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고금리 이어지는데…3곳 이상서 빚낸 다중채무자 ‘역대 최대’ 어쩌나

한아란 기자

aran@

기사입력 : 2023-10-17 06:00

다중채무자 448만명…소득 60% 이상 원리금 상환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고금리 이어지는데…3곳 이상서 빚낸 다중채무자 ‘역대 최대’ 어쩌나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가 45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대출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약 62%에 달해 소득 대부분을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국내 가계대출 차주 수는 총 1978만명,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184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차주 수는 1만명, 대출 잔액은 4000억원 늘었다. 다만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9334만원에서 9332만원으로 소폭 줄었다.

가계대출 차주 가운데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는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다중채무자는 한국은행과 금융당국 등이 고금리에 가장 취약한 금융 계층으로 간주하고 집중 감시·관리하는 대상이다.

다중채무자는 2분기 말 448만명으로 1분기보다 2만명 증가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6%로 지난해 4분기부터 역대 최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572조4000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3조3000억원 감소했다. 1인당 평균 대출 잔액도 1억2785만원으로 113만원 줄었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DSR은 61.5%였다. 1분기보다 0.5%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소득의 6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상황이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 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해당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보통 금융당국과 금융기관 등은 DSR이 70% 안팎이면 최소 생계비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득으로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간주한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취약차주'의 경우 상환 부담이 더 컸다.

이들의 2분기 말 기준 DSR은 평균 67.1%로 3개월새 0.2%포인트 올랐다. 2013년 4분기(67.4%)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취약 차주 37.8%(48만명)의 DSR은 70% 이상이었고, 이들의 대출은 전체 취약 차주 대출액의 68.2%(64조9000억원)를 차지했다.

전체 가계대출자 가운데 취약 차주 수 비중은 1분기 6.3%에서 2분기 6.4%로 0.1%포인트 늘어 2020년 4분기(6.4%)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컸다.

전체 가계대출자의 평균 DSR은 2분기 말 39.9%로 추산됐다.

지난해 4분기(40.6%) 40%대로 올라선 뒤 세 분기 만에 30%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가계대출자들은 평균 연 소득의 40% 정도를 금융기관에서 진 빚을 갚는 데 써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DSR이 100% 이상인 차주도 전체의 8.6%에 달했다. 171만명(전체 1978만명 중 8.6%)에 이르는 가계대출자의 연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과 같거나 소득보다 많다는 뜻이다.

DSR이 70% 이상, 100% 미만인 대출자(6.3%·124만명)까지 더하면 DSR 70% 이상 대출자 수는 295만명(14.9%)까지 불어난다.

현재 300만명가량의 대출자가 원리금 부담 탓에 생계에 곤란을 느끼는 상황인 것으로 추정된다.

차주 수가 아닌 대출 잔액 기준으로는 DSR 70% 이상인 가계대출의 비중이 40.8%(70∼100% 12.2%+100% 이상 28.6%)에 이른다.

생계가 곤란한 가계대출자가 늘어난 건 코로나19 펜데믹을 거치면서 부동산·주식 등 자산 투자와 생활고 등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불어난 데다 2021년 하반기부터 금리 상승이 이어져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2분기 말 1.4%로 1분기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2020년 1분기(1.4%)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작년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연체율이 금융권 전반에서 오르고 있다”며 “특히 2020년 이후 취급된 대출의 연체율 상승 압력은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취약차주의 가계대출은 은행보다 비은행금융기관에 집중돼 있는데, 취약차주가 2020년 이후 받은 가계대출 연체율이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가계대출 연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금융기관의 자본 확충과 정부·감독 당국의 신규 연체채권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