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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2.3배↑, 재계 5위 달성" 포스코 최정우...등 돌린 '민심'에 박수받지 못하고 떠난다

홍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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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1-07 19:46 최종수정 : 2024-01-07 23:11

포스코그룹 시가총액 88조...30대 그룹 중 증가율 1위
포스코퓨처엠·포스코인터 등 신사업 계열사 약진
최정우, 2차전지 등 사업다각화로 기업가치 상승에 기여
정권·민심 사로잡기엔 실패...3연임 무산에 '환영'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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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에서 포스코홀딩스 사기를 흔들고 있는 최정우 회장. 성공적인 지주사체제 전환과, 기업가치 상승은 최 회장의 최대 업적으로 꼽힌다./사진 = 포스코홀딩스

지난 2022년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에서 포스코홀딩스 사기를 흔들고 있는 최정우 회장. 성공적인 지주사체제 전환과, 기업가치 상승은 최 회장의 최대 업적으로 꼽힌다./사진 = 포스코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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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최정우닫기최정우기사 모아보기 포스코그룹 회장이 오는 3월을 끝으로 5년 7개월여 만에 회장직을 내려놓는다. 최 회장은 그룹의 지주사체제 전환 이후 이차전지 등 사업다각화에 주력해 2년여 만에 그룹시가총액을 2.3배 늘렸다. 지난해에는 수년간 6위에 머물던 재계순위를 5위로 끌어올리는 업적을 남겼다.

반면, 정권과 사내외 관계자, 지역 민심을 사로 잡는데는 실패했다.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에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최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포항 시민단체들은 최 회장의 연임 무산소식에 환영입장을 밝혔다.

지난해에는 포스코 창립 이후 최초의 파업 위기를 맞는가 하면 '스톡그랜트 논란'과 관련해 포스코 창립원로들의 퇴임 촉구를 받기도 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종가 기준 포스코그룹 상장 6개사 합산 시가총액은 88조2446억원이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선포한 지난 2022년 3월 2일 기준 37조5891억원과 비교해 134.76%, 2.34배 늘었다.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시가총액이 40조594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차전지 게열사인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이 26조5698억원으로 두번째로 많았다.

이어 포스코인터내셔널(10조2387억원), 포스코DX(9조2589억원), 포스코엠텍(1조2555억원), 포스코스틸리온(3276억원) 순으로 많았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시총 증가율을 보였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위에 머물던 재계순위도 지난해 5위로 한단계 올라섰다.

지난 2022년 3월 2일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에서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 역사에서 제2의 창업이 시작되는 날”이라며 “2030년까지 기업가치를 3배 끌어올리 겠다”고 밝혔다.

지주사 전환 이후 포스코그룹의 약진을 보면 결코 과장된 약속은 아니었다. 포스코그룹의 지주체제 전환과, 사업다각화를 통한 기업가치 향상은 최정우 회장의 최대 업적으로 꼽힌다.

포스코그룹의 사업다각화는 필연적이었다. 주력 사업인 철강 업계는 지난해 전방산업인 건설 경기의 침체와, 중국 일본 등으로부터 저가 철강재 수입 증가 등으로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여기에 포스코는 지난 2022년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가 전례없는 침수 피해를 겪기도 했다. 당시 포항제철소 내 18개 공장이 침수됐다. 이 가운데 노후화 판정을 받은 1후판 공장을 제외하고 17개 공장이 복구되기까지 135일이 소요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포스코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익은 7650억원으로 힌남노 피해를 겪은 전년 동기 4503억원 대비 69% 상승했다. 그러나 2021년 3분기 영업익 2조2960억원(지주사 전환 이전 별도재무제표 기준)과 비교하면 66% 줄어 절반에도 못미쳤다.

여기에 최근의 탈탄소 기조로 대표적인 ‘굴뚝산업’인 철강업계의 입지는 좁아지는 추세였다. 2026년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 등 무역장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주력 철강의 재해 및 시황 악화로 인한 부진을 메꾼 것은 이차전지 등 신사업들이었다.

지난해 3월 포스코퓨처엠은 옛 포스코케미칼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이차전지 등 친환경 미래 소재 기업으로 출범했다.포스코퓨처엠은 출범 직후인 지난해 2분기 1조1930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린데 이어, 3분기에도 매출액 1조285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지난해 1월,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해 통합법인을 출범시킨 이후 급성장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기존 종합상사에서 이차전지 소재 원료, 에너지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차전지 소재 원료인 천연흑연 등을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하는 등 포스코그룹 이차전지 사업의 쌍두마차 역할을 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내에서도 신사업 진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그룹 신사업의 ‘첨병’으로 꼽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지난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익은 3117억원으로 전년 동기(1970억원) 대비 58% 증가했다. 앞서 2분기에는 영업익 3572억원으로 역대 최대 영업익을 기록했다.

포스코노조의 2023년 임단협 출정식 모습. 지난해 포스코는 창사 55년만에 최초의 파업위기를 겪었다. 당시 포스코 노조는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정신'을 훼손했다며 비판했다./사진 = 포스코노동조합

포스코노조의 2023년 임단협 출정식 모습. 지난해 포스코는 창사 55년만에 최초의 파업위기를 겪었다. 당시 포스코 노조는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정신'을 훼손했다며 비판했다./사진 = 포스코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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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관련 업적에도 그러나 최정우 회장은 박수를 받지 못하며 떠날 처지에 놓였다. 정권과 민심을 사로잡는데 실패했다. 곳곳에서 최 회장의 퇴임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3일 포스코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내부 후보 지원자를 심사해 ‘평판 조회 대상자’ 8명을 선정했다고 밝히며 “최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단, 최정우 회장이 내부 후보로 지원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후추위가 최 회장이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강조한 것은 일주일 앞서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지분 6.71%)인 국민연금이 최 회장의 ‘3연임’ 반대입장을 드러낸 것에 대해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태현닫기김태현기사 모아보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언론에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이 공정하지 않다”며 최 회장 연임에 불편한 입장을 내비쳤다. 국민연금은 최 회장이 윤석열 정부와 불편한 관계라는 점을 우려해왔다.

문재인 정부 시절 취임한 최 회장은 포스코그룹 역대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정권 교체 후 임기 완주를 앞두고 있다. 전임 권오준닫기권오준기사 모아보기 회장을 비롯해 역대 회장 8명 모두 정권교체 속에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회장직은 유지되고 있으나 현재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는 썩 좋지 않다. 최 회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에 한번도 포함되지 못했다. 전임 권오준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인도네시아·베트남·중국 등 4차례 해외 순방에 나설 동안 사절단에 포함되지 못한 것과 유사하다. 권 회장은 결국 중도 퇴임 의사를 밝혔다.

지역 민심 포섭도 실패했다. 포항지역 시민단체인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4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만시지탄이지만 사필귀정”이라며 최 회장의 3연임 무산에 환영의사를 밝혔다.

범대위는 또 “ 사외이사들은 전원 사퇴할 것과 최정우 하수인 역할을 해온 사내 이사들은 후보 자격이 없다”고 끝까지 강도 높은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범대위는 포스코홀딩스가 소재지 이전 합의에도 서울과 성남에 각각 본사, 미래기술연구원을 남기기로 한 것에 반발하며 최 회장의 퇴임 운동을 진행해 왔다. 지난 2022년에는 최 회장의 퇴임에 관한 시민 서명운동을 진행해 총 40만7845명의 탄원서를 대통령비서실 등 관계 부처에 전달했다.

노조 등 사내에서도 최 회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주력 계열사인 포스코는 창사 55년 만의 첫 파업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당시 포스코 대표교섭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2022년 힌남노 피해 복구 노력에 대한 회사의 보상안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합의안 서명을 거부했다.

결국 기본임금 10만원 인상(자연상승분 포함 17만원 수준), 주식 400만원어치 지급, 일시금(비상경영 동참 격려금) 250만원 지급 등을 노사가 합의하며 파업 위기는 넘겼으나 이 과정에서 최 회장에 대한 노조의 비난 목소리가 섞여 나왔다.

파업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해 10월 노조측은 서울국립현충원에 위치한 포스코 창립자 고 박태준 명예회장 묘소를 참배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태준 명예회장은 포스코 주식 단 1주도 보유하지 않았고 직원들을 위해 사택단지 조성, 교육재단을 설립했다”면서 “현재의 경영진은 시가 135억원이 넘는 무상 주식잔치와 함께 비상경영을 외치면서 조합원 대비 수 배에 달하는 임금인상율 등 포스코정신을 훼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 초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26명의 임원에 ‘스톡그랜트’ 방식으로 주식 성과급을 지급한 데 따른 지적이었다. 당시 최 회장은 받은 지분은 1812주로, 주식이 지급된 지난해 3월 31일 종가(36만8000원) 기준 6억6816만원에 이르렀다. 지난 5일 포스코홀딩스 주식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8억6976만원이다.

스톡그랜트 논란과 관련해 포스코 원로들로부터도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해 4월 황경로 2대 회장, 안병화 전 포스코 사장 등의 원로들은 ‘도덕적 해이’라며 최정우 회장의 퇴임을 요구했다.

포스코 원로들은 이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지난해 4월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는 국민기업이 아니다’라는 말을 한 뒤 1년이 지난 지금, ‘더 이상 국민기업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했다”며 “성명서에 연명한 창설요원 일동은 최정우 회장의 진퇴에 대해 자진 사퇴함으로써 책임경영의 사례를 남기도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홍윤기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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