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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가루쌀 과자집? 코엑스 '푸드위크' 가보니

손원태

tellme@

기사입력 : 2023-11-24 15:58

정부, 쌀 소비량 감소에 '가루쌀' 생산량 늘려
2027년까지 밀가루 10% 대체…라면 등 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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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코엑스 푸드위크(제18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가루쌀로 만든 다양한 제과제빵을 만나볼 수 있었다. /사진=손원태기자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코엑스 푸드위크(제18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가루쌀로 만든 다양한 제과제빵을 만나볼 수 있었다. /사진=손원태기자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동화 ‘헨젤과 그레텔’ 속 과자집에 들어온 듯 향긋한 빵 냄새로 가득하다. 갓 구운 빵은 사실 뜯어보면 밀이 아닌 쌀이라고 한다. 정부가 쌀 재고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개발한 ‘가루쌀’이 그 주인공이다.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코엑스 푸드위크(제18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을 찾았다. 이곳 푸드위크는 식품산업 최신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종합 전시회다. 국내 식품기업과 푸드테크 기업, 소상공인, 지방자치단체, 스타트업 등 609개사가 참가했다. 미국, 일본, 베트남 등 전 세계 17개국 해외기업들도 전시 부스를 꾸렸다. 푸드위크는 지난 22일부터 열렸으며, 25일 종료한다.

특히 행사장에서는 가루쌀 팝업스토어가 따로 마련됐다. 가루쌀은 농촌진흥청이 2019년 개발한 국내산 신품종이다. 쌀을 불리지 않고 빻아서 바로 제빵, 제과에 사용할 수 있다. 가루를 내는데 적합한 쌀의 종류다. 밀처럼 전분이 둥글고 성글어 가공이 쉽다. 또한, 글루텐을 포함하지 않아 밀 소화에 어려움을 겪거나 아토피 등 피부질환 사람들에 적합하다.
이처럼 정부가 가루쌀을 개발한 이유는 쌀 소비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이에 반해 쌀 생산량은 넘쳐나는 것에 있다. 올해 쌀 생산량은 370만2000t으로 정부 예상(368만4000t)을 상회했다. 반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11년 71.2kg에서 2022년 56.7kg로 줄어들었다. 이에 정부는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는 방안을 도입했으나, 최근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이 포퓰리즘을 이유로 백지화했다. 대신 정부는 논에 벼 대신 가루쌀 등을 경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가루쌀 재배 면적도 올해 2000ha(헥타르·1㏊=1만㎡)에서 내년 1만ha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가루쌀을 활용해 쌀 가공산업을 활성화하고, 쌀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2027년까지 가루쌀 20만t을 공급해 연간 밀가루 수요(200만t)의 10%를 대체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56.7kg인데, 밀 소비량은 36.9kg이다. 가루쌀로 밀가루를 대체하면 1인당 양곡소비량도 큰폭으로 늘어 농가 부담도 완화될 것이다.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코엑스 푸드위크(제18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가루쌀로 만든 다양한 제과제빵을 만나볼 수 있었다. /사진=손원태기자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코엑스 푸드위크(제18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가루쌀로 만든 다양한 제과제빵을 만나볼 수 있었다. /사진=손원태기자

행사장에 가보니 가루쌀로 만들어진 라면, 제빵, 제과 등 다양한 음식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밀을 원료로 하는 제품 대부분을 가루쌀이 대신한 느낌이었다. 그중 가루쌀 공갈빵을 시식해보니 일반 밀가루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갈빵 특유의 찝찔한 맛에 식감마저 부드러웠기 때문이다. 가루쌀 카스텔라나 롤케이크 역시 혀에 닿자마자 으스러지는 식감이 살아있었다. 식품기업들도 정부의 가루쌀 기조에 맞춰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현재까지 면류 4종(▲농심 ‘볶음사출면’ ▲삼양식품 ‘짜장라면’ ▲이가자연면 ‘칼국수’ ▲하림산업 라면)과 빵류 5종(▲대두식품 ‘팥만주’ ▲성심당 ‘쉬폰케이크, 식빵’ ▲미듬영농조합법인 ‘쌀빵’ ▲SPC삼립 ‘휘낭시에, 식빵’ ▲에코맘의산골이유식 ‘영유아쌀빵’), 과자류 7종(▲농협경제지주 ‘현미칩’ ▲미듬영농조합법인 ‘몰드과자’ ▲삼양식품 ‘뽀빠이스낵’ ▲에코맘의산골이유식 ‘영유아과자’ ▲풀무원 ‘고단백김스낵’ ▲해태제과 ‘오예스’ ▲호정식품 ‘약과’), 기타 3종(▲농심미분 ‘튀김용 빵가루’ ▲대두식품 ‘제빵용 프리믹스’ ▲사조동아원 ‘제빵용 프리믹스’)이 나왔다. 가루쌀빵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만들고 있는 전국 소재 베이커리 21곳도 함께 소개됐다. 가루쌀로 만든 라면, 가공식품, 제과제빵 등을 둘러보니 새로운 식품 카테고리가 가시화된 것처럼 다가왔다.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코엑스 푸드위크(제18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을 찾았다. 베이커리 '에센브로트' 안갑수 대표가 가루쌀로 제빵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손원태기자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코엑스 푸드위크(제18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을 찾았다. 베이커리 '에센브로트' 안갑수 대표가 가루쌀로 제빵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손원태기자

행사장에서는 베이커리 ‘에센브로트’ 안갑수 대표와 ‘홍종흔 베이커리’ 문영언 상무가 개발한 ‘가루쌀 기술이전 세미나’도 열렸다. 이들은 가루쌀 품종 자체가 일반 쌀과 아예 다르며, 물에 불릴 필요도 없어 밀을 제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오디타르트’, ‘쌀한과쿠키’, ‘코코넛쌀전병’, ‘대나무잎쌀시폰’, ‘동충하초누룽지소금빵’, ‘카레쌀빵’ 등 이름만 들어도 먹음직스러운 가루쌀 레시피를 공개했다. 세미나 바로 옆에서는 가루쌀 경연 대회도 한창이었다. 가루쌀로 만든 다양한 빵, 케이크, 과자들이 파도가 넘실거리듯 끝없이 진열됐다.

한편 이번 푸드위크는 가루쌀 외에도 ‘간편食탁’, ‘웰빙食탁’, ‘조미食탁’ 등 세 가지 콘셉트로 구성했다. 여기에 비건 식품관, 주류안주 라운지, 디저트·스낵·음료관 등 특별 기획관과 ‘한국 국제 베이커리쇼’ 등도 동시 개최돼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했다.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코엑스 푸드위크(제18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가루쌀로 만든 다양한 제과제빵을 만나볼 수 있었다. /사진=손원태기자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코엑스 푸드위크(제18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가루쌀로 만든 다양한 제과제빵을 만나볼 수 있었다. /사진=손원태기자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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