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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이자 부담 큰 신용대출 갚는 차주들…‘중도상환수수료’ 면제될까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2-12-06 10:38

당정, 6일 서민·취약계층 금융부담 완화대책 협의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논의…"시장 혼란" 우려도

고금리에 이자 부담 큰 신용대출 갚는 차주들…‘중도상환수수료’ 면제될까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금리 인상으로 인한 서민들의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를 추진한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6일 오후 2시 국회 본관에서 '서민·취약계층 금융부담 완화대책 당정 협의회'를 열고 은행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 서민금융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협의회에는 국민의힘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 등이 참석한다. 정부에서는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과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감원장, 최준우닫기최준우기사 모아보기 주택금용공사 사장 등이 자리한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가 정해진 기간에 앞서 대출금을 갚을 때 원금에 덧붙여 내야 하는 돈을 말한다. 은행이 예정된 손실을 보상받기 위해 부과하는 일종의 해약금이다. 은행은 만기 미스매치에 따른 자금 운용의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 중도상환수수료를 받는다. 통상 대출 3년 미만 기간에 상환할 경우 중도상환금액에 대출 잔존기간 비율, 중도상환 요율 등을 고려해 책정한다. 수수료율은 연 1.2~1.5% 수준이다.

차주들 입장에서는 조금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타고 싶어도 중도상환수수료까지 고려하면 실익이 없어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앞서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중도상환수수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일부 은행들은 한시적으로 중도상환수수료를 감면하거나 면제 조치를 시행하고 나선 바 있다. 올해도 고금리로 인한 서민 이자 부담 경감 차원에서 여당을 중심으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1~8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중도상환 건수는 총 33만7408건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8개월 만에 작년 연간 건수(34만170건)와 비슷한 규모의 중도 상환이 이뤄졌다. 월평균 중도상환 건수는 지난해 2만8347건에서 올해 4만2176건으로 48.8% 급증했다. 2018년 이후 월평균 중도상환 건수가 4만건을 넘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는 급격한 대출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대출자들이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교적 갚기 쉬운 빚부터 상환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용대출의 금리가 주담대보다 높은 점도 중도상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도상환 수수료도 주담대에 비해 신용대출이 적은 편이다.

주담대 중도상환 규모는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5대 은행의 가계 주담대 중도상환 건수는 2018년 42만1662건(월평균 3만5138건)에서 2019년 39만6087건(3만3007건), 2020년 39만1889건(3만2657건), 2021년 27만2979건(2만2748건), 올해 1~8월 16만1230건(2만153건)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담대의 경우 주택 구매라는 목적이 뚜렷하고 대출 규모가 커 상환 재원 마련이 어려운 만큼 금리가 올랐다고 해서 당장 상환에 나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용대출의 금리가 8%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이자를 줄이기 위해 금리를 꼼꼼하게 비교해 대환대출(낮은 금리로 갈아타는 대출)을 하고 싶지만 실제로 내야 하는 중도상환 수수료가 너무 커서 대출을 옮기는 것조차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성 의장은 “고금리로 인해 은행들은 유례없는 흑자 수익을 올리는 은행들이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한다”며 “은행권은 중도상환 수수료 면제를 적극 검토해주기 바란다.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안심전환대출처럼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은행권의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대 은행이 5년간 중도상환수수료(가계 및 개입사업자, 법인 등 모두 포함)로 벌어들인 돈은 1조154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2474억원, 2019년 2654억원, 2020년 2759억원, 2021년 2269억원, 올해 1~8월 1390억원 등이다. 특히 국내 은행들이 올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이자 이익은 40조6000억원에 달한다.

은행권에서는 근저당권 설정, 인건비 등 최소한의 비용 보전을 위해 중도상환수수료를 두는 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없앨 경우 오히려 차주 이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중도상환수수료는 고객이 약정기간에 앞서 조기에 이탈할 경우 은행이 떠안아야 할 비용을 고려한 것”이라며 “고객이 중도 상환할 경우 은행 입장에선 정해진 자금 운용 계획이 틀어지는 만큼 리스크관리 차원에서도 필요한 비용”이라고 말했다.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면 빈번한 대출 이동으로 대출 시장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대상을 취약계층 등으로 한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중도상환수수료를 일부 면제하고 있는 은행도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8월부터 신용등급 7구간 이하, 고위험 다중채무자 같은 저신용차주면서 성실히 이자를 납부한 고객을 대상으로 원금 상환에 따른 중도상환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아예 중도상환수수료를 없앤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중도상환수수료 전액을 면제한다. 케이뱅크도 전세대출에 중도상환수수료를 두지 않아 언제든 부담 없이 중도 상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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