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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회장 깊어지는 거취 고민…김주현 금융위원장 “문책경고는 정부의 뜻" 압박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2-12-21 08:07 최종수정 : 2022-12-21 18:22

이복현 금감원장 “현명한 판단 기대” 압박성 발언 이어
김주현 위원장도 경고 나서…“책임 있다는 게 정부의 뜻”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제5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핀테크 기업 지원, 금융혁신 인프라 개선, 규제 개선 등에 대해 논의했다./사진=금융위원회(2022.12.20)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제5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핀테크 기업 지원, 금융혁신 인프라 개선, 규제 개선 등에 대해 논의했다./사진=금융위원회(202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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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금융당국 수장들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장고에 들어간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 회장을 잇달아 압박하고 나서면서 손 회장의 거취 결정에 촉각이 쏠린다.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손 회장에 대해 “책임이 명확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이 내놓은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는 발언에 이어 압박성 경고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금융위의 논의를 거쳐서 의사결정을 내린 게 정부의 뜻”이라며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만 하더라도 금융감독원이 결정한 것이지만, 라임펀드 문제의 경우 금융위가 수차례 회의를 거쳐 논의해 결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말단 직원의 문제가 아니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이미 결론을 내린 것”이라며 “(CEO가) 책임 있다고 감독당국이 명확하게 판정내렸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9일 정례회의에서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 문책 경고 상당의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회사 임원이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3~5년간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 금융위의 중징계 확정 이후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손 회장이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김 위원장은 최근 이복현 금감원장의 손 회장 거취와 관련한 발언을 두고선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의 얘기”라며 “감독당국은 판결로 의사결정을 한 것이고, 손 회장이 어떻게 할지는 본인 이 스스로 잘 알아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10일 기자들과 만나 손 회장의 소송 가능성 등을 묻는 질문에 “당사자께서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다. 금융권은 이를 손 회장의 연임에 대한 사실상 경고성 발언이라고 봤다.

김 위원장은 최근 금융지주 회장 인사를 두고 불거진 관치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그는 “관치도 문제지만, 주인이 없는 금융사에 CEO들이 우호적인 세력만 주변에 놓고 이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그렇게 인사하는 것이 맞느냐”며 “이른바 '내치'가 올바른 것인지 의문이고, 합리적 접점이 필요할 거 같다는 칼럼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원칙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도 임원에 대해 감독당국이 테스트한다”며 “어떤 CEO가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데에 중점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 동일한 조직이어도 경영 모습이 달라지므로 이런 걸 전반적으로 판단해서 봐야 한다. 임원 적격심사라는 게 얼마나 갖춰져 있는지 당국이 테스트하는 건데 관치가 나쁘다고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안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잇달아 압박성 발언을 내놓으면서 거취와 관련해 입장 표명을 앞두고 있는 손 회장의 고민도 더 깊어질 전망이다. 손 회장은 라임 징계와 관련해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인 행정소송 제기 등 대응 방안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사내 법무실뿐 아니라 김앤장 등 외부 자문 인력과 함께 법리 검토를 진행했다. 손 회장이 가처분 신청을 내 법원이 이를 인용하게 되면 금융위의 징계 효력이 일시 중지되고 연임에 도전할 수 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일단 손 회장의 결정을 기다려 주고 있는 분위기다. 손 회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에게 한 달가량 중징계 관련 대응 방안 등 거취를 결정할 숙고의 시간을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차기 우리금융 회장을 선정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가동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상태다. 우리금융 정관상 임추위는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최소 30일 이전에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주총 소집 공고는 통상 3월 초 이뤄진다. 내년 2월 초까지는 이사회가 손 회장 거취와 관련한 고민을 이어갈 수 있는 셈이다.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 역시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로 제기하면 되는 만큼 내년 2월 9일까지는 대응 방안을 결정할 시간이 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이사회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손 회장의 결정과 우리금융 지배구조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다음달 중 손 회장의 연임 여부와 금융당국의 라임펀드 제재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상용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지난 16일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사에서 열린 그룹 정기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위원회에서 최종결정한 제재안을 수용할 것인지, 소송을 할 것인지에 대해선 사외이사들이 모여서 논의한 적이 없다”며 “아직은 좀 더 생각할 게 있고,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연말까지는 이사회 차원에서 논의할 계획이 전혀 없고, 다음달에나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금융권에선 이달 이사회에서 손 회장이 향후 거취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사외이사들 간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손 회장의 입장 표명이나 거취 관련 논의가 따로 이뤄지진 않았다. 박 이사는 “내년 1월이 돼야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며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가동에 대해서도 “아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손 회장이 DLF 사태 관련 중징계에 불복해 제기한 징계 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라임펀드 관련 중징계 건 역시 소송으로 대응할 명분이 생겼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15일 손 회장이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낸 문책 경고 등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라임 사태 징계 외에도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부정적 기류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손 회장 연임에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라임 사태 징계와 금융당국의 압박 외에도 금융지주 회장들이 교체되고 있는 움직임도 손 회장 입장에선 부담이다.

최근 신한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 모두 임기 만료를 앞둔 회장을 교체하기로 했다. 농협금융은 지난 1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신한금융은 8일 차기 회장 후보에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현 회장 대신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선정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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