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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뛰자 개인 채권투자 ‘군침’…한전채·코코본드 투심 몰이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22-07-18 00:00

개인 채권 순매수 5조…전년비 두 배
채권형ETF 분산투자…저신용은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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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 주로 은행 예·적금을 해 온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낯익은 은행 이름을 달고 나와 연 4~5%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을 매수했다. 채권을 산다는 게 처음이라 낯설었지만 증권사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통해 비대면으로도 손쉽게 소액 투자가 가능했다.

증시 약세가 이어지면서 '개미 투자자' 개인들이 채권 투자에 노크하고 있다.

금리인상기 채권 수익률이 치솟으면서 기존 기관투자자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안전자산이자 예·적금을 웃도는 수익성 측면에서 채권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국채·회사채…'채권 쇼핑'하는 개인 투자자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2년 첫 거래일인 1월 3일부터 지난 7월 11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거래 규모는 8조7592억원으로 집계됐다. 8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이는 전년 동기(5조2782억원) 대비 66%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금액은 5조75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5359억원) 대비 127% 가량 급증한 수치다.

미국 연준(Fed)을 비롯해 주요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통화 긴축을 가속화하면서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유형 별로는 회사채 순매수 금액이 2조9592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금리상승기에 우량 회사채 수익률이 연 4%대에 진입하면서 회사채에 대한 개인들의 투심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기타금융채(1조3268억원), 국채(8192억원), 특수채(4878억원) 순으로 순매수액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채권 별로 보면, 먼저 금융지주,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BIS)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에 개인들이 다수 투자 발걸음을 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은 발행사인 금융지주,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데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연 4~5%대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어서 고금리 채권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리 뛰자 개인 채권투자 ‘군침’…한전채·코코본드 투심 몰이
채권처럼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주식처럼 만기가 없어서 채권과 주식의 중간 성격으로 평가된다. 사실상 만기가 없는 영구채이지만 보통 5년 정도로 발행사가 채권을 되사주는 콜옵션 조건이 붙는다는 점에서 당장 급하지 않은 자금으로 투자할 만하다고 평가된다.

발행사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변제순위가 후순위보다 더 뒤인 ‘후후순위 채권’이라는 점은 챙겨야 한다. 그러나 신용도 높은 대형 금융지주나 은행이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돼 원금 상각 또는 이자 미지급 사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여겨지는 만큼 투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은 3개월마다 이자를 지급받으며 정기적인 인컴(income)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 은퇴자 등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비대면 채널을 통해 '채린이(채권+어린이)'들의 소액 매수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기업이 발행하는 공사채로 최근 인기 몰이를 한 것은 한국전력공사 채권(한전채)다.

올해 들어 한전채 발행이 쏟아지며 소매 채권 시장으로 투자 열기가 확산됐다. 한전의 심각한 적자에도 불구하고 국가 전력 공기업으로 정부가 지급 보증을 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전채는 신용등급이 AAA 등급 최상위인데도 높은 금리를 이미 반영하고 있는데다, 장기간 쿠폰 이자수익을 챙길 수 있어서 개인들에게 안정적 투자 수단으로 여겨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2년 7월 11일 최종호가수익률 기준 한전채 3년물 금리는 4.007%에 달한다.

아울러 국고채는 유동성 측면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채권으로 꼽힌다.

국고채는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안전자산으로서 신용도뿐만 아니라 수익률 측면에서도 눈 여겨보는 투자처가 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대를 돌파했다.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등 자산가들의 경우 절세 차원에서 고금리 채권보다는 비과세 수익을 통해 실질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저금리 채권을 선호하고 있다. 채권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 중 이자수익은 과세 대상이지만, 자본수익은 비과세 수익이라는 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신용등급 우량 기업들이 발행하는 회사채의 경우 올해 들어 개별 채권 중 순매수 비중이 가장 클 만큼 개인들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BBB등급 비우량 회사채뿐만 아니라 AA등급 이상 우량 회사채 수익률이 은행 예·적금 금리를 웃돌면서 개인들의 투자 선호를 높이고 있다.

회사채는 아무래도 국채 등과 비교할 때 위험도가 높다고 할 수 있지만, 이자 지급 주기가 보통 3개월로 짧은 편이라 정기적 수익에서 매력 투자처가 되고 있다.

아울러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을 타고 국채와 달러가 부각되면서 미국채권에도 투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채는 쿠폰수익과 시세차익이라는 채권의 기본수익 이 외에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 채권과 다르게 환차익을 추가로 노려볼 수 있다.

이로 인해 달러를 보유한 경우 미국 국채를 포트폴리오에 담는 방안이 유효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고공행진 하는 물가로 물가연동국채(TIPS)도 눈여겨 볼 만하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원금이 늘어나는 채권으로, 인플레이션 헷지(Hedge) 수단으로 쓸 수 있다.

국내 운용사 중에서는 키움투자자산운용(대표 김성훈)이 물가연동국채(TIPS)에 주로 투자하는 ‘KOSEF 물가채KIS’ ETF(상장지수펀드)를 2022년 5월 국내 상장했다.

또 미국 물가채에 투자하고 싶다면 메리츠증권(대표 최희문닫기최희문기사 모아보기)의 ‘메리츠 미국 인플레이션 국채 ETN(H)’에 투자할 수도 있다.

다만 물가연동국채(TIPS)는 물가가 떨어지면 단기적으로 손실이 날 수도 있다는 점은 체크할 필요가 있다. 만기에는 정부가 원금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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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단기채 ETF' 등 속속…안전자산 잡아라
채권에 간접 투자하는 방법으로 채권형 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로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2년 7월 11일 기준 연초 이후 국내채권 ETF 57개에는 총 2조3075억원 규모 자금이 순유입됐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주식 ETF 301개에서는 2조7085억원 규모 자금이 빠져나갔다.

개별 ETF로 보면, 삼성자산운용(대표 서봉균)은 한국 무위험지표금리(KOFR) 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국내 유일한 ETF인 ‘KODEX KOFR 금리 액티브(합성) ETF’가 2022년 6월 기준 순자산 1조원을 넘어 운용되고 있다. 상장 57일 만에 국내 ETF 도입 이래 역대 최단기간 1조원 돌파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수준의 매력도가 점증하는 가운데, 유동성 관리의 효율적인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은 것"이라며 "특히 기관과 법인 자금이 상당수 유입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대표 최창훈, 이병성)은 달러 투자 수요 증가 속에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ETF’ 순자산이 2022년 3월 3000억원을 돌파했다. 2019년 7월 이 ETF 상장 이후 2년8개월 만이다.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ETF의 비교지수는 ‘KIS US Treasury Bond 0-1Y Index’다. 비교지수 대비 초과성과 달성을 위해 미국 국채뿐만 아니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미국 우량 투자등급 회사채, 국내 공공기관이 발행한 달러표시 발행 한국채권인 KP물(Korea Paper) 등에도 투자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최근 미국 연준(Fed)의 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했다”며 “이 ETF는 달러 환율뿐만 아니라 단기채권 운용으로 인한 수익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자산운용(대표 최영권)은 2022년 5월 'WOORI 대한민국국고채액티브' ETF를 신규 상장했다. 기초지수는 한국자산평가의 ‘KAP 한국 국고채 총수익 지수’로 국고채 전 구간 편입을 통해 분산효과를 높인 게 특징적이다.

수익률 측면에서 채권형 펀드와 ETF는 증시 하락장 대비 선방하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채권형 펀드(289개)의 2022년 7월 11일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은 -1.83%, 해외채권형 펀드(197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8.72%를 나타냈다.

국내채권 ETF(57개) 평균 수익률은 같은 기간 -1.59%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949개)와 해외주식형 펀드(910개) 수익률은 각각 –23.01%, -15.51%로 더 부진했다.

채권형 상품 가운데 금리상승 흐름에 따라 채권 가격의 역(逆) 방향으로 투자하는 ‘채권 인버스(inverse) ETF’도 관심을 모았다.

KB자산운용(대표 이현닫기이현기사 모아보기승)의 경우 국채 3년, 5년, 10년 선물 ETF 정방향 및 역방향 채권 ETF 라인업을 완성해 업계에서 가장 많은 채권 ETF 라인업을 운용하고 있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개인 투자자들도 채권 ETF에 열기를 보였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2022년 6월 12일~7월 11일 최근 한 달간 미국 장기 채권펀드 중 최대 규모인 아이셰어즈 20년 만기 국고채인 '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를 1259만 달러 규모로 순매수해서 9위로 톱 10에 포함됐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첫 주 미국 ETF 시장에서는 국채 ETF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됐다"며 "7월 미국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0.75%p(포인트) 인상될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진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면서 중장기물 채권 ETF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컸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사진제공=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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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 접근 유효”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금리 변동성이 커지기는 했으나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개인들의 채권 투자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파른 금리상승으로 발행 채권 가격이 하락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신규 발행되는 채권의 이자율이 높은 수준으로 올라 채권 ETF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채권은 만기까지 보유하면 발행 시점에 정해진 이자와 원금을 받는 게 핵심이다. 현재 금리가 단기간에 빠르게 상승한 만큼 시중금리가 이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선(先)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개인투자자라면 높은 쿠폰 이자수익 수취 목적으로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셈이다.

만기 전에는 금리 상승기에 따라 낮은 가격으로 유통 채권을 매수해서 매매차익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최근 증권사 비대면 온라인 채널을 통해 손쉽게 채권 매매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투자금액이 1000원까지 떨어지면서 채권 투자 진입장벽이 허물어졌다.

대표적으로 삼성증권(대표 장석훈닫기장석훈기사 모아보기)은 일찍부터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 일반사채, 국채 모두 공식 앱 '엠팝(mPOP)'에서 매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KB증권(대표 박정림닫기박정림기사 모아보기,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은 올해 온라인으로 신종자본증권 및 브라질국채 매매 서비스를 개시했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은 브라질 국채, 미국 국채에 이어, 올해 6월 미국 회사채 온라인 중개를 시작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온라인 채권 매매 건수가 급증했는데,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원하는 고객 니즈(수요) 충족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이지만 '쏠림'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급격한 유동성 공급과 이후 회수까지 채권시장이 왜곡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안전자산이라고 하는 채권도 무조건 안전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개인 투자자라면 회사채는 최대한 우량채 위주로 사고, 저(低)신용 채권은 가능하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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