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에서 제시하는 제원·가격표만으로 세 차량을 비교해봤다. 결론적으로 코나EV는 차급을 뛰어넘는 첨단사양, 토레스EVX는 가장 SUV다운 차량, 니로EV는 여유로운 탑승공간과 괜찮은 옵션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배터리는 토레스EVX가 코나·니로EV와 다르다. 토레스EVX는 국산 전기차 최초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했다. LFP 배터리는 코나·니로EV에 탑재된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비해 폭발 위험성이 낮고 수명도 더 길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에너지밀도가 낮아 1회충전시 주행가능거리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토레스EVX는 큰 차체를 활용해 더 많은 배터리를 싣는 방식으로 단점을 보완했다. 배터리 용량이 73.4kWh으로, 코나·니로EV(64.8kWh)보다 크다.
이에 주행거리는 세 차량이 400km 초반 수준이다. 코나EV가 최대 417km, 니로EV는 401km로 인증받았다. 토레스EVX는 자체측정 결과지만 420km 이상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성능과 가격 눈높이를 조금 낮춘다면 코나EV만 저용량 배터리 모델(코나EV 스탠다드)을 운영한다는 점을 알아두면 좋다. 니로EV는 신형 출시와 함께 저용량 모델을 단종했다. 신형 코나EV 스탠다드는 기존 저용량 모델보다 성능을 키웠다. 배터리 용량은 39.2kWh에서 48.6kWh로, 주행거리는 254km에서 311km로 확대됐다.
배터리 공급사는 코나·니로EV가 CATL, 토레스EVX는 BYD다.
다만 실내공간을 넓게 뽑아내는 능력은 현대차·기아가 탁월하다. 1·2열 탑승석 크기에 영향을 미치는 휠베이스(앞·뒷바퀴 중심간거리)는 니로EV가 2720mm로 오히려 가장 길다. 토레스EVX(2680mm)와 코나EV(2660mm)는 비슷하다.
토레스EVX는 12.3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 1열 통풍·열선 시트 등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사양을 기본화했다. SUV 전문 브랜드로서 강점을 알리기 위함인지 스마트테일게이트는 과감하게 기본모델부터 넣었다. 다만 어라운드뷰 등 일부 기능은 상위모델인 E7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아쉽다.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친환경차 세제혜택과 전기차 보조금을 포함한 소비자 실구매가격이다. 확정된 모델은 니로EV가 유일하다.
니로EV의 친환경차 세제혜택은 230만원 수준으로 이를 제외한 트림별 가격이 4855만원·5120만원이다.
여기에 니로EV는 국고보조금 최대 상한인 680만원을 받았다. 지자체 보조금은 서울 180만원, 경기·인천·부산·대구·대전·울산·세종 300만~500만원, 충북·충남·전북·전남 680만~850만 등으로 상이하다. 총 보조금 혜택이 980만원인 경기 수원을 기준으로 하면 니로EV 하위트림의 실구매가는 3875만원으로 계산된다. 옵션을 추가하거나 상위트림으로 가면 4000만원 초중반대 수준이다.
니로EV와 성능이 유사한 코나EV도 보조금 최대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토레스EVX는 거의 전액에 가까운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조금 인센티브 조건 가운데 충전인프라 설치(국고보조금 20만원)정도를 제외하면 배터리성능, V2L, 전기차 정비망 등 사후관리제도 등 대부분을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KG모빌리티의 주력인 3종 가솔린 차량이 저공해차에서 제외된 것도 올해부터이기 때문에 작년을 기준으로 메기는 저공해차 보급목표제 이행보조금(국고보조금 120만원)도 달성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