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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노력 먼저" vs "당장 생존 걱정"…건설경기 악화에 정부-중견건설사 동상이몽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6-29 10:31

전년대비 폐업 300여건 급증한 건설업체, 같은 기간 5년 만에 역대 최대치
자재비는 내려도 인건비는 그대로…중견사 아우성에도 정부는 ‘할인 분양 해봐라’

2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 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 토론 현장 / 사진=장호성 기자

2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 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 토론 현장 / 사진=장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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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고금리와 경기침체, 건설 필수 원자재값 고공행진 등으로 인한 건설경기 악화가 장기화·고착화될 위기가 찾아오면서, 어느 정도 버틸 여력이 있는 대형사들과는 달리 중견건설사들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역·중견 건설사들의 폐업이 전년대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는 건설업계의 선제적인 ‘자구노력’을 강조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차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 지식정보 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6월 29일 기준 폐업신고를 한 건설업체는 총 177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 1407건보다 약 300건가량 늘어난 수치인 동시에,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은 수치다. (▲2021년 1389건 ▲2020년 1282건 ▲2019년 1440건)

지난해 말에는 시공능력평가 100위권의 충남지역 건설사 우석건설, 경남지역 동원건설산업 등이 부도처리되기도 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충재)은 지난 26일 열린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2023년 국내 건설수주가 하반기에 6.6% 줄어 전년 대비 12.9% 감소한 200.1조원을 기록하고,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0.7% 증가한 259.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산연이 1~4월까지 누적 수주를 지역별로 살핀 결과 대구, 세종, 경북, 경남, 인천 등의 경우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60% 이상 감소해 침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또한,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상으로 건설산업 의존도가 높아 건설산업 침체로 인한 피해가 타지역에 비해 클 것으로 판단됐다.

발표 후 이어진 토론에서 최태섭 신동아종합건설 이사는 “공사 예산 책정이 3~4년 전 수준이다 보니 우리가 그 공사비로는 도저히 공사를 못할 지경이고, 그래서 유찰이 많은 것”이라며, “자재비는 정부가 안정화시킬 수 있다지만 인건비가 한번 올라가면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예산 확보가 되지 않아 공사를 못하는 악순환이 있다”고 말했다.

최태섭 이사는 “증권사나 대주주 등 금융사들이 항상 얘기하는 게 수지분석인데, 수지분석은 당장 오늘을 기준으로 짜야 해서 분양가 예측이 힘들다”며, “공사비로 수지분석을 맞출 수밖에 없는데 요즘처럼 공사비 비쌀 때는 더더욱 상황이 어려운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 정부와 이야기할 테이블이 차려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김태훈닫기김태훈기사 모아보기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 서기관은 “위축된 시장에서 손실 최소화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미분양 해소 노력이 필요하다”며, “주택 중심 포토폴리오를 벗어나 다양한 포토폴리오를 갖출 필요가 있겠고, 미분양이 길어지는 지역에서는 할인분양 등의 자구노력을 갖추는 것이 선결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토론 내용과 관련해 “우리가 노력을 안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국토부가)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포토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싶어도 주택만 짓던 건설사들이 그게 쉽겠나. 주택도 미분양이 나는데 지방에 지식산업센터나 오피스텔을 지어봤자 수요도 한정적이고 분양도 안 될 것”이라며 비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건설업계 참가자 역시 “일하러 온다는 사람도 없어서 현장 하나 제대로 돌리기도 힘든 마당에 기껏 지은걸 할인분양하라는 말을 너무 쉽게 한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움을 줘도 모자란데 팔짱 끼고 뒤에서 보고 있겠다는 것 같아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김 서기관은 다만 “호황기에는 모두가 따뜻한 봄날이었지만 이런 겨울철, 혹한기가 되면 지방 중소업체들이 더욱 큰 피해를 입는다”며, “호황기에 보호장치 만들 수 있도록 제도적인 기반장치를 민간이 함께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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