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송철 유진투자증권(대표 유창수‧고경모)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파생상품 투자분석가(Analyst)는 8일 ‘1970년대 주식시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원자재(Commodity) 가격이 급등하는 지금의 주식시장이 1970년대와 닮았다면서 원자재와 금, 달러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사진=유진투자증권
이미지 확대보기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파생상품 투자분석가(Analyst)는 이날 ‘1970년대 주식시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주식 투자자들은 원자재와 금(Gold), 달러 등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이나 금리 상승, 혹은 경기 하락을 헤지(Hedge‧위험 분산)할 수 있는 자산에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은 올해 연초 이후 주요 자산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GSCI(S&P‧Standard & Poor's Goldman Sachs Commodity Index)는 이달 초까지 지난해 말 대비 43% 상승했는데, 이는 연율로 환산했을 때 100%가 넘게 급등한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다. S&P GSCI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만든 세계에서 가장 높이 평가받는 투자 가능 상품 지수다.
원자재가 주요 자산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을 때는 2016년‧2007년‧2002년‧2000년 이후 처음이다. 그 이전엔 1973년‧1950년과 비교할 수 있다. 1차 오일쇼크(oil shock‧석유 파동)가 터졌던 1973년과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1950년엔 각각 국제 원자재 가격지수인 CRB(Commodity Research Bureau) 지수가 연간 57%, 59%씩 올랐다.
주요 자산 연간 수익률 순위./자료=유진투자증권(대표 유창수‧고경모)
이미지 확대보기원자재 가격이 치솟던 2000년과 2007년, 2016년, 1973년의 시장 상황은 조금씩 달랐다.
우선 1973년에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시장 금리가 오르던 시기였다. 미국 중앙은행은 당시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금리를 올리는 통화정책을 썼다. 이후 1974년 12월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12.3%까지 급등했고, 1972년 말 5.5%였던 미국 연방기금 금리(Federal Funds Rate)는 1974년 6월 13%까지 인상됐다.
2000년도 경기 호조와 함께 금리를 인상하던 때였다. 하지만 당시 시장 금리는 고점을 친 뒤 내림세로 전환했다.
2016년은 3차 양적 완화(QE3‧Round 3 of quantitative easing) 종료 뒤 금리 인상을 막 시작하던 때였다.
주식(S&P500)은 2000년과 2007년, 2015년에 모두 고점을 찍은 뒤 하락했다. 1973년 당시 대형 기업 주식 500개를 포함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S&P500·Standard & Poor's 500 index)는 1974년 12월까지 고점 대비 50% 떨어지기도 했다.
1970년대와 2000년대 미국 연방기금 금리(Federal Funds Rate) 및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S&P500·Standard & Poor's 500 index) 추이 비교./자료=유진투자증권(대표 유창수‧고경모)
이미지 확대보기강송철 투자분석가는 “금리 상승이 이어지고 있고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금 상황은 과거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던 시기 중 2000년이나 1973년과 비슷하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 폭이나 물가 상승률은 1973년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의 물가 상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차질 이슈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이례적 요인’에 의한 것이란 점에서 1970년대와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970년대 내내 미국 물가 상승률이 8~10% 가까운 높은 수준이 지속됐음에도 당시 상황을 통해 몇 가지 시사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선 당시 명목 기준 S&P 500 지수는 1974년 12월 바닥을 친 뒤 급격한 내림세를 벗어났다. 미국 물가 상승률은 1974년 12월 12.3%까지 오른 뒤 1976년 말 4.9%까지 내렸다가 다시 상승했다. 강 투자분석가는 “이 지점에서 일단 증시 반등을 위해선 물가 정점(peak) 확인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을 유추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Consumer Price Index)를 구성하는 항목 중 에너지 상승률이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에는 우려를 표했다.
강송철 투자분석가는 “에너지 항목의 경우 기존에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West Texas Intermediate) 상승률과 동행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그런데 최근엔 전년 대비 유가상승률이 지난해를 정점으로 올해는 수치가 낮아지고 있음에도 에너지 CPI 상승률은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부담”이라고 전했다.
이어 “천연가스와 농산물, 가솔린(gasoline) 등 유가 외 다른 원자재 가격이 최근 신고가 경신을 지속하는 점도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관련 불확실성을 지속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본격적인 증시 반등은 연준이 긴축 정책을 지속하면서 물가 상승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뒤 가능하다”며 “주식 투자자들은 원자재와 금, 달러 등 인플레이션이나 금리 상승, 혹은 경기 하락에 대한 헤지가 가능한 자산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