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임대차 시장에 세입자를 찾지 못한 전세 물량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에서 올 연말 입주 물량까지 겹치면 전세시장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2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5만2504건으로, 전달(4만6255건)보다 13.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의 경우 6만8215건으로 9.5%, 인천은 1만5324건으로 각각 10.2% 늘었다.
임대차 시장은 소화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단기간 전세 물량이 늘어나다보니 집주인들이 전세가격을 낮추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1.36%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12월-1.50% 이후 13년10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신규 입주를 하는 아파트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잔금을 치루지 못하고 입주를 하지 못 할 위기에 처했고, 기존 아파트는 전세 시세가 임대차 2법 시행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 가면서 전세금을 구하는 집주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12월에는 3만가구에 달하는 입주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역전세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2월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3만5211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2924가구)보다 54%(1만2287가구)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4만7386가구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특히 수도권은 2만492가구로 확인됐다. 지역별로 경기도가 1만6246가구로 가장 많고, 12월 아파트 입주 물량 중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셋값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안형준 전 건국대학교 건축대학 학장은 “최근 원자재 값도 오르고,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등 부동산시장의 전망이 좋지 못하다”며 “금리 인상기조가 상반기까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전세시장 위축이 지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북구 한 공인중개사 대표도 “사실상 정부가 규제를 풀거나 완화를 한다고 해도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되는 이상 부동산 시장이 전년처럼 긍정적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같은 현상은 내년까지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