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에 출품된 그의 그림은 그가 사는 지역의 일상적인 풍경을 소재로 하고 있다. 교사를 그만두고 학교를 떠나자 동네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그때그때 느낌에 따라 촬영한 풍경을 사진에 담긴 그대로 그려내지만, 그것도 금새 뭉게거나 덧칠하고 심지어는 리무버로 닦아내고 찢었다가 꿰메어 보수하기도 한다. 초벌로 그려진 풍경은 오히려 그런 작가의 행동의 배경 화면처럼 보이기도 한다.
정수아트센터 김지윤 큐레이터는 "김인규 작가가 바라보는 풍경은 그럴듯해 보이는 도시와 건축들이 끊임없이 손상되거나 훼손되기도 하고 개보수되고 있는 그 이면을 드러내 보이는 것 같다. 도로만 봐도 끊임없이 뜯었다 덮었다 하면서 덧대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김 작가는 그처럼 초벌로 그려진 풍경을 끊임없이 개보수를 하면서 점차 자신에게 낯익은 풍경을 만들어 간다. 삶의 단편들이 살아가면서 풍경에 녹아들듯이 말입니다."라고 소개했다.

▲판교천에서 바라본 풍경2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릭, 바느질, 53×45.5cm, 2022 )
돌이켜보면 그것은 논란이 되었던 부부 누드의 노출의 맥락하고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는 당시 만들어지고 가꾸어진 몸매 이면의 맨몸이 가진 있는 그대로의 속살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고, 그것이 진실이고 어쩌면 진정한 아름다움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그의 사진 속의 아내의 몸엔 제왕절개의 흔적으로 흉터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감춰졌던 것들이 드러나는 낯설은 충격이 있지만, 몸이 가진 본래의 느낌과 감성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드러난다.
그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 그가 살고 있는 마을의 풍경을 마주하면서 여전히 그런 미적 탐구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도움말 : 김지윤 큐레이터(정수아트센터)
이창선 기자 lcs200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