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신동빈닫기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승진하며 그룹 내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 신 실장은 롯데케미칼 상무에서 전무로,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각각 AI와 로봇 등 그룹의 신사업 부문까지 담당 영역도 확장하면서 이들의 영향력이 자연스레 커지는 모습이다.
신유열 롯데케미칼 전무는 ‘2024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함과 동시에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하게 됐다. 그가 미래성장실에서 주도할 업무는 글로벌 투자 경험을 토대로 한 그룹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 동력 발굴, 미래 신사업 확대 등 중책이다.
특히 신동빈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 트랜스포메이션(AI Transformation)’을 강조하면서 사업 혁신을 당부했다. ‘AI트랜스포메이션’ 선제적 대응으로 새로운 게임체인저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롯데그룹 미래성장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사업을 신 전무에게 맡김으로써 승계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 CES가 AI를 전면 내세운 만큼 신 전무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CES 주최 측인 개리 샤피로 CTA(소비자 기술협회) 회장은 “AI가 CES의 중심에 설 것”이라며 “스마트홈·헬스케어·핀테크·제조 등을 가리지 않고 AI가 제품에 들어와 인류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부사장도 미국으로 향한다. 김 부사장이 지난해 10월 한화로보틱스에서 전략 기획부문을 총괄, 전략 담당하는 임원을 맡게 되면서다. 김승연 회장은 유통 분야(호텔·리조트·백화점)를 총괄하고 있는 김 부사장에게 한화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로봇 사업을 맡겼다. 이를 두고 뒤늦게 경영에 뛰어든 김 부사장을 위해 성장성 높은 로봇사업을 그의 영향권 아래에 놓고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4일 공식 출범한 한화로보틱스는 한화 모멘텀 부문 자동화(FA) 사업부 중 협동로봇, 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 사업을 분리해 탄생했다. 한화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함께 투자하는 조인트벤처(JV)형태다. 지분구조는 한화 68%, 한화호텔앤드리조트 32%다. 앞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한화로보틱스에 210억원을 투자했다.
김 부사장은 본인이 총괄하는 유통·레저 분야에서 협동로봇을 활용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경기도 판교 한화미래기술연구소에 방문해 “로봇은 앞으로 인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 사업이 될 것”이라며 “사명감을 갖고 푸드테크, 보안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파이브가이즈 론칭 등 외식사업에 주력한 김 부사장은 올해 CES에서 푸드테크와 관련한 여러 부스를 둘러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CES는 AI 뿐만 아니라 로보틱스 등 다양한 첨단 기술 전시도 예정돼 있어 한화로보틱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