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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피스 공실률 '껑충'…만기 부동산펀드 '발등에 불' [해외부동산發 경고등-증권·자산운용]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23-06-30 11:00

활황기 해외 대체투자, 상업용부동산 침체 타고 '뇌관'…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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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피스 공실률 '껑충'…만기 부동산펀드 '발등에 불' [해외부동산發 경고등-증권·자산운용]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미국, 유럽 등 선진국 해외 대체투자에 적극 나섰던 우리 금융투자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공실률(空室率)이 치솟은 미국 상업용부동산(CRE)이 위기의 핵심이다.

하필 부동산 침체 사이클 국면에서 해외부동산 펀드 만기가 속속 돌아오게 되면서 부메랑 위협을 맞고 있다.

불 붙었던 미국 부동산 투자 '부메랑' 위협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자산운용사의 해외투자부동산 펀드(공모+사모) 순자산은 2023년 6월 28일 기준 76조5382억원 규모다.

해외 대체투자가 불 붙기 시작한 것은 2017년이다. 해외로 발길을 돌리면서 국내부동산펀드 대비 해외부동산펀드 설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2019년에 해외부동산펀드 순자산 규모는 50조원대를 돌파했다.

그러다가 2020년 들어서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을 받기 시작했고, 증가폭이 다소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엔데믹에 진입해서는 상업용부동산이 뇌관이 되고 있다.

장지영 KB증권 연구원은 2023년 5월 상업용부동산 관련 리포트에서 "올해 1분기 미국 파산 신청 기업이 전년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테크 기업들은 인원을 감축하고 있는 한편, 근로자들의 재택근무가 필수 요구사항으로 자리잡으면서 임차 수요는 추가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매입 시점보다 자산가치가 하락한 손절매물들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제시했다.

유럽 역시 '흐림'이다. 장 연구원은 "독일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기술적 침체에 접어들었고, 유럽 오피스, 물류센터의 임차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 애널리틱스(Moody's Analytics)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기준 미국의 오피스 공실률은 18.6%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공실은 상업용부동산 가격 하방 압력이 됐고, 실제 상업용부동산(CRE) 가격지수는 12년 만에 하락 전환하기에 이르렀다.

2023년 들어 블랙스톤(Blackstone), 핌코(PIMCO), 브룩필드(Brookfield) 등 대형 기관투자자인 글로벌 운용사들이 상업용 부동산 사모 상품 일부에 대해 잇따라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점만 봐도 시장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 지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투자지역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라는 점에서 국내 금융투자사들이 비교적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했던 측면이 있다.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과 진출에 속도를 냈다.

투자처는 뉴욕 맨해튼, 샌프란시스코 등 우량 임차인이 있는 오피스 빌딩이 주력이었다.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사무실을 축소하는 새로운 변화는 코로나 전인 당시만 해도 예상 범위는 아니었다.

저금리 해외투자 활황 그림자는 이제 국내 금융투자사들에게 드리우고 있다. 가파른 금리인상,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로 인해 시장이 단기간에 회복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난제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경제분석 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2023년 3월 리포트에서 미국 상업용부동산에 지역 중소형 은행들이 주도적으로 대출을 해온 가운데 "최악의 시나리오로 '악순환(doom loop)'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3년 4월 리포트에서 "SVB(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처뱅크 파산으로 불거진 미국 지역은행 리스크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 리스크로 전이되며 미국 오피스 시장은 물론 국내 오피스 시장까지 센티먼트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매각 여건 '흐림'…'엑시트(Exit) 리스크' 커진다
미국 오피스 공실률 '껑충'…만기 부동산펀드 '발등에 불' [해외부동산發 경고등-증권·자산운용]
국내 금투업계가 투자한 해외 대체투자 및 해외부동산 펀드 만기가 줄줄이 돌아오면서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2017년 이후 증권사 대체투자 규모가 급속히 증가했고 부동산이 중심이 됐는데, 평균 만기가 6~7년 안팎으로 2022년부터 만기 도래가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부동산 펀드는 통상은 장기 투자로 단기 민감도가 적다고 할 수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매각 여건이 악화됐고, 여기에 미국 상업용부동산 공실이 침체를 더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 내 만기가 되는 해외부동산펀드 규모는 전체 펀드 설정액(해외부동산 비중 50% 이상 기준 78조5000억원) 대비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9조5000억원에 이어, 2024년 11조6000억원, 2025년 8조8000억원 규모 펀드의 만기가 돌아온다.

만기를 앞두고 매각 추진이 이뤄지고 있지만 일부에서 원매자 구하기가 녹록하지 않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부동산 자산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도 난관이다.

매입 당시 대비 '껑충' 뛴 금리로 인해 대출금 리파이낸싱 역시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매각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투자 손실을 보지 않으려면 수익자들 동의로 만기 연장이 이뤄질 수 있겠지만, 상업용부동산 침체가 심화되면 엑시트(Exit)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업용부동산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안정적 임대차 구조로 대응하고 모니터링 하면서 추가적인 자산가치 하락은 제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월 15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전 금융권의 해외 대체투자 현황을 일제 점검하고 최근 금리상승기에 나타날 수 있는 상업용 부동산 등 대체투자 자산의 가격조정 관련 리스크 상황을 적시에 관리해달라"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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