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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구인난·고령화 심화…건설 기능인등급제 등 해결책도 유명무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6-20 06:00

전년대비 6만개 이상 줄어든 일자리, 그나마도 50대 이상이 태반
외국인 계절근로자 쿼터 확대 등 대책마련 나선 정부, 실효성 글쎄

2022년 기준 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 주요내용 / 자료=건설근로자공제회

2022년 기준 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 주요내용 / 자료=건설근로자공제회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건설현장의 만성적인 인력난과 심각한 고령화가 해결될 기미 없이 심화 일로를 걷고 있다.

정부는 지난 14일 ‘제6차 일자리전담반 회의’를 통해 국내건설업종을 인력난이 심한 ‘빈일자리’ 직종으로 추가 선정했다.

지난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중기(2022-2024년) 건설업 외국인 근로자 적정 규모 산정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까지 향후 3년간 연평균 내국인 근로자가 약 16만9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지난해 기준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표한 ‘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평균연령이 53.1세인 것으로 나타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 건설현장에서도 최근 수많은 공사 현장이 관리자 부족으로 신음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10명 중 8명이 40대 이상으로 현장의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처럼 인력부족과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건설현장의 생산성도 꾸준히 떨어지는 추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한국 건설산업 생산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부가가치 기준 노동생산성은 OECD 38개국 중 26위로, 지난 2011년에서 2021년 10년 사이에 104.1에서 94.5로 감소했다.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사진제공=픽사베이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사진제공=픽사베이



◇ 유명무실한 건설기능인 등급제, 외국인노동자 유치는 불법체류 문제 휘말려

정부는 건설현장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기능인 등급제'나 외국인 노동자의 적극유치 등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책은 모두 임시방편이거나 실효성이 없어 정책이 시장에서 묻히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기능인 등급제는 건설기능인의 경력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현장 경력과 자격증·교육·훈련·포상 등의 요소를 반영해 초급·중급·고급·특급 등 4단계로 구분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근로자에게 기능 등급의 상승에 따라 처우가 개선되는 체계를 통해 직업 전망을 제시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그러나 건설근로자 공제회가 지난해 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해당 제도에 대해 '알고 있다'는 답변을 한 건설근로자는 응답자의 16.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2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여전히 해당 제도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근로자들이 10명 중 8명이 넘어간다는 의미다.

발주처들 역시 등급 산정기준 및 실효성 등에 대해 노사 간 입장차로 인해 해당 제도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사업장들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으며 현장 적용도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근로자 A씨는 “아는 사람들만 알음알음 알고 자기들끼리 활용하는 수준이고 현장에서 일용직이나 일당 뛰는 사람들은 그런 제도 자체를 신경 쓸 여력도 없다”며, “이쪽 바닥에서 오래 활동한 기능공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나이가 많은 사람들인데 그런 제도가 있어도 활용할 일이 별로 없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또 다른 건설근로자 B씨 역시 “솔직히 그런 내용들을 얘기하면 소장이나 사업주가 별로 안 좋아하는 기색”이라며, “높은 분들이 현장 사정을 잘 모르고 대책을 낸 것 같은데 고숙련 기능공들은 그런 제도가 아예 필요가 없고, 일용직으로 오는 청년들도 그런 제도에 관심 없이 일당을 벌러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든 제도인지 잘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그런가 하면 정부는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규제를 풀어 인력 유입을 꾀하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열린 제35차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내년 고용허가제 외국인근로자(E-9 비자) 규모를 11만 명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 역시 최근 TF회의 자리에서 "인력난 호소가 큰 4개 업종을 추가로 선정해 업종별 맞춤형 인력유입 유도, 근로조건 개선, 매칭지원 강화, 외국인력 활용 유연화 등 4개 부문별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외국인노동자 유입의 문제는 다름아닌 불법체류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지난해 말 발간한 ‘건설근로자 수급실태 및 훈련수요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실제 외국인력은 35만여 명이었는데 그 중 합법적으로 조달된 인력은 3만 2천여 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32만여 명이 '불법 노동자'에 속한다는 것이다.

일용직의 비중이 대부분이고 국내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건설업 특성상 건설현장은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의 일터가 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개별 건설현장은 공기지연이나 인건비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이들 불법체류자들의 취업을 눈감아줄 수밖에 없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익명을 희망한 한 현장 관계자는 “원청은 최소한의 비용과 최대한 빠른 공기를 약속하면서 공사를 따내는데, 결국 고생하는 것은 개별 현장 근로자들”이라며 “현장의 사고 발생이나 불법하도급 문제도 건설업 자체의 문제점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데 현장만 만악의 근원인 것처럼 보는 것은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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