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사옥 전경./사진=각사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오는 21일부터 신용점수 749점 이하 중‧저신용자들에게 신용대출을 제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 침체가 시작됐던 지난 2020년 3월 일시적으로 심사 기준을 강화한 후 2년 8개월 만이다.
현대해상도 신용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해상 신용대출 대상은 장기보험 가입자 중 월 납입금액 5만원 이상, 납입기간 2년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가입자이며 대출 한도는 최대 2500만원, 대출기간은 최대 5년, 상환방식은 원금균등상환 방식이다. 금리는 최소 8.57%, 최고 9.03%다.
다른 보험사도 신용대출 문턱을 높일 태세다. KB손해보험은 신용등급 등에 따른 신용대출 심사 강화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심사 강화 계획은 없지만, 업계 공통 사안인 만큼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리스크 선제 대응 차원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대해상과 DB손보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일반적으로 연체율과 부실률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또 선제 대응 차원에서 일부 심사를 강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도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차주의 상환 능력이 저하되는 신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보탰다.
이처럼 일부 보험사가 신용대출을 제한했지만, 신용대출 시장이 위축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취급액이 적었고 금리 경쟁력도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기준 보험사들의 신용대출 잔액을 살펴보면 DB손보는 6조8157억원, 현대해상은 654억원에 불과했으며 이 중에서도 일부가 제한 범위 안에 들어갔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무증빙형 기준 DB손보 연 8%, 현대해상 연 9.1%로 높았다.
반면 은행권은 훨씬 낮은 금리로 신용대출을 공급 중이다. 지난 9월 평균금리는 신한은행 5.7%,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동일한 5.8%, 우리은행이 5.9%, NH농협은행이 6% 수준을 보였다.
한편, 신용대출은 약관대출,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보험사에서 취급하는 대출 상품 중 하나다. 신용대출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흥국화재,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등 9개사가 취급하고 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