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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검찰 출석 요구서가 ‘보이스피싱’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8-08 00:00

[기자수첩] 검찰 출석 요구서가 ‘보이스피싱’
[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지난달 18일 점심을 먹고 있던 기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번호 시작은 010으로, 아무 의심을 하지 않고 받았다.

“김관주 씨죠?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셔야 합니다. 등기가 내일 오후 2시에 갈 예정인데 꼭 받으세요. 자세한 내용은 검찰청에서 알아보면 됩니다.”

휴대폰을 통해 들리는 목소리의 침착함에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전화를 끊자마자 친구들한테 이런 일이 생겼다고 전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보이스피싱이네”라는 짧은 말이었다.

믿을 수가 없어 금융감독원 콜센터에 문의를 했다.

상담원은 두 가지 이유로 보이스피싱이라고 봤는데, 우선 점심시간대에 검찰이 전화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010 전화번호로 통화를 거는 일도 없다고 했다.

상담원은 만약 우편물을 받을 경우 가짜 출석요구서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한 등기 대신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가짜 출석요구서를 보낼 수도 있으니 절대 확인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이 행동들 모두 보이스피싱으로 유도돼서다.

최근 검찰 출석 요구서뿐 아니라 과태료 납부 고지서와 같이 우편물을 가장하거나 택배 오배송을 이용해 전화를 유도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우선 우편물을 통한 출석요구서를 받으면 발송자 주소와 이름, 수신 전화번호 등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검찰 출석과 관련된 사안이면 검찰청으로 사실 확인하면 된다.

금융 사기 정황이 뚜렷할 경우 경찰서에 신고하거나 금감원 콜센터로 문의해야 한다.

보이스피싱은 내용과 수법도 다양하다.

다만 검찰과 경찰, 은행 모두 어떤 경우든 금융거래를 유도하는 전화는 보이스피싱으로 봐도 된다며 입을 모았다.

보이스피싱이라는 의심이 든다면 그 순간 바로 전화를 끊는 것이 좋겠다.

그래도 보이스피싱에 당할 수 있다. 이때 ‘계좌 지급정지’만 알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계좌 지급정지는 이용 은행에 연락해 신청하면 되는데, 경찰을 통하면 더 빨리 은행 상담원과 연결될 수 있다고 한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공동인증서를 폐기해 정보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또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면 금감원의 개인정보 노출자 사고 예방 시스템에 접속해 추가적인 피해를 막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핸드폰에 악성 앱이 설치돼 있을 것 같다면 통신사 대리점에 가서 확인하자.

보이스피싱은 지난 2006년 국내 최초 피해가 신고된 이래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7년 2470억원 수준이었던 피해액은 지난해 7744억원까지 불었다. 수법도 지능화·조직화·국제화되고 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보이스피싱을 뿌리 뽑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민생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로 규정 지으며 이를 척결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서울동부지검에서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의 출범식도 열렸다. 합수단은 검찰·경찰·국세청·관세청·금감원·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 온 전문 인력 50여 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합수단은 “원 팀으로 전 정부적 역량을 총결집해 수사·기소·재판·형집행, 보이스피싱 계좌 동결, 은닉재산 추적·추징, 피해자 환부 등 절차와 제도·법령 개선을 일관되게 진행할 예정”이라며 “보이스피싱 조직원에 대해 범죄단체 조직·활동 등 중범죄로 의율하고 대포통장 대여, 현금 수거책, 인출책, 콜센터, 총책에 이르기까지 양형 기준을 높여 중형이 선고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보이스피싱은 피해자에게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소중한 생명까지 포기하게 만든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합수단이 꾸려진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보이스피싱 범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길 바란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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