가에 플랫폼 인프라를 구축해주고 있다.
리챠드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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