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사장) 직속 중소형점 활성화 TF팀도 꾸렸다. 경기불황으로 소비침체가 이어지면서 중소 점포 강화를 통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는 롯데그룹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등 백화점업계에 인사 칼바람이 매섭게 불었는데, 롯데만은 예외였다.
정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임에 성공했다. 롯데그룹은 “정 대표는 외부에서 영입한 패션MD 전문가로,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에도 롯데백화점만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분기를 제외하고 계속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그 와중에 잠실점과 본점 매출이 그나마 상승한 게 눈에 띄긴 했다.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 회장도 이런 점을 고려해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정 대표는 올해 지방 중소형 매장 활성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중소형점 활성화 TF를 신설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대형 점포를 키우는 데 주력한 만큼 올해는 중소형 점포까지 챙긴다는 의미에서 TF팀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수도권 점포는 리뉴얼 작업과 다양한 브랜드 입점 등으로 존재감이 커졌다. 반면 지방 점포들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이 그렇다. 지난 2003년 개점한 대구점은 대구·경북권을 대표하는 백화점이었지만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대구가 새로 들어서면서 점차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2015년 이후 샤넬, 루이비통이 떠났고 지난달 29일에는 구찌 매장도 철수했다.
롯데백화점에서 효자 역할을 하는 부산점도 신세계 센텀시티 점에 밀려났다. 지난 2009년 문을 연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롯데 서울 본점과 겨룰 정도로 급속도로 성장했다.
반면 신세계 센텀시티점 바로 옆에 있는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매출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전국 5대 백화점 전체 70개 매장 가운데 매출 순위 65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은 전국 32곳에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최다로,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에도 점포가 많다”면서도 “그간 지방 점포에 소홀했던 탓에 실적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이런 지적을 유심히 봤던 것 같다. 지난해 말 꾸린 TF를 통해 ▲입점 브랜드 차별화 ▲지역 밀착형 특화 매장 강화 등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대상 매장은 대구점, 상인점, 울산점, 포항점, 대전점, 광주점, 동래점 등 10개 점포다.
현재 대구점은 대형 ‘나이키 라이즈 매장’과 초대형 키즈카페 ‘메타시티’ 입점을 준비 중이며 대전점은 상품군 강화 및 노후화한 인프라 개선에 나선다.
‘신세계 출신’ 정 대표는 롯데백화점을 맡은 뒤 첫 번째 과제로 프리미엄 전략을 실행했다.
신세계에서 다져온 해외패션 등 경력을 바탕으로 대중화한 롯데백화점을 한층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재탄생시켰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수도권에 이어 지방 점포 수준도 한층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1965년생인 정 대표는 충주고, 성균관대(산업심리학)를 졸업했다. 1987년부터 2014년까지 신세계인터내셔널 해외패션을 담당했고, 2014년 조선호텔 면세사업,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신세계 이마트 boots 사업을 주도했다. 이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롯데GFR대표이사를 맡았고 2022년부터 롯데백화점을 이끌고 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