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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 영면 20주기…신창재 회장 인본주의 기업문화 계승

전하경 기자

ceciplus7@

기사입력 : 2023-09-03 11:27

1일부터 추모식·전시회·독서 캠페인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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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 영면 20주기를 맞아 추모식이 열렸다.

교보생명은 대산신용호기념사업회에서 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 영면 20주기를 맞아 지난 1일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전사 추모식을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날 추모식에는 학계, 문화계를 비롯한 유관기관 주요인사, 교보생명 및 관계사 임직원, 교보 공익재단 대표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남궁훈닫기남궁훈기사 모아보기 대산신용호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추모사를 통해 "대산은 보험과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으로 국가와 민족을 사랑한 기업가이자, 국민교육진흥에 대한 신념을 실현하신 교육 지도자였다"라며 "무엇보다 사람을 사랑하셨고, 돈이 아닌 사람을 위해 사업을 하셨던 인간 존중의 문화는 교보생명의 경영철학으로 자리잡았다"라고 밝혔다.

올해 영면 20주기를 맞는 대산은 20세기 한국 경제를 빛낸 경영자로 손꼽힌다. 생명보험 외길 인생을 걸어온 한국 보험산업의 선구자로, 교육과 보험을 통해 국가와 민족을 사랑한 기업가로 평가받고 있다.

2003년 9월, 8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대산의 삶을 관통한 키워드는 '국민교육'이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피어난 '국민교육'에 대한 열정은 대한교육보험(현 교보생명) 창립으로 이어졌고, 한평생 '국민교육진흥'과 '민족자본형성'이라는 창립이념을 실천하는 토대가 됐다.

대산은 1958년 세계 최초로 '교육보험'을 창안해 인재양성에 힘쓰며 경제발전의 주춧돌을 놓았고, 1981년 '국민서점' 교보문고를 설립해 국민의 교육과 의식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또한 농촌과 문학, 교육 분야의 공익재단을 세워 교육과 지식이 우리 사회에 뿌리 내리는데 앞장섰다.

대산은 보험산업과 국가경제 및 예술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1996년 기업인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또한 세계보험협회(IIS)로부터 한국 보험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1983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보험대상'을 받았고, 1996년에는 보험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보험 명예의 전당 월계관상'을 수상해 한국 보험산업 발전을 전 세계에 알리는 쾌거를 이뤘다.

영면 20주기를 맞은 올해는 아들인 신창재닫기신창재기사 모아보기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오는 11월 IIS로부터 '보험 명예의 전당 월계관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대산의 경영철학을 계승·발전해 모든 이해관계자와 공동발전하는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세계 보험산업 역사상 최초로 1,2세대 부자(父子) 기업인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대산 영면 20주기를 맞아 대산의 발자취와 기업가 정신을 일반 시민들에게 전할 수 있는 추모 전시회 '대산이 오늘의 청춘에게'가 30일까지 교보문고 광화문점 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된다. 다양한 시청각 매체를 활용해 대산의 생애와 업적을 흥미롭게 살펴보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또한 교보교육재단은 7일 '대산의 인본주의 교육과 미래인재 코드'를 주제로 대산의 인본주의 교육철학을 조명하는 학술심포지엄을 진행하며, 교보문고는 15일부터 심야책방, 100일 독서챌린지 등 다양한 독서 캠페인을 운영할 계획이다.

신창재 회장 공동발전 추구하는 지속가능경영으로 계승·발전
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 영면 20주기…신창재 회장 인본주의 기업문화 계승이미지 확대보기
"교육과 보험을 통해 국가와 민족을 사랑한 기업가로 영원히 남고 싶다"던 대산의 소신은 현재도 이어져 교보생명이 더 좋은 기업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은 지난 23년간 교보생명을 이끌며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 속에서도 변화혁신을 통한 내실성장을 주도함으로써 장수기업의 토대를 탄탄히 다졌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신창재 회장은 대산의 국민교육에 대한 신념과 인본주의적 기업문화를 계승·발전해 사람중심 경영, 인간존중 경영을 펼치고 있다. 교보생명은 "모든 이해관계자와 공동발전을 추구한다"는 신 의장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이해관계자 모두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며 균형 있는 성장을 추구하는 지속가능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신 의장은 세계중소기업학회(ICSB, International Council for Small Business)의 초청으로 2018년 UN본부에서 열린 ICSB포럼에 한국 기업인 최초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그는 기업 경영을 산소에 비유하며 "사람은 산소 없이 살 수 없지만 산소를 위해 살지 않는 것처럼, 기업에게 이익은 생존을 위한 연료지만 그 자체가 경영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라며 "기업 경영은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가치를 균형 있게 전달하는 과정이며, 기업이 이해관계자들에게 충분한 가치를 전달하면 이익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오는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이러한 철학을 토대로 교보생명은 고객보장 중심의 보험문화 선도, 이사회 중심의 투명 경영, 상생의 노사문화와 가족친화 기업문화 구축, 수혜자의 자립을 돕는 사회공헌활동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약 9조원의 사회적 책임투자를 실행하고 지난해와 올해 ESG 인증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투자에도 힘쓰고 있다.

세계 최초의 '교육보험' 창안… 한국 보험산업 세계 반열에 올려놓은 대산 신용호
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사진=교보생명

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사진=교보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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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은 1917년 전남 영암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병마와 싸우느라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했지만, '천일독서(千日讀書)'로 배움의 열망을 채워나갔다. 뒤늦게 시작한 독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뜨게 했다.

스무 살이 된 청년 대산은 중국으로 건너가 다롄, 베이징 등지에서 사업을 펼쳤다. 이 시기 이육사 등 애국지사와 교류하며 독립운동자금을 지원하고 민족기업가의 꿈을 키웠다.

해방 후 귀국한 대산은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조국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이 민족의 미래다"라는 신념으로 생명보험의 원리에 교육을 접목한 '교육보험'을 창안하고, 1958년 '대한교육보험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창립이념은 '국민교육진흥'과 '민족자본형성'으로 정했다. 교육을 통해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키우고, 보험을 통해 자립경제의 바탕이 될 민족자본을 형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창립과 동시에 선보인 교육보험은 세계 어디에도 없던 독창적인 상품으로, 국민들에게 담배 한 갑 살 돈만 아끼면 자녀를 대학에 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줬다. 30년간 300만 명의 학생들이 학자금을 받았으며, 이들은 1960년 이후 경제발전의 주역으로 활약하게 된다.

교보생명은 교육보험의 선풍적인 인기로 1967년 창립 9년 만에 업계 정상에 오르는 등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후에도 대산은 국내 최초로 암보험과 종업원퇴직적립보험을 개발하고 계약자배당금 시대를 여는 등 혁신 기업가로서 보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며, 한국 보험산업을 세계 7위권으로 성장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대산은 개인에게 닥친 고난을 스스로 극복하고, '국민교육'이라는 남다른 철학을 실천해 국가 발전과 민족의 미래에 기여한 창의적인 기업가이자 교육가로 평가 받고 있다.

제도권 교육을 받지 못한 대산이 우리 사회에 뚜렷한 족적을 남길 수 있었던 비결은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불굴의 의지였다.

이력서의 최종 학력란에 "배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배운다"라고 썼던 대산에겐 만나는 모든 사람이 스승이고, 보고 듣는 모든 것이 배움의 대상이었다. 학력(學歷)이 아닌 학력(學力)의 힘을 믿은 그는 스스로 공부하고 사람들과 부딪치며 평생 동안 살아있는 지식을 체득했다.

대산은 '맨손가락으로 생나무를 뚫는' 불굴의 의지와 오뚝이 같은 도전정신을 가진 경영자이기도 했다. 이러한 힘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례가 없는 독창적인 상품인 '교육보험'을 발명하고, 광화문 금싸라기 땅에 국내 최대의 서점인 '교보문고'를 세운 원동력이 됐다.

도심 속 지식문화공간 '교보문고'를 세우다
1992년 대산(왼쪽 세번째)이 교보문고 재개장 기념식에서 테이프를 커팅하고 있다. 대산은 교보문고 설립을 통해 국민의 교육과 지식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했다./사진제공=교보생명

1992년 대산(왼쪽 세번째)이 교보문고 재개장 기념식에서 테이프를 커팅하고 있다. 대산은 교보문고 설립을 통해 국민의 교육과 지식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했다./사진제공=교보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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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의 '국민교육'에 대한 철학은 국내 최대의 서점 '교보문고'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광화문 네거리, 종로1가 1번지에 교보생명빌딩이 세워졌을 때 많은 사람들은 지하 1층에 수익성 높은 상가가 들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대산은 "서울 한복판에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서점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며 대형 서점 설립을 추진했다.

주변에선 "돈이 되지 않는다"며 모두 반대했지만 대산은 "사통팔달 대한민국 제일의 목에 청소년을 위한 멍석을 깔아줍시다. 와서 사람과 만나고, 책과 만나고, 지혜와 만나고, 희망과 만나게 합시다. 책을 읽은 청소년이 작가나 대학 교수, 사업가, 대통령이 되고 노벨상도 탄다면 그 이상 나라를 위하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마침내 1981년 6월 광화문 교보문고가 문을 열었다. 단일면적으로 세계 최대규모로, 서가 길이는 무려 24.7km에 달했다. 교보문고는 개장과 동시에 대한민국의 명소가 됐으며, 현재 회원수 1,800만 명, 연간 방문객 5천만 명에 이르는 '국민서점'으로 자리매김했다.

대산은 다섯 가지 지침을 정해 직원들에게 알리고 이를 실천하도록 당부했다. ▲모든 고객에게 친절하고 초등학생들에게도 존댓말을 쓸 것 ▲한 곳에 오래 서서 책을 읽어도 그냥 둘 것 ▲책을 이것저것 보고 사지 않더라도 눈총 주지 말 것 ▲책을 노트에 베끼더라도 그냥 둘 것 ▲ 책을 훔쳐가더라도 망신 주지 말고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좋은 말로 타이를 것

여기엔 청소년들이 책을 통해 큰 그릇이 되고 참된 인재로 성장하길 바라는 대산의 소망이 담겨 있다. 5대 지침은 지금도 교보문고의 운영방침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보문고 입구의 표지석에 새겨진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글귀는 대산의 신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교보문고는 대산의 소망대로 국민 누구나 원하는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지식과 문화의 광장이자 평생교육의 장이 됐다. 또한 독서문화 저변 확대에 지대한 공헌을 해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사회문화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대산은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과정에서도 ‘국민교육’의 신념을 놓지 않았다. 그는 평소 "기업의 이윤 추구는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대산은 재단 설립에 앞서 각계 인사들을 만나 반드시 발전해야 하지만 소외된 분야가 무엇인지 파악한 후 농촌, 문학, 교육 분야의 지원을 위한 공익재단을 설립한다.

우리 민족의 삶의 뿌리인 농촌을 살리기 위한 '대산농촌재단', 한국문학 발전과 세계화를 후원하는 '대산문화재단', 교육의 공익적 가치 실현을 위한 '교보교육재단'을 통해 선진농업연구, 교육·문학 지원, 장학사업 등을 펼치며 소외된 곳까지 교육과 지식의 뿌리를 내리도록 했다.

서울의 문화아이콘으로 자리잡은 '광화문글판'도 대산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1991년부터 광화문 네거리에 걸린 광화문글판은 초기에는 계몽적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후 대산은 "기업 홍보는 생각지 말고,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글판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했고, 광화문글판에 시심(詩心)이 녹아들기 시작했다.

광화문글판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을 갈아입으며 주옥 같은 글귀로 시민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33년째 같은 자리에서 시민들에게 큰 울림을 주며 우리 사회에 시와 문학을 대중화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매년 '교보생명컵 꿈나무체육대회’를 열어 기초종목의 체육꿈나무를 발굴∙육성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1985년부터 39년째 꿈나무 후원에 정성을 쏟는 이유는 대산의 남다른 인재육성 철학 때문이다.

대산은 "어릴 때부터 건강한 체력을 길러야 인성과 지식도 잘 자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유소년의 체력 증진을 위한 체육대회를 만들었다. 꿈나무체육대회는 그 동안 수많은 국가대표와 메달리스트를 배출하며 한국 스포츠 발전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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