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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 대표, 미니스톱 인수 후유증에 신용등급 ‘뚝’ 진땀

박슬기

seulgi@

기사입력 : 2023-09-04 00:00

통합비용 과다 지출…영업익은 반토막 추락
‘만년 3위’ 탈출 안간힘 “내년엔 시너지 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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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편의점 GS25와 CU는 쭉쭉 뻗어나가고, 후발주자 이마트24는 공격적으로 치고 올라온다. 그 사이에 세븐일레븐이 끼어 있다. 어쩐지 존재감이 없어 보인다. 외형확대를 위해 미니스톱을 인수했지만, 통합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설상가상으로 2분기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고, 신용등급까지 하락했다.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연결기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44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8%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4844억원으로 1.8% 소폭 증가에 그쳤다.

이런 실적 악화는 지난해 인수·합병한 미니스톱과 통합 PMI(인수 합병 후 통합관리) 비용 발생과 물류비 인상 탓이라고 코리아세븐은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니스톱 점포 전환을 위해 리모델링 비용과 임직원 급여 등 판매관리비 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물류비까지 상승하면서 비용 발생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세븐일레븐 점포수도 감소했다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해 2600여개 매장을 가진 미니스톱을 인수했는데, 2분기 말 기준 세븐일레븐 점포수는 지난 분기 대비 253개 줄어든 1만3867개점을 운영 중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약 1만4000개 가량이 돼야 하는데, 오히려 줄었다.

세븐일레븐 측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점포효율화 작업으로 점포수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니스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세븐일레븐 체질개선도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매출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고 있다”며 “미니스톱과 통합작업이 완료되면 내년부터는 확실히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3년 간 편의점 4사 중 점포수가 감소한 건 세븐일레븐이 유일하다. 지난해 말 기준 각사의 점포수는 ▲CU는 1만6789개 ▲GS25는 1만6448개 ▲이마트24는 6365개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에는 코리아세븐 신용등급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떨어졌다. 코리아세븐 신용등급이 A로 내려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점포당 매출 회복 지연과 비용부담 상승으로 기존사업 부진이 지속되고, 롯데CVS711(옛 한국미니스톱)의 저조한 수익성과 통합비용 때문”이라며 이유를 밝혔다.

코리아세븐의 가장 큰 숙제는 미니스톱 점포전환이다. 현재 기준으로 점포 전환율은 80%인데 올해 안으로 100% 전환하는 게 코리아세븐 목표다.

특히 미니스톱 점주들 상표권 보유기간이 내년 4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안으로 점포전환을 완료해야만 한다. 앞서 일본 이온그룹은 한국미니스톱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미니스톱 상표권 사용 기간을 내년 4월까지로 제한했기 때문에 코리아세븐이 계약을 위반한다면 이에 대한 비용지불을 피할 수 없다.

코리아세븐은 미니스톱 점주들 이탈을 막아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기존 미니스톱 가맹점주에게 다양한 상생 및 지원방안을 내걸었는데 효과가 별로 없다. 오히려 CU나 GS25 등 경쟁사 간판으로 바꿔 다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점주들 이탈을 막지 못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한 3강구도 형성이라는 당초 비전은 ‘한여름 밤의 꿈’으로 그칠 수밖에 없다.

최경호 대표, 미니스톱 인수 후유증에 신용등급 ‘뚝’ 진땀이미지 확대보기
코리아세븐은 지난 2010년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인수한 경험이 있다. 그때도 통합작업이 지난했다. 무려 10년 가량이 걸린 2019년 10월에 가서야 완료됐다. 이 같은 경험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니스톱과 통합작업에 대한 우려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통합작업은 두 회사를 통합치는 과정인 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맞지만 10년은 굉장히 긴 것 같다”며 “구성원을 우선으로 빠른 통합작업을 펼쳐야 그나마 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븐일레븐은 점포전환을 한 미니스톱 매장들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연내 100% 점포전환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미니스톱 인기 상품이었던 치킨이나 소프트 아이스크림 매출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세븐일레븐 PB나 도시락까지 판매하자 시너지가 나고 있다”며 “매출도 5~10% 상승효과가 있어서 점포전환을 한 미니스톱 점주들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 사이 업계 1, 2위인 GS25와 CU 질주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데 있다. 올해 2분기는 업황부진으로 실적악화가 예상됐지만, 이들은 예상 밖 선전으로 유통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GS25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1% 늘어난 2조919억원, 영업이익은 1.7% 감소한 652억원을 기록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982억원으로 9.4% 늘어났다. 세븐일레븐 2분기 매출액과 비교하면 약 1조 가량 차이가 난다.

세븐일레븐이 GS25, CU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선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GS25와 CU가 연일 대박 상품을 내놓으며 ‘히트’를 치는 반면 세븐일레븐의 흥행상품은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GS25는 ▲점보 시리즈 ▲행운약과 ▲원소주 ▲김창수 위스키 ▲혜자 도시락 등이 대표상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CU는 ▲연세우유크림빵 ▲백종원도시락 ▲통통이약과 ▲고대1905 프리미엄 빵 ▲득템 시리즈 등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물론 세븐일레븐도 전무한 건 아니다. 올 초 편의점 업계 ‘가성비 도시락’ 경쟁이 한창일 당시 ‘주현영 도시락’을 출시하며 인기를 끌었다. GS25, CU와 달리 젊은 스타를 모델로 기용, MZ세대를 제대로 저격하고 나서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여세를 몰아 지난 2월엔 임창정과 손 잡고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소주한잔’을 내놓으며 재차 흥행에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행운의 여신은 세븐일레븐을 외면했다. 임창정이 주가조작 논란에 휘말리면서 출시 3개월 만에 ‘대박의 꿈’을 접었다.

이후 트렌드에 맞춘 상품들을 계속 선보이고 있지만, 업계를 리드할 만한 효자 상품은 부재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세븐일레븐의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도 이에 대한 필요성을 실감한 모양새다. 최근 대표이사 직속 ‘MD기획팀’을 신설하고, 점포 운영 효율화 방안 마련에 나섰다. 2020년 대표에 오른 이후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만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최 대표는 편의점 업계 전문가로 통한다. 1992년 코리아세븐 평사원으로 입사해 현장과 영업, 상품본부 등을 두루 거쳤다. 30년 간 코리아세븐에 몸을 담고 지난 2020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지난해 ‘미니스톱 인수’를 해낸 최 대표는 편의점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미니스톱과 통합작업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다. 국내 편의점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공격적인 확장은 쉽지 않지만, 그동안의 경력을 토대로 세븐일레븐 발판 마련을 다지는 모습이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올해 4분기 POS 및 관리시스템, 모바일앱, 임직원 업무지원시스템 등의 선진화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 차세대 프로젝트가 완성과 함께 모든 미니스톱 PMI(브랜드 전환, 시스템 통합 등) 절차가 마무리가 되는 내년부터는 시너지 창출과 함께 사업 안정성도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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